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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근대문화유산 되살린 군산

  • | 군산=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르포〉 근대문화유산 되살린 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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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할 곳 없을 정도”

신시도에서 바라본 고군산군도. 최근 신시도와 무녀도를 연결하는 고군산대교 등 고군산연결도로가 개통됐다. [홍중식 기자]

신시도에서 바라본 고군산군도. 최근 신시도와 무녀도를 연결하는 고군산대교 등 고군산연결도로가 개통됐다. [홍중식 기자]

군산에서는 2000년 무렵부터 이러한 근대건축물들을 구도심을 활성화하는 자원으로 활용하자는 움직임이 일어났다. 1962년 건축법 제정 이전에 지어진 건축물을 ‘근대문화유산’으로 부르기로 했다. 군산시는 ‘근대문화도시 조성사업’에 나섰고, 2008년 ‘근대산업유산예술창작벨트화사업’(문화체육관광부), 2014년 ‘도시재생선도사업’(국토교통부) 등 중앙정부가 지원하는 사업 대상지로 선정되면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게 됐다. 

이러한 노력으로 현재 군산 구도심 일대에는 많은 근대문화유산이 복원돼 있다. 장미동에는 군산근대역사박물관과 진포해양공원이 새로 문을 열었고, 쌀 창고는 장미갤러리와 장미공연장으로, 조선은행 군산지점은 근대건축관으로, 일본 무역회사 미즈상사 건물은 카페로 활용되고 있다. 월명동에는 구영5길을 중심으로 고우당을 비롯해 일본 적산가옥을 리모델링한 숙소, 식당, 카페 등이 밀집해 있다. 

군산시에 따르면 도시재생사업 결과 구도심 일원에 170여 개에 달하던 빈 점포가 50여 개로 줄었다. 새로운 창업자가 유입되면서 전체 점포 숫자는 오히려 10% 늘었다. 2014년 71만 명이던 관광객은 2017년 367만 명으로 3년 만에 5배가량 증가했다. 구영5길에서 식당 ‘나들목’을 운영하는 김경미 씨는 “매출이 해마다 늘고 있다”며 “주말에는 주차할 곳이 없을 정도로 외지 손님이 많이 온다”고 했다. 자연 부동산값도 뛰었다. 한 주민은 “과거 평당 800만 원 하던 것이 구도심 쇠락 후 100만 원으로 떨어졌는데, 상권에 활기가 돌면서 현재 600만 원까지 올랐다”고 전했다. 

게스트하우스도 성업 중이다. 지역의 고유한 특색에 맞춰 건물을 신축하기보다는 기존 적산가옥과 1950,60년대 지어진 주택을 그대로 살려낸 숙소가 많다. 20여 개 게스트하우스 주인들은 아예 협동조합 ‘펀빌리지’를 만들었다. 이들은 공동 홈페이지(www.funvillage.kr)를 운영하며 자신의 업소가 만실인 경우 다른 게스트하우스를 소개해주는 등 서로 돕는다. 젊은 숙박객들을 위한 ‘파티’도 공동으로 개최한다. 숙소 인근 식당을 빌려 다 함께 저녁밥을 먹는 모임이다. 양진광 펀빌리지협동조합 이사장은 “2016년부터 군산에서 하루 이틀 밤 묵고 가려는 관광객이 크게 늘었다”며 “최근 새만금방조제에서 고군산군도를 연결하는 도로가 개통돼 관광 수요가 더 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째보선창 살린다

옛 군산항과 째보선창 삼거리 사이의 부둣가. 앞으로 기존 선박수리업체와 신규 청년창업공간 등이 함께 어울리게 된다(위). 월명동 군산시도시재생지원센터 사무실에 모여 회의하는 지역 주민들. [홍중식 기자]

옛 군산항과 째보선창 삼거리 사이의 부둣가. 앞으로 기존 선박수리업체와 신규 청년창업공간 등이 함께 어울리게 된다(위). 월명동 군산시도시재생지원센터 사무실에 모여 회의하는 지역 주민들. [홍중식 기자]

한편 숙원사업이던 영화시장 활성화 방안이 올해부터 본격 개시된다. 시는 청년 창업자를 선발해 리모델링 비용을 지원하고, 건물주는 저렴한 임대료를 보장한다. 최근 영화시장에 입점할 8개 청년팀을 선발했는데, 33개 팀이 지원해 경쟁률이 4대 1에 달했다고 한다. 



군산은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 연말 국토부가 주관하는 ‘도시재생 뉴딜’ 시범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다. 총 68곳의 시범사업지가 선발됐는데, 그중 2개 사업지가 군산에 속한다. 

우선 ‘중심 시가지형’ 사업 내용은 옛 군산항의 버려진 창고와 땅을 청년 창업 및 문화 공간으로 재생하고, 째보선창 삼거리 일대 폐철도를 공원으로 만드는 것이다. 300억 원가량이 투입된다. 

이 지역은 기존 근대역사지구와 바로 인접한 위치로, 근대역사지구를 확대·발전시키자는 취지와 무관하지 않다. 진포해양공원 바로 옆 한국선급 건물이 재단장되면 여행자는 장미동 일대 근대건축물들을 둘러본 뒤 옛 군산항을 거쳐 째보선창 삼거리 일대까지 ‘막힘없이’ 도보로 이동할 수 있게 된다. 

군산시 도시재생과 정권우 씨는 “30년간 방치된 옛 한화공장 터를 공원으로 만들고, 거기에 푸드트럭을 설치하되 식재료는 인근 신영시장에서 공급받도록 하는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숙박시설도 논의 중인데, 여행 전문 스타트업과 서울 소재 호텔 등으로부터 다양한 제안을 받고 있다고 한다. 정씨는 “부둣가의 버려진 창고를 리모델링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민간의 투자 제안도 들어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군산의 또 다른 시범사업은 ‘우리 동네 살리기형’으로 260억 원을 들여 산북동 장전·해이마을의 노후 주택 주거 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이다. 군산산업단지와 인접한 이 마을은 그간 가스 누출, 대기오염 등 피해를 입어왔지만 개발에선 외면받았다. 주로 노인 등 취약계층이 거주한다. 군산시는 하수도 시설 재정비, 도시가스 보급, 공공리모델링 임대사업 등에 주력할 계획이다. 2013년 도로공사 중 발견된 공룡 화석과 연계한 관광 콘텐츠도 개발한다. 마을 주민 박종만 씨는 “어릴 때 마을 어른들이 언덕의 돌을 깨부수어 구들장으로 팔곤 했는데, 거기서 공룡 발자국이 발견되다니 신기할 따름”이라며 “정비된 마을로 관광객이 오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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