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호

민주당 당권 3파전, 정청래·김민석·송영길의 과제

[Special Report | 與野 권력구도, 격랑 속으로] 누가 수평적 당정 관계 유지하며 민주당 자율성 지킬 것인가

  •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연구원·정치학

    입력2026-06-27 07: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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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당 전당대회, ‘2차 명·청 전쟁’ 성격

    • 정청래, ‘뉴이재명’ 공격 방어와 중도 확장 과제

    • 김민석, ‘친명’ 넘어 독립적 당 운영 능력 입증해야

    • 송영길, 친명계 다원성 제기하며 정치 공간 확보 필요

    • 핵심 지지층과 중도층을 함께 아우를 사람이 돼야

    정청래 ·김민석·송영길

    정청래 ·김민석·송영길

    8월 17일 차기 당대표와 최고위원 5명을 선출하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주도권을 둘러싼 계파 경쟁이 한층 격화하고 있다. 연임을 노리는 정청래 대표를 중심으로 한 친청(친정청래)계와 김민석 전 국무총리·송영길 전 대표로 대표되는 친명(친이재명)계의 대결 구도다. 

    이번 전당대회 구도는 6·3지방선거 책임론과 이재명 정부의 국정 성공을 뒷받침할 차기 지도부 역할론이 결합되면서 복잡해지고 있다. 여기에 이재명 대통령의 ‘국민 경고’로 해석된 지방선거 평가 발언과 정청래 대표의 불참, 김민석 총리 참석으로 뒷말을 낳은 대통령 해외순방 환송 행사 논란까지 겹치며 정치적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정 대표가 승리하면 이 대통령의 레임덕 가능성이 커지고, 김 총리가 승리하면 친청 세력은 사실상 폐족으로 전락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전대는 1차 명·청 갈등보다 한층 격화된 2차 명·청 전쟁의 성격을 갖는다.

    6월 10일 불거진 ‘이지은 대변인 사퇴 파동’은 당내 계파 갈등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다. 이 전 대변인은 정 대표의 지역구인 마포을과 인접한 마포갑 지역위원장 출신으로, 정 대표와 가까운 친청계 인사다. 

    이지은 전 대변인은 한 유튜브 방송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김민석 총리에게 힘을 실어주는 상황을 언급하며 “우리가 윤석열(전 대통령)을 보면서 누구를 찍어 당대표 시키는 것을 엄청 욕했는데, 우리 대통령이 지금 이걸 하시는 건가”라고 발언해 당내 논란을 촉발했다. 이는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직후 국민의힘에서 이준석 대표가 사실상 축출되고 김기현 의원이 당대표가 되는 당무 개입 과정을 연상시키는 비유로 받아들여졌다.



    이 대통령을 윤 전 대통령에 견주는 발언에 대해 친명계는 ‘해당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결국 이 전 대변인은 “언어의 정제됨이 부족했다”며 사퇴했다. 이번 사태는 사실상 ‘명심’을 둘러싼 계파 갈등의 단면이 드러난 것으로 해석되면서, 향후 전당대회 경쟁이 더욱 격화되고 진흙탕 양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민주당 전당대회, ‘2차 명·청 전쟁’ 성격

    이번 전당대회는 이재명 정부 출범 2년 차에 치러지는 당권 경쟁이라는 점에서, 2028년 총선 공천권은 물론 차기 대선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번 전대의 핵심 쟁점은 단순히 누가 당대표가 되느냐를 넘어, 민주당이 앞으로 어떤 당정 관계를 구축할 것인지, 지방선거 패배의 원인을 어떻게 진단할 것인지, 그리고 공소취소 논란이 제기된 특검법을 계속 추진할 것인지 여부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쟁점 구도는 단순한 인물 경쟁을 넘어 민주당 내부 권력구조와 향후 노선 경쟁으로 읽힌다. 결국 이번 전대는 범친명계 내부의 주도권 경쟁이자 차기 권력 재편을 둘러싼 승부라고 볼 수 있다. 누가 당대표가 되느냐에 따라 총선 공천 기준이 달라질 수 있고, 이는 다시 당내 세력 균형과 차기 대권 구도로 직결된다. 이런 맥락에서 친명계와 친청계의 경쟁은 ‘당정일체론’과 ‘당정분리론’이라는 프레임을 둘러싼 충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 이유는 이재명 대통령의 자기모순의 과욕 때문이다. 안정적 국정 운영을 위해 당권을 장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뉴이재명파’를 통한 외연 확장과 공소취소를 통한 사법리스크 해소라는 두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중도층의 관점에서 이 두 목표는 양립하기 어렵다. 무리하게 밀어붙일 경우 양측 모두 상처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계파 충돌 과정에서 민주당 당원과 지지자, 나아가 국민이 마주하게 되는 핵심 질문은 ‘누가 수직적 당정 관계와 대통령 권력으로부터 벗어나 독립적으로 당을 운영할 수 있는가’다. 이 기준이 차기 당대표 선택의 중요한 잣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집권 여당일수록 당정일체의 효율성보다 수평적 당정 관계에 기초한 당정분리의 필요성이 커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부 정책을 당이 사실상 무조건 추인하는 구조가 고착되면 정책 실패에 대한 견제 기능이 약화되고, 그 책임 역시 당 전체가 함께 떠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대통령이 특정 후보를 사실상 지원하거나 당권 경쟁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모습이 노골화될수록, 집권당 내부의 민주주의와 자율성은 구조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당원과 지지자들은 결국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대통령의 의중을 충실히 반영하는 ‘수직적 당대표’가 필요한지, 아니면 민심을 정확히 전달하고 정부 정책의 방향과 속도를 조정할 수 있는 ‘수평적 당대표’가 필요한지를 두고 판단할 것이다.

    지선의 책임은 누구에게…‘조작기소 특검’ 계속할 것인가

    이번 전당대회의 두 번째 쟁점은 사실상 패배한 6·3지방선거 결과의 책임을 어디에 둘 것인가 하는 문제다. 정청래 대표를 비판하는 친명계는 김어준 유튜버 등 강성 지지층 중심의 팬덤 정치가 중도층 확장을 가로막았다고 주장한다. 반면 친청계는 근본 원인이 당대표 개인에게 있다기보다 대통령이 추진한 공천 구조와 논란성 정책(조작기소 특검법, 스타벅스 불매운동, 보유세 강화 논란 등)에 있었다고 반박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전대는 지선에서 드러난 민심의 경고를 수용할 것인지 여부를 둘러싼 경쟁이기도 하다. 이런 논쟁이 더욱 복잡해지는 배경에는 이 대통령의 취임 1주년 기자회견 발언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제사를 지내면 정말 온 마음을 다해야 하지, ‘끝나면 어떻게 즐겁게 놀아볼까’ 이렇게 하면 되겠나”라며 “겸손한 자세로 죽을힘을 다하는 것하고 딴마음 먹는 것은 완전 다르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이 발언은 정 대표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김민석 국무총리에 대해서는 강한 신뢰를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김민석 총리의 뛰어난 리더십으로 내각은 큰소리나 잡음 없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제가 제시하는 방향대로 치열하게 잘 달려왔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전당대회 국면에서 김민석 후보에게 유리한 정치 환경을 조성하는 의도로 비치면서 이지은 민주당 대변인의 반발을 샀다.

    세 번째 쟁점은 공소취소 논란을 둘러싼 조작기소 특검법을 앞으로도 계속 밀어붙일 것인지의 문제다. 이번 전대는 사실상 이 사안을 둘러싼 민주당의 정치적 선택을 묻는 성격을 갖는다.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유권자의 반응을 단순한 선거 변수로 볼 것인지, 아니면 특검법 추진 방식에 대한 경고 신호로 해석할 것인지에 따라 당의 향후 노선은 달라질 수 있다.

    이 대통령은 1주년 기자회견에서 조작기소 특검에 대해 “안 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하며 특검 추진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러나 논란의 핵심은 공소취소 권한 문제에 있다. 이 대통령은 “특검 수사 결과를 보고 판단하면 된다”는 원론적 입장에 머물렀지만 이 문제는 얼렁뚱땅 밀어붙일 사안이 아니다. 이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당선이 민심의 경고로 읽히는 이유와도 맞닿아 있다. 민주당이 발의한 특검법안이 대통령이 임명한 특검에 공소취소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누구도 자신의 사건에서 재판관이 될 수 없다’는 사법의 대원칙을 훼손하는 반공화주의적 특권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 지점이 이번 전대의 가장 중요한 쟁점일 수밖에 없다. 지선 패배와 더불어 이 대통령이 추천한 후보들의 연이은 낙선은 단순한 선거 결과를 넘어선 ‘셀프 면죄부’에 경고장을 보낸 메시지다. 결국 이번 전대는 이러한 민심의 경고를 어떻게 볼 것인지를 다시 확인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 특검법을 둘러싼 기존 노선을 더욱 강하게 밀어붙일 것인지, 아니면 중단할 것인지가 당대표 선거의 핵심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다.

    결국 이번 전대는 세 후보 간 경쟁을 넘어 민주당이 어떤 길을 선택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다. 대통령의 국정 노선을 당이 그대로 뒷받침하는 당정일체 체제를 택할 것인지, 아니면 집권당으로서 민심의 경고를 대통령에게 전달할 수 있는 당정분리 체제를 선택할 것인지에 대한 당원과 국민의 판단을 묻는 과정이라 볼 수 있다.

    민심 따르기 위한 세 후보의 과제

    세 주자는 각기 다른 정치적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 정청래 대표는 강한 전투형 리더십과 당원 조직력, 지지층 결집 능력을 강점으로 하는 ‘결집과 동원 모델’의 정치인이다. 위기 국면에서 선명한 메시지로 지지층을 빠르게 결집시키는 능력은 높은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집권 여당 대표로서는 이러한 강점이 중도 확장의 한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과제로 남는다. 강성 지지층의 결집은 당내 영향력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지만, 외연 확대와 중도층 설득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 대표가 직면한 과제는 ‘당정일체론’을 강조하는 ‘뉴이재명파’의 공격을 막아내는 방어와 확장을 동시에 수행하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당정일체론’을 주장하는 세력의 압박에 대응해야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당정분리론’에 기반한 견제와 균형의 필요성을 설득해야 한다. 동시에 강경파 중심 정당이라는 비판을 극복하며 중도 확장 가능성을 입증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 강성 노선을 넘어 노무현 대통령이 제시한 당정분리론, 원내정당 모델, 국민참여경선제 같은 정치적 유산을 적극적으로 재해석할 필요가 있다. 이는 강성 지지층 중심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넘어 중도적 확장성을 갖춘 집권당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시도다.

    김민석 총리는 안정적인 국정 운영 능력과 정책 조정 역량, 그리고 이재명 대통령의 높은 신임을 강점으로 갖고 있는 ‘안정과 조율 모델’의 정치인이다. 행정부와 여당을 연결하는 역할에서는 뚜렷한 경쟁력을 보인다. 반면 대통령과의 긴밀한 관계가 당의 독자성을 약화시키고 정부 정책을 수동적으로 추인하는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따라서 김 총리의 과제는 ‘친명성’을 넘어 독립적 당 운영 능력을 입증하는 데 있다. 특히 공소취소 논란을 둘러싼 특검법 문제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가 중요한 시험대가 될 수 있다. 그는 ‘수직적 당정 관계’의 집행자가 아니라 대통령을 설득하고 정책의 속도와 범위를 조정할 수 있는 정치적 조정자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당과 정부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면서도 당의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될 전망이다.

    송영길 전 대표는 오랜 정치 경험과 당 운영 능력을 갖춘 ‘경험과 조직 모델’의 정치인이다. 복잡한 당내 이해관계를 조율해 온 경험은 여전히 중요한 자산이다. 다만 미래 비전, 세대교체, 중도 확장 전략에 대해 좀 더 설득력 있는 청사진을 제시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김 총리와의 단일화 압박 속에서 단순한 연대보다 친명계 내부의 다원성과 권력 분산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자신의 정치 공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이는 특정 계파 중심의 권력구조를 넘어 다양한 목소리가 공존하는 당 운영 모델을 제시할 수 있느냐의 문제와도 연결된다.

    결국 이번 전당대회의 핵심 질문은 ‘누가 이재명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가’가 아니다. ‘누가 수평적 당정 관계를 유지시키면서도 민주당의 자율성을 지킬 수 있는가’ ‘누가 핵심 지지층과 중도층을 함께 아우를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한 기준이다.

    집권 초기에는 당정일체론이 효율적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당이 정부의 거수기로 기능하는 순간 민심과 권력 사이의 완충지대는 사라진다. 민주당이 이번 전당대회에서 선택해야 할 것은 특정 계파의 승리가 아니라 건강한 당정 관계다. 정부를 지원하면서도 필요할 때는 쓴소리를 하고, 민심을 전달함으로써 대통령을 더 강하게 만드는 당이 집권당의 역할이다. 그런 의미에서 8월 17일 전당대회는 단순한 대표 선출을 넘어 민주당이 당정일체와 당정분리 사이에서 어떤 집권당 모델을 선택할 것인지를 가르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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