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도시 8위, 금융도시 24위… 부산 ‘클래스’가 달라졌다”

[격전지 부산 | 여야 4인4색 인터뷰] 박형준 부산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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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입력2026-03-17 07: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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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 관광객 364만 명, 수치가 증명하는 부산의 변화

    • 글로벌 허브 도시·북극항로? “부산시가 이미 하던 사업”

    • 해수부 이전 때 우주항공청보다 2배 더 지원

    • 야당이라 국비 못 딴다? 지난해 역대 최대 확보

    • 민생 격차 줄이는 데 역량 더 쏟아부을 것

    • 국힘 공관위 “시장 후보 경선” 결정 …주진우와 경선 예정

    박형준 부산시장. 부산시 제공

    박형준 부산시장. 부산시 제공

    2021년 4‧7 보궐선거 승리로 부산시정의 키를 쥔 박형준 부산시장은 2022년 6‧1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함으로써 5년째 부산시정을 이끌어 오고 있다. 그는 지난 5년 동안 “부산의 클래스가 달라졌다”는 말로 시정 성과를 압축했다.

    그러나 정부와 여당을 향해서는 날을 세웠다. 박 시장은 “부산을 해양수도로 만들겠다는 정부 여당의 주장이 선거용이 아닌 진정성을 가지려면 산업은행 부산 이전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며 “싱가포르, 홍콩 같은 글로벌 도시로 부산을 도약시키려면 여야가 합의해 발의한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는 6·3 지방선거에서 3선에 도전하는 그에게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박 시장이 3선 고지를 넘으려면 우선 당내 경선부터 통과해야 하는 상황이다. “부산의 클래스를 높였다”는 그의 말에 국민의힘 당원과 부산 시민이 동의하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그의 3선 도전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박 시장과의 인터뷰는 3월 12일 오후 부산시청 시장 집무실에서 이뤄졌다.

    5년간 부산시정을 이끌어왔는데, 스스로 생각하는 가장 큰 성과는 뭔가.

    “한마디로 ‘부산의 클래스’가 달라졌다. 5년 전 처음 부산시장을 맡았을 때만 해도 부산은 수도권 일극 체제 심화로 대한민국 제2도시라는 명성이 무색했다. 자칫하면 더 쇠퇴할 위험이 있었다. 시장으로서의 비전은 부산을 대한민국에 묶어두지 말고 국가 전략 차원에서 싱가포르나 홍콩 수준의 글로벌 허브 도시로 만들자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어야 했다. 시민이 살기 좋은 도시, 국제 자유 비즈니스 도시라는 두 축에서 노력해 왔다. 지난 5년 동안 부산이 글로벌 도시로 거듭나면서 도시 잠재력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처음 시정을 맡았을 때보다 지금 모든 국제 브랜드 지표가 다 올라갔다.”



    400만 관광객 즐겨 찾는 매력적인 도시

    박 시장은 ‘부산의 클래스’가 달라졌다는 점을 각종 수치를 들어 설명했다. 그가 처음 시정을 맡았을 때 세계 62위였던 ‘세계 지능형(스마트)도시 지수’는 최근 8위로 뛰어올랐다고 한다. 스마트도시 지수는 1995년 설립된 런던 소재 컨설팅기관 지옌(Z/Yen Group)이 매년 상·하반기 2회 발표하는데, 135개 스마트 관련 통계지표와 전 세계 전문가 설문조사 등을 종합해 결정하고 있다. 부산은 2021년 6월 3회차 때 처음 62위로 순위권에 진입한 이후 매회 순위를 끌어올려 지난해 하반기 8위를 기록했다.

    박 시장은 ‘금융도시’ 순위도 자신이 처음 시정을 맡았을 때 36위였지만 최근 24위로 상승했다고 소개했다. 금융도시 순위는 런던시가 주관하고 컨설팅사 지옌이 조사해 발표하는 것으로 국제금융센터지수(GFCI)를 토대로 발표한다. 부산은 2023년 하반기 33위에서 2024년 상반기 27위, 2025년 하반기 24위로 꾸준히 순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국내 도시 가운데에는 서울시가 3년 연속 톱10에 랭크되며 글로벌 금융도시로서 위상을 과시하고 있다. 

    이 밖에도 박 시장은 영국의 시사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부설기관 EIU에서 조사한 ‘삶의 질 지수’가 아시아 국가 가운데 10위권 중반에서 6위까지 올라섰다고 소개했다. EIU는 국가별 경제 전반에 대한 중장기 분석에 정평이 있는 기관으로 세계 60개국을 상대로 분기별 정치, 사회환경 변화를 감안한 경제 환경을 분석해 보고서를 작성한다.

    박 시장은 “엑스포 유치 과정을 거치며 부산의 브랜드가 전 세계에 확실히 각인됐다”며 “지난해 부산을 찾은 해외 관광객은 364만 명으로, 역대 최고치이자 전년 대비 24%나 급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산을 찾는 관광객이 올해는 400만, 내년에는 500만 시대를 바라보고 있다”며 “(여행 전문사) 트립닷컴 조사에서 부산은 아시아 8대 도시 중 여행객 만족도 2위를 기록할 정도로 매력적인 도시로 공인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2월 9일 부산 만덕센텀고속화도로 개통식이 열리고 있다. 왼쪽에서 여덟번째가 박형준 부산시장. 뉴스1

    2월 9일 부산 만덕센텀고속화도로 개통식이 열리고 있다. 왼쪽에서 여덟번째가 박형준 부산시장. 뉴스1

    그러나 부산은 수십 년간 이어진 난개발로 도로교통 사정이 좋지 않아 이동이 불편하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부산의 교통 혁명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도 거의 다 착수한 상태”라며 “2월 만덕센텀고속화도로 개통으로 내부순환도로가 확립됐고, 가덕도 공항도 올해 본격 착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그는 “부산 도심을 지나 북항까지 18분, 가덕도 공항까지 30분 만에 연결 가능한 세계 최초 수소 트램인 BuTX(차세대 부산형 급행철도)도 민간투자사업 적격성 조사를 통과했다. 부산의 교통인프라는 글로벌 도시에 걸맞게 획기적인 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클래스가 높아진 부산의 브랜드가치를 시민도 체감하고 있나.

    “지난 5년간 투자 유치를 전임 시장 시절보다 28배나 더 이끌어냈다. 고용률도 전국 최고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상용 근로자 100만 명 시대도 처음 열었다. 하지만 구조적 변화 속에서 자영업과 건설업이 유독 힘든 시기를 보냈다. 부산의 자영업 비중이 22%에서 16%로 줄었다. 5분의 1 가까운 가게들이 문을 닫거나 업종을 전환한 것이다. 건설업 역시 부동산 경기침체와 맞물려 최악의 시기를 보냈다. 시에서 정책자금을 집중 투입해 어려움에 처한 자영업자를 돕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럼에도 체감 경기가 좋아지는 것보다 안 좋은 부분이 더 크게 느껴지는 게 아쉽다. 앞으로 민생 현장의 격차를 줄이는 데 정책적 에너지를 더 쏟아부을 생각이다.”

    이재명 정부 들어 해양수산부를 부산으로 이전하며 북극항로 개척을 국가 비전으로 제시하고 있다.

    “글로벌 허브 도시와 북극항로는 우리 시가 이미 TF팀을 만들어 일찌감치 추진해 온 사업이다. 해수부 이전 역시 오랫동안 부산이 염원해 왔던 일이다. 이재명 정부가 해수부를 이전하기로 결정해서 완수한 것은 잘한 일이고, 적극 환영한다. 우리 시도 그 과정에 이주비와 생활비 등 1인당 6000만 원 넘게 적극 지원했다. 사천 우주항공청보다 2배는 더 지원했을 거다. 해수부 노조로부터 감사패까지 받았다. 해양 반도체와 해양 AI 등 클러스터를 만들기 위한 10여 년의 노력이 이번에 결실을 본 것이다.”

    박 시장은 ‘해수부 이전’을 환영하면서도 정부와 여당이 묵은 과제에 대해서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양수도’는 공공기관 하나 내려온다고 완성되는 게 아니다. 바다를 기반으로 물류와 금융을 결합해 부산을 국제금융도시로 만들자는 것은 노무현 대통령 때부터 추진해 온 오랜 비전이다. 그 비전의 꼭짓점을 이루는 게 산업은행 이전이다. 300조 정책금융을 운영하는 산업은행 이전 하나가 엄청난 효과를 낼 수 있다. (산은 이전에 대한) 정부 고시까지 끝났는데, ‘본점을 서울에 둔다’는 법 조항 하나를 안 풀어주고, 노조가 반대한다는 이유로 못 내려오고 있다. 부산 발전의 핵심이 될 수 있는 산은 이전을 발목 잡는 것이야말로 자가당착이자 진정성 없는 정치 행위다.”

    또한 박 시장은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도 조속히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원, 전북, 제주특별법은 다 개정해 주면서 왜 부산특별법만 안 해주는지 이해할 수 없다. 정부 협의도 다 끝났고 논란의 여지도 없다. 지난 윤석열 정부에서 추진했던 일이라고 (여당이) 반대하는 것 아닌가. 산업은행 이전과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통과야말로 정부 여당의 ‘지방시대’에 대한 진정성을 가늠하는 척도다.”

    후보들 제대로 뛸 수 있게 당 지도부가 진정성 보여야

    국민의힘이 계엄과 탄핵 파동 이후 좀처럼 국민 지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이 만들어준 정권을 잃고, 당이 단합해 혁신하는 모습을 보이지 못한 책임이 크다. 그 영향은 저를 포함한 모든 지방선거 출마자가 고스란히 받게 될 수밖에 없다. 이제는 소속 의원 전원이 ‘사과’ 성명을 냈으니 통합의 언어를 써야 한다. 씨름을 하려 해도 샅바를 제대로 잡아야 하지 않나. 주도권까지는 기대 안 해도 최소한 샅바라도 잡을 수 있도록, 당 지도부가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바탕으로 어떤 정책과 메시지로 선거를 치를지 고민했으면 한다.”

    여당 부산시장 후보로 전재수 의원 출마가 유력한 상황이다.

    “지금까지 나온 여론조사는 국민의힘 내부 사정이 반영된 결과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민주당 지지자들은 1대 1 대결 때 90%가 결집해 있다. 그에 비해 국민의힘 지지층은 기껏해야 70%밖에 결집이 안 돼 있다.”

    결집도가 다르다?

    “앞으로 후보가 최종 확정되면 국민의힘 지지층 또 보수 지지층이 결집할 거다. 결집도가 90%까지 올라가면 오차 범위 내 박빙 승부라고 봐야 한다. 역대 총선이든 지난 대통령선거든 여론조사와 실제 결과가 바뀌는 경우가 많았다.”

    본선 진출에 앞서 부산시장 후보에 도전장을 낸 주진우 의원과 당내 경선을 치러야 한다.

    “주진우 의원과의 경선은 시너지와 컨벤션효과를 내는 과정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재수 의원 사퇴 시 한동훈 전 대표의 등판설까지 나온다.

    “만약 그런 빅매치까지 성사된다면 낙동강 전선이 어느 때보다 역동적인 ‘전선다운 전선’이 될 것이다.”

    박 시장은 본인이 3연임을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큰 집을 짓는 데도 설계부터 완공까지 수년이 걸린다. 하물며 대도시에 큰 변화를 일으키는 일은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지난 5년은 가덕도 신공항 착공, 세계 최초의 수소 트램 BuTX 추진, 문화·관광·교육 인프라 혁신까지 그 기둥을 세우고 설계를 마친 시기였다”고 말했다. 6·3선거에서 3선에 성공해 글로벌 허브 도시 부산을 완수하겠다는 다짐으로 들렸다.

    야당 시장보다 여당 시장이 나와야 정부와 호흡을 맞추는 게 효율적일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야당 시장이라 국비를 못 따온다는 것도 기우다. 오히려 저는 지난해 역대 최대로 국비를 확보했다. 국정의 방향과 부산 비전이 일치하기 때문에 얼마든지 야당 시장이 지역 발전을 위해 더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시장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린 문제다.”

    한편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3월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부산시장 후보 선출은 경험과 혁신이 정정당당하게 경쟁하는 경선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날 박 시장에 대한 ‘컷오프’가 논란이 되자 박 시장과 부산지역 국회의원들이 반발했고, 경쟁자인 주진우 의원도 ‘경선’을 요구하는 등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공관위의 이날 결정으로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는 박형준 시장과 주진우 의원의 경선으로 확정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전재수 의원과 이재성 전 부산시당위원장이 후보로 뛰고 있다.



    구자홍 기자

    구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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