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신동아·주간동아 공동기획 | 이제는 ‘도시재생’ 시대! |

〈해외 현장〉 폐허 위 꽃핀 예술, 지역을 살리다

  • | LA=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가오슝=최창근 객원기자 caesare21@hanmail.net

〈해외 현장〉 폐허 위 꽃핀 예술, 지역을 살리다

3/7

개발 자본과의 ‘동거’ 실험 중

옛 섬유공장을 리모델링해 예술가 레지던시로 활용 중인 ‘아트셰어’와 폐쇄된 기차 화물역을 개조해 캠퍼스로 사용하는 건축학교

옛 섬유공장을 리모델링해 예술가 레지던시로 활용 중인 ‘아트셰어’와 폐쇄된 기차 화물역을 개조해 캠퍼스로 사용하는 건축학교 '사이아크'(작은 사진). [강지남 기자]

아트 디스트릭트는 ‘행정’보다는 ‘주민’이 주도적으로 만들어낸 특색 있는 커뮤니티다. 동네 한쪽에는 아주 작은 ‘조엘 블룸(Joel Bloom) 스퀘어’가 있다. 조엘 블룸은 1990년대 우리 식으로 말하자면 ‘마을 만들기’ 운동을 활발하게 펼쳐 시로부터 ‘아트 디스트릭트’라는 명칭을 받아낸 시민이다. 그는 작가이자 배우였고, 1990년대 당시 이 동네에서 유일한 슈퍼마켓 주인이었다. 여기 주민들은 그를 ‘비공식적 시장(unofficial mayor)’이라 추억한다.

버려진 섬유 공장을 리모델링해 예술가 레지던시이자 전시·공연장으로 활용하는 ‘아트 셰어(Art Share)’. 입구 벽면의 뮤럴에는 각종 개발 시도에 맞서 동네의 정체성을 지켜나가기 위해 노력한 이 지역 예술가들의 얼굴이 그려져 있다. 후배 예술가들의 오마주다. 

2000년 폐쇄된 기차 화물역(Santa Fe Freight Depot)을 개조해 이사 온 독립 건축학교 ‘사이아크’(Southern California Institute of Architecture·SCI-Arc)도 아트 디스트릭트가 예술과 건축, 디자인에 특화된 동네로 발전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사이아크가 들어온 이후 예술가, 그리고 건축 및 디자인 분야 인력 유입이 더욱 가속화됐기 때문이다. 

최근 아트 디스트릭트의 최대 이슈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이다. 워낙 상권이 활성화되다 보니 임대료가 천정부지로 오르고 개발 자본이 몰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아트 디스트릭트 일대에는 20여 건의 크고 작은 개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오피스, 상가, 주거 등 시설이 새롭게 건설되는 것이다. 

이에 대한 아트 디스트릭트 주민들의 대응은 ‘보이콧’이 아니다. 대신 개발 방향을 커뮤니티의 정체성과 부합시키는 쪽으로 유도하고 있다. 비영리기관 LADADSpace(The Los Angeles Downtown Arts District Space)를 주축으로 주민, 자영업자, 건물주, 개발업체, 시청 공무원 등 이해관계자가 한데 모여 개발 계획을 논의한다. 이를 통해 신축 건물의 일정 비율을 예술가의 주거 및 작업 공간(Live/Work Zone)으로 할당하고, 새 빌딩에 지역 정체성에 맞는 업종을 선정해 입주시키고, 동네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 디자인의 간판은 금지하는 등의 합의를 이뤄내고 있다. 



아트 디스트릭트는 자발적 도시재생의 성공 사례다. 그러나 도시재생 성공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몰려드는 자본의 파고를 어떻게 뛰어넘으며 지역 정체성을 지켜나갈 것인가. 우리가 아트 디스트릭트의 내일을 지켜봐야 할 이유다.




3/7
이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목록 닫기

〈해외 현장〉 폐허 위 꽃핀 예술, 지역을 살리다

댓글 창 닫기

2019/10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