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월호

시마당

역사와 전쟁

  • 입력2018-02-04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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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는 우주를 믿을 수 없었다

    우주를 보려면 우주보다 커지거나
    우주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하는데
    내가 당신을 어떻게 믿죠?

    화장실에서 X가 본 낙서는 다음과 같다

    <당신은 왜 한 달에 한 번씩 엘리베이터에 갇히죠? 갇히는 사람이 왜 하필 당신이죠?>

    우주의 입장에서 지구는
    맞추어지지 못한 채
    침대 아래 굴러다니는
    잃어버린 큐브였고



    지구는 돌았다
    열심히
    열심히
    제 몸뚱어리를
    돌렸다

    끊임없이 현실을 조달받아야 했다

    문보영


    ● 1992년 제주 출생
    ● 2016년 중앙신인문학상 수상
    ● 2017년 시집 ‘책기둥’으로 제36회 김수영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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