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호

“공휴일에 출근하라는데 거부할 수 있나요?”

[미치도록 궁금한 노무 이야기] ‘빨간 날’ 둘러싼 8가지 노무 지식

  • 김지혜 노무법인 혜담 대표 공인노무사

    입력2026-04-07 07: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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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공서의 휴일에서 모든 근로자의 휴일로

    • 공휴일에 연차휴가 강요? 법적으로 문제 돼

    • 휴가 신청했는데 임시공휴일로 지정됐다면…

    • ‘초단시간 근로자’는 유급휴일 적용되지 않아

    공휴일은 법정 유급휴일이므로 원칙적으로 근로 제공 의무가 없다. 그렇다고 해서 회사의 공휴일 근무 지시를 무조건 거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Gettyimage

    공휴일은 법정 유급휴일이므로 원칙적으로 근로 제공 의무가 없다. 그렇다고 해서 회사의 공휴일 근무 지시를 무조건 거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Gettyimage

    “공휴일에 쉬면 연차휴가로 처리한다는데, 이게 맞는 건가요?”

    “임시공휴일이라 쉬는 줄 알았는데 사장이 나오라고 합니다. 거절할 수 있나요?”

    “아르바이트생도 공휴일에 일하면 1.5배 수당을 받을 수 있나요?”

    공휴일이 포함된 달이면 노무사에게는 이런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 흔히 ‘빨간 날’이라고 부르는 공휴일은 쉬는 날 정도로만 여겨질 뿐, 법적 의미와 권리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공휴일이 유급에 해당하는지 무급에 해당하는지, 공휴일에 근무하면 추가 수당은 얼마나 지급되는지, 회사가 쉬는 날을 다른 날로 바꿀 수 있는지 등은 모두 임금과 직결되는 문제다. 그럼에도 정확한 확인 없이 넘어가는 근로자가 적지 않다.

    관공서의 휴일에서 모든 근로자의 휴일로

    사실 공휴일이 법적 ‘유급휴일’로 보장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광복절이나 추석 같은 빨간 날은 법적으로 ‘관공서의 휴일’에 불과했다. 민간기업은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별도 규정이 없는 한 이를 유급휴일로 보장할 의무가 없었다. 그 결과 대기업이나 공공기관 근로자는 공휴일에 유급으로 쉬는 반면, 중소기업이나 소규모 사업장 근로자는 출근하거나 무급으로 쉬어야 하는 상황이 오랫동안 이어졌다. 같은 공휴일이라도 ‘어디에서 일하느냐’에 따라 휴식과 임금 보장 수준이 달라지는 구조적 격차가 존재했던 셈이다.



    이러한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2018년 근로기준법이 개정되면서 민간기업에도 공휴일을 법정 유급휴일로 보장하도록 의무화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직장인이 공휴일의 법적 의미와 자신의 권리를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실무에서 자주 접하는 공휴일 관련 질문을 중심으로 근로자가 알아둬야 할 공휴일 관련 권리를 차례로 살펴보자.

    Q1. 공휴일은 무조건 유급휴일인가.

    공휴일이 법정 유급휴일로 보장된다고 해서 모든 근로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근로기준법 제55조 제2항은 상시 5인 이상 근로자가 일하는 사업장에만 적용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상시 근로자 수가 5인 미만인 사업장은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에 별도 규정이 없는 한 공휴일이 유급휴일로 보장되지 않는다. 동네의 작은 카페나 소규모 식당처럼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경우 공휴일에도 출근해야 할 수 있다. 같은 날, 같은 일을 하더라도 일하는 곳의 규모에 따라 권리가 달라지는 현실은 여전히 존재한다.

    Q2. 공휴일에 쉬면 연차휴가를 사용한 것으로 처리한다는데 이게 맞나.

    결론부터 말하면 잘못됐다. 연차휴가는 근로자가 사용을 신청하고, 사업주가 이를 승인함으로써 해당 날의 근로의무가 면제되는 제도다. 즉 연차휴가는 원래 근로자가 일해야 하는 날에 사용하는 제도다.

    반면 공휴일은 법정 유급휴일(상시 5인 이상 사업장 기준)로 애초에 근로의무가 없는 날이다. 근로의무가 없는 날에 연차휴가를 사용하는 것은 논리적으로도, 법적으로도 성립하지 않는다. 따라서 회사가 공휴일에 연차휴가 사용을 강요하거나 일방적으로 연차휴가로 처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공휴일은 공휴일대로 유급휴일로 보장하고, 연차휴가는 별도로 사용하게 하는 것이 원칙이다.

    Q3. 시급제 아르바이트생도 공휴일이 유급휴일로 보장되나.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공휴일의 유급휴일 적용 여부는 급여 지급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월급제 근로자는 월급에 유급휴일 임금이 이미 포함된 것으로 보기 때문에 공휴일에 쉬더라도 별도의 공제 없이 월급 전액을 지급받는다. 반면 일급제·시급제 근로자는 실제로 일한 날과 시간에 따라 임금이 산정되는 구조다. 이 경우 공휴일이 근무편성표상 소정근로일(노사가 근무하기로 정한 날)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임금 지급 여부가 결정된다.

    공휴일이 소정근로일이었다면 근로자가 쉬더라도 사업주는 유급휴일수당(통상임금의 100%)을 지급해야 한다. 만약 그날 근무까지 했다면 유급휴일수당(100%)에 더해 휴일근로수당(150%)까지 지급해야 한다. 반대로 공휴일이 애초에 근로의무가 없는 비번일이거나 무급 휴(무)일이었다면, 공휴일을 유급으로 보장한다는 노사 간 특약이나 관행이 없는 한 사업주에게 별도의 임금 지급 의무는 발생하지 않는다.

    결국 시급제 아르바이트라고 해서 공휴일이 자동으로 유급휴일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근무계획표나 근로계약서를 통해 해당 공휴일이 소정근로일로 지정돼 있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휴가 신청했는데 임시공휴일로 지정됐다면…

    Q4. 회사가 공휴일 근무를 지시하는데 거부할 수 있나. 

    공휴일은 법정 유급휴일이므로 원칙적으로 근로 제공 의무가 없다. 그렇다고 해서 회사의 공휴일 근무 지시를 무조건 거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 등에 휴일 근로에 관한 규정이 있고, 사업주가 이에 근거해 적법하게 근무를 지시했다면 근로자는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이를 거부하기 어렵다.

    실제로 2022년 대법원은 시내버스 운전기사가 설 연휴 근무를 배정받은 뒤 “휴식이 필요하고 가족과 보낼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단결근한 사안에서 회사의 징계해고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휴일 근로에 관한 규정이 존재하고, 근무 배정이 합리적 범위에서 이뤄졌다면 개인 사정을 이유로 한 일방적 거부는 정당한 사유로 인정되기 어렵다는 취지다.

    다만 회사의 업무 지시 자체가 부당한 경우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지시 내용이 위법하거나 근로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조건을 강요했다면 근로자가 이를 거부하더라도 징계할 수 없다. 

    결국 핵심은 공휴일이라는 이유만으로 근로를 무조건 거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근무 지시를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해당 지시가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 등 관련 규정에 근거한 정당한 지시인지 먼저 차분히 확인하는 것이 현명하다.

    Q5. 명절 다음 날 연차휴가를 신청했는데 임시공휴일로 지정된 경우 어떻게 되나.

    근로자가 연차휴가를 신청해 승인까지 받았는데, 이후 정부가 그날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한 경우를 한 번쯤은 겪어봤을 것이다. 이때 핵심은 법정 유급휴일과 연차휴가는 성격이 다르다는 점이다. 법정 유급휴일은 근로자가 별도로 신청하지 않아도 당연히 보장되는 휴일이다. 반면 연차휴가는 근로자가 청구하면 사용자가 승인하는 구조다. 따라서 연차휴가 사용을 승인받은 날이 이후 임시공휴일로 지정됐다면, 연차휴가는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처리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지 않으면 법이 보장한 휴일을 사실상 박탈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Q6. 일용직도 공휴일에 근무하면 1.5배 수당을 받을 수 있나.

    일용직 근로자의 공휴일 수당 문제는 “받을 수 있다”거나 “받을 수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실제 근로 형태와 계약 방식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원칙적으로 하루 단위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그날의 근로가 끝나면 근로관계가 종료되는 일용직 근로자에게는 유급휴일 제도가 적용되지 않는다. 유급휴일은 근로자가 계속해서 근로를 제공해 왔고, 앞으로도 근로 제공이 예정돼 있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하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순수한 의미의 일용직이라면 공휴일에 근무하더라도 휴일근로 가산수당을 받기 어렵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일용직으로 계약하더라도 실질적으로 계속 근로하는 경우가 많다. 고용노동부는 일 단위 계약의 반복·갱신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공휴일 이후에도 계속 근로가 예정돼 있다고 볼 수 있는 경우 공휴일을 유급휴일로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경우 공휴일에 근무했다면 휴일근로 가산수당을 받을 수 있다. 

    정리하면 일용직이라는 이유만으로 공휴일 관련 수당이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계약의 이름이 아니라 실제 근로 형태다. 일용직이라 하더라도 반복적으로 계약을 갱신하며 사실상 계속 근로해 왔다면 공휴일을 유급휴일로 보장받을 수 있다.

    공휴일은 사업장 규모와 근로 형태, 근로시간 등에 따라 개개인에게 다르게 적용될 수 있다. Gettyimage

    공휴일은 사업장 규모와 근로 형태, 근로시간 등에 따라 개개인에게 다르게 적용될 수 있다. Gettyimage

    ‘초단시간 근로자’는 유급휴일 적용되지 않아

    Q7. 회사가 공휴일을 다른 근로일로 대체하면 임금은 어떻게 되나.

    ‘공휴일 대체’란 공휴일에 근무하는 대신 다른 날을 유급휴일로 변경하는 제도다. 근로기준법 제55조 제2항에 따라 사업주는 근로자 대표와 서면 합의를 통해 공휴일을 다른 근로일로 대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026년 5월 5일(어린이날)과 5월 4일(평일)을 적법하게 대체한다면, 5월 5일은 근무일이 되고 5월 4일은 유급휴일이 된다. 이때 임금은 변경된 날의 성격이 근무일인지 휴일인지를 기준으로 적용된다. 5월 5일은 근로 제공 의무가 있는 날이 되므로 근로자가 근무하더라도 별도의 휴일근로수당은 발생하지 않는다. 또한 출근하지 않을 경우 결근으로 처리될 수 있다. 반대로 5월 4일은 유급휴일이 되므로 원칙적으로 근로 의무가 없다. 또한 이날의 근무는 휴일 근로에 해당하므로 유급휴일수당(100%)과 휴일근로수당(100%), 휴일근로 가산수당(50%·8시간 이내 기준)을 지급해야 한다. 

    Q8. 주 14시간 근무하는 아르바이트생도 공휴일 근무 시 추가 수당을 받을 수 있나.

    이 경우에는 안타깝게도 추가 수당을 받기 어렵다. 근로기준법 제18조 제3항에 따르면 주당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초단시간 근로자’에게는 유급휴일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는 주휴일뿐 아니라 관공서 공휴일의 유급 보장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따라서 주 14시간 근무하는 아르바이트생은 공휴일에 쉬더라도 유급으로 보장받지 못한다. 공휴일에 근무하더라도 통상적 임금만 지급될 뿐 휴일근로에 대한 가산수당은 발생하지 않는다.

    이처럼 빨간 날로 통칭되는 공휴일은 사업장 규모와 근로 형태, 근로시간 등에 따라 개개인에게 다르게 적용될 수 있다.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유급휴일이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평소와 다름없는 근무일일 수도 있다. 같은 날이라도 권리의 범위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정확한 법적 기준을 확인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권리는 아는 만큼 지킬 수 있다. 자신의 근로계약서와 취업규칙을 한 번 더 확인하고, 의문이 있다면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신의 권리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 그것이 건강한 일터 문화를 만드는 출발점이다. 

    김지혜

    ● 1986년생

    ● 前 수원지방법원 민사조정위원

    ● 고용노동부 경기지청 청원 심의위원회 위원

    ● 삼성화재해상보험㈜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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