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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영 변호사의 알아두면 돈이 되는 법률지식 20

아파트 이웃 간 갈등 어떻게 풀까

아파트 이웃 간 갈등 어떻게 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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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엔 개나 고양이 같은 애완동물을 아파트에서 키우는 가구가 늘고 있다. 애완동물 사육을 금지하는 일은 사실상 어렵게 됐다. 대부분의 아파트관리규약은 이웃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주의의무 정도만 부과하고 있다. 법원은 지난 8월 타워팰리스의 골든리트리버 소송 건에 대해 개 사육 금지 가처분 청구를 기각했다. 그러나 이 판결을 두고 아파트의 애완견 사육이 전면 허용되는 것으로 해석해선 안 될 것이다.

법원은 입주자자치기구나 위탁관리업체만 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입주민은 불가능하다고 봤다. 문제의 골든리트리버가 짖지 않고 온순하다는 점도 반영했다. 만약 개가 큰 소리로 짖거나 공격성을 보인다면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하겠다.

이웃 간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 서로 협의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물론 바람직하다. 이불 털기는 특정 시간대를 지정해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큰 소리로 짖는 애완견은 성대수술을 받게 할 수 있다.

그래도 안 풀릴 땐 아파트관리규약에 의한 조정을 생각해볼 수 있다. 그러나 현 표준 공동주택관리규약은 “공동생활의 질서를 지킬 의무”라는 막연한 규정만을 두고 있어 구체적 분쟁해결기준으로 삼기에 한계가 있다. 입주자회의가 원활하게 운영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자체적 해결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층간 소음은 환경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한 문제 해결이 가능하지만 담배연기나 이불먼지 같은 사안은 처리대상에 포함되지 않다. 결국 마지막엔 법원으로 갈 수밖에 없다.



민법은 이웃의 생활에 고통을 주는 행위에 적용하는 법규를 가지고 있다. 즉, 민법 제217조는 “토지소유자는 매연, 열기체, 액체, 음향, 진동 기타 이에 유사한 것으로 이웃토지의 사용을 방해하거나 이웃거주자의 생활에 고통을 주지 아니하도록 적당한 조처를 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한다.

정중하면서 단호한 내용증명

아파트 이웃 간 분쟁의 대부분은 217조에 의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위 조항을 위반해 이웃의 생활에 고통을 준 경우에는 불법행위가 되므로 손해배상청구가 가능하다. 이러한 위법행위로 인해 이웃의 소유권이나 점유권을 방해하는 것이므로 해당 행위의 중단을 법원에 청구할 수도 있다.

217조를 무분별하게 적용하는 경우 송사가 남발될 수 있기 때문에 같은 조 2항에는 이웃이 참아야 할 의무도 규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이웃의 음식점에서 고기 굽는 냄새가 풍기더라도 이것이 음식점의 용도에 맞는 불가피한 결과라면 어느 정도 참아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참는 데에도 한계가 있고 그 한계를 넘는 경우에는 법적 조치가 가능함은 물론이다.

아파트 이웃 간 갈등 어떻게 풀까
우리 국민 정서상 이웃에 법적인 조치를 취하는 순간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넌 것과 같다. 상호 양보에 기초한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합의도출을 위한 노력은 아무리 해도 아깝지 않을 것이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때에는 법원으로 가기 전 정중하면서도 단호한 내용증명을 한 통 보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소송은 최후의 수단으로만 사용해야 한다.

국민 대다수가 공동주택에 살고 있는 시대에 이웃 간 분쟁해결기준이 이렇게 빈약하다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다. 정부가 ‘애정남’처럼 나서서 시급히 관련 규정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 공동주택 거주자 간 불필요한 갈등이 더 생겨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신동아 2011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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