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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화제

부패 온상에서 청렴 아이콘으로

강원랜드의 변신

  • 김지은 객원기자 | likepoolggot@empal.com

부패 온상에서 청렴 아이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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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강원랜드는 2014년, 당시 이사회에서 찬성 또는 기권 의사를 표한 전 대표이사 등 9명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당시 사외이사이던 K 전 이사에 대해 30억 원과 이자, 지연손해금을 강원랜드에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아울러 나머지 8명에 대해서는 K 전 이사와 연대해 30억 원 중 15억 원과 이자,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 사건은 강원랜드 내부는 물론 공기업들의 방만한 경영 태도에 경종을 울리는 사건으로 주목받는다.

감면받은 지방세를 추징 처분한 사건에 대해 취소 청구소송도 진행 중이다. 2005년부터 2008년까지 강원랜드는 정선·사북 탄광문화관광촌 개발사업을 추진할 목적으로 구 동원탄좌 일대를 인수했다. 인수 당시 관광단지개발사업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지방세법에 의거해 취득세를 감면받았다. 하지만 2012년 정선군은 강원랜드에 취득세 약 9억 원을 추징했다. 부지 인수 후 강원랜드가 개발사업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강원랜드는 소송을 냈고, 올해 1월 법원이 ‘일부 개발사업은 진행하고 있다’는 취지로 판결함으로써 정선군의 취득세 추징 처분은 취소됐다. 이에 관련해 강원랜드 관계자는 “부당한 세금 징수를 바로잡는 것이 주주와 기업의 자산을 지키고 신뢰를 이어나가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하이클린데이’ ‘헬프라인’

부패 온상에서 청렴 아이콘으로

지난해 6월 열린 ‘하이클린데이’ 선포식.

강원랜드는 지난해 6월 윤리경영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윤리경영위원회와 윤리경영 전담부서 청렴문화TF팀을 만들었다. 올해 3월, 청렴문화TF팀은 명칭이 청렴문화팀으로 바뀌며 정식 직제에 편입됐다. 이와 함께 지난해 6월 임직원 500여 명과 함께 ‘하이클린 데이’ 선포식을 열고 청렴활동 전개를 위한 ‘하이클린 추진단’을 발족했다.

현장 중심의 자율적 청렴활동으로 청렴한 조직문화를 확산하겠다는 취지에서 발족된 하이클린 추진단은 부서별로 추천을 받아 선발된 55명의 반부패 윤리경영 리더로 구성된다. 이들은 현장에서의 반부패 윤리청렴정책 실무 활동을 바탕으로 부서별 업무 특성에 따른 부패 취약점을 파악하고 개선점을 찾아 청렴활동 자율개선과제를 추진한다. 부서별 행동강령을 세워 모범·위반 사례를 발굴하는 업무도 담당한다. 하이클린 추진단의 활동으로 부서 특성에 맞는 청렴윤리행동수칙을 제정하고 부서별 자체 청렴윤리교육도 실시할 수 있게 됐다. 다음은 고영윤 호텔 조리팀 대리의 말이다.

“하이클린 추진단 사업의 긍정적인 효과는 동료들 사이에 청렴활동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게 아닐까 합니다. 조리팀의 경우도 하이클린 추진단을 발족한 이후부터는 반부패 윤리경영 리더가 자체 교육을 실시해, 식료품 관리나 유통기한 관리 등 레스토랑 영업장과 주방 업무 수행 시 발생할 수 있는 규정 위반 사례나 안전사고 등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 수시로 인지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한편 강원랜드는 공익신고자 보호제도 ‘헬프라인’을 도입해 신고자의 익명성을 철저하게 보장한다. 청렴문화팀 박승렬 감사팀장은 매년 지속적으로 발생하던 횡령 비리 관련 사건이 지난해에는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은 상황에 대해 언급했다.

“청렴윤리 활동에 대해서는 내부 경영평가와 연동해 자체 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각 부서 특성에 맞는 활동을 했는지, 직원 교육은 얼마나 했고 비리 행위로 처벌된 직원은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합니다. 임원 접대비나 업무 추진비와 같은 지출 부분을 전면 공개하면서 경영 투명성 확보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징계위원회의 경우 공정성을 갖추기 위해 내부는 물론 외부 인사도 참여하도록 했고요. 임원을 포함한 전 직원 청렴도 조사를 실시하는 것도 투명성 제고를 위한 노력입니다.”

반부패 인프라 구축과 청렴윤리 활동 성과는 고객 피드백으로 이어진다. 테이블영업팀 딜러 이정아 과장의 얘기를 들어보자.



고객이 인정하다

“지난해 ‘하이클린데이’ 선포식 이후 사내 분위기도 많이 변했지만 무엇보다 뿌듯한 것은 고객이 그 변화를 알아준다는 거예요. 현장에서 일하는 딜러들은 고객 반응에 따라 사기가 꺾이기도 하고 힘이 나기도 하거든요. 과거에는 일부 직원들의 부정부패로 성실히 근무해온 직원들까지 불신의 눈초리를 받아야 한 적이 많았어요. 기계 결함으로 게임이 잠시 중단되기만 해도 ‘사기 아니냐’며 항의하는 분이 있었어요. 고객이 ‘예전에 절취 같은 것 많이 하지 않았느냐’ 하고 큰소리를 낼 때면 ‘내가 무엇 때문에 이런 소리까지 들으며 일해야 하나’ 하는 회의감이 들기도 했지요. 그런데 최근에는 기계 결함 등의 문제가 생겨도 저희를 의심하는 분이 없어요. 고객이 저희를 믿어주니 자신감도 생기고 힘도 납니다.”

고객 반응이 달라진 것은 ‘직원 스스로 실천하는 청렴윤리 활동’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예전에는 사소한 매뉴얼이라 생각해 공공연하게 그냥 넘기던 것들도 요즘에는 허투루 지나치지 않는 분위기예요. 누가 강요하거나 감시하는 것도 아닌데 직원 스스로 떳떳하게 업무에 임하고 싶어 하는 거죠. 예를 들어 핸드 클리어(Hand Clear), 그러니까 딜러가 고객의 칩이나 돈을 만진 다음에는 반드시 손등과 손바닥을 한 번씩 보여주며 ‘내가 회사나 고객의 돈을 횡령하지 않았다’는 표시를 하는 것이 원칙인데, 과거에는 모든 직원이 그런 액션을 취하지는 않았거든요. 하지만 불과 1년여 사이에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어서 요즘에는 핸드 클리어를 하지 않는 것을 오히려 이상하게 여길 정도죠.”

‘하이클린데이’ 선포식 이후 개선된 인사 체계도 직원의 근무 태도가 달라지는 데 영향을 미쳤다. 과거 청탁이나 친분에 의해 인사가 이뤄지던 시절에는 능력을 발휘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시 이정아 과장의 말이다. 

“성실하고 좋은 직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상당한 동기부여가 됩니다. 과거에는 개인의 능력이나 성실한 근무 태도가 아무런 평가 기준이 되지 못했거든요. 당연히 근무 의욕은 떨어지고 기강도 해이해졌죠. 하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나만 열심히 잘하면 충분히 보상과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됐거든요.”


부패 온상에서 청렴 아이콘으로

칩을 정리하는 딜러.조영철 기자

도시 재생의 꿈

강원랜드의 ‘2015 부패방지 시책평가 결과’는 지역사회에서도 크게 주목받는다. 강원랜드가 그동안 투명성 확보를 전면에 내세우며 폐광지역 관련 제도 개선 등을 추진해 소기의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강원랜드는 앞서 투명성과 공공성을 바탕으로 폐광지역 협력사 운영정책을 개선한 데 이어, 올해는 폐광지역 농수산물 우선구매제도를 도입하는 등 단계적으로 지역 현안을 해결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함 대표는 “경영진이 기득권을 내려놓고 잘못된 문화와 관행의 고리를 끊겠다는 의지를 실천한 것이 직원과 폐광지역 주민으로부터 공감대를 끌어내는 요인이 됐다”고 평가한다.

지역사회와의 긴밀한 협조를 통한 이미지 쇄신 노력도 성과를 거뒀다. 과거에는 카지노를 운영하는 도박시설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면 이제는 스키장과 골프장, 콘도미니엄을 모두 갖춘 힐링 리조트 이미지가 부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강원랜드 인근에는 고원 트래킹 코스와 산책로, 래프팅 코스, 동굴 탐사 코스 등 자연을 벗 삼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볼거리와 민물매운탕, 수수부꾸미 등 풍부한 먹거리가 많아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더없이 매력적이다. 특히 정선과 태백, 영월, 삼척 등 폐광 4개 시·군을 무료로 돌아볼 수 있는 ‘정태영삼’ 투어 버스는 강원랜드 방문객에게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주변 인프라만 잘 활용한다면 칙칙한 카지노 이미지를 벗고 진정한 가족위락시설로 거듭나는 것이 그리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강원랜드의 혁신이 오래된 폐광 도시의 혁신, 도시 재생으로까지 이어질지 기대된다.




신동아 2016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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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객원기자 | likepoolggot@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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