2018년 2월호

설채현의 ‘반려견 마음 읽기’

혹한에도 산책 원해

맘껏 햇볕 쐬고 냄새 맡아야 행복

  • 입력2018-01-21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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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채현 수의사는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수의사 겸 동물행동 전문가다. 건국대 수의대를 졸업한 뒤 미국 UC데이비스와 미네소타대에서 동물행동치료를 공부했다. 동물 훈련사 양성기관으로 유명한 미국 KPA(Karen Pryor Academy) 공인 트레이너 자격도 갖고 있다. 

    • ‘신동아’는 그동안 많은 문제견을 진단하고 치료해온 그의 칼럼을 2018년 2월호부터 연재한다.

    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겨울이 시작되기 전 올겨울은 그리 춥지 않을 것이라는 뉴스를 보고 좋아한 게 엊그제 같은데 참 야속하다. 추위가 이어지면서 반려견 보호자들이 하나같이 물어보는 게 하나 있다. 

    “날씨가 이렇게 추운데 산책을 해야 할까요?” 

    내 대답은 한결같다. 

    “네, 정말 너무너무 춥지 않다면 반려견과 산책하시는 게 좋습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많은 반려견 보호자가 산책의 중요성을 잘 몰랐다. 최근 반려동물 문화가 발전하면서 ‘1일 1산책’이 강조되는 등 산책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겨울만 되면 그 많던 강아지가 거리에서 감쪽같이 사라진다. 오죽하면 한국에 사는 외국인의 ‘한국에 대한 궁금증 TOP 10’ 가운데 ‘겨울만 되면 한국의 반려견은 다 어디로 사라지는 것인가’라는 물음이 포함돼 있다 한다. 달리 말하면 외국에서는 한겨울에도 반려견과 보호자가 산책을 쉬지 않는다는 얘기다.

    발바닥에 묻은 염화칼슘은 충분히 닦아내야

    그렇다면 겨울철 산책 시 주의할 점은 무엇이 있을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먼저 염화칼슘 같은 제설제를 주의해야 한다. 염화칼슘은 수분을 만나면 화학반응을 일으킨다. 눈밭을 산책하면 강아지 발바닥에 물이 묻는데 이것이 염화칼슘을 만나면 화학반응을 일으켜 강아지들의 발바닥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다. 산책 후 반드시 잘 닦아주어야 한다. 산책 후에 강아지 발바닥에 묻은 염화칼슘을 잘 닦아주지 않으면 강아지들이 발바닥을 핥다가 염화칼슘을 먹게 될 수 있다. 염화칼슘을 먹으면 구토 등 소화기 장애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시중에 판매되는 강아지 신발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겠으나, 제품 중 상당수는 강아지를 불편하게 만드는 게 현실이다. 강아지의 보행법과 발의 해부학적 모양이 사람과 다른 데도 대부분 사람 신발과 아주 유사한 형태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또 강아지들은 아주 어릴 때부터 이런 것에 적응되지 않으면 자신의 몸에 무엇인가 걸쳐지는 것을 싫어한다. 아이들도 처음 옷을 입힐 때면 싫어하지 않나. 게다가 강아지의 앞발은 매우 예민한 감각을 갖고 있어 신발을 신기면 아주 어색해한다. 겨울 산책 시 염화칼슘이 뿌려진 곳을 지나야 한다면 강아지가 거부하지 않을 경우 신발을 신기고, 아니면 산책 후 발을 충분히 닦아주기를 조언한다.


    설채현
    ● 1985년생
    ● 건국대 수의대 졸업
    ● 미국 UC데이비스, 미네소타대 동물행동치료 연수
    ● 미국 KPA(Karen Pryor Academy) 공인 트레이너
    ● 現 ‘그녀의 동물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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