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고객의 카드 죄기

호주 골드코스트의 콘래드 주피터스 카지노 입구.
바카라는 플레이어나 뱅커 중 어느 한쪽이 연이어 승리하는 경우가 꽤 있다. 카지노 측은 ‘이런 점을 참고해 베팅하라’는 의미에서 테이블 옆 모니터 화면을 통해 지난 수십~100여 게임의 승자가 누구인지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중국인 남성도 이 통계를 참고해 베팅하고 있었다.
이 바카라 테이블의 게임당 베팅 최고한도액은 10만달러에 달한다. 카지노업계 한 관계자는 “이 중국인 남성은 지금 수억원의 판돈을 가지고 게임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계 큰손’이 스타시티 카지노를 계속 찾는 이유는 스타시티가 베팅 한도를 사실상 제한하지 않음으로써 잃은 돈을 단번에 만회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회 베팅이 30만원으로 제한되는 국내 모 카지노의 경우 수천만원을 잃은 고객이 원금을 복구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세계 카지노 시장에서 VIP 고객은 주로 베팅액이 크고 VIP에 대한 대접도 뛰어난 글로벌 규모의 카지노로 몰린다고 한다. VIP 고객이 “게임 하러 가겠다”고 전화를 넣으면 카지노 측이 그가 있는 곳으로 전용기를 보내주는 시스템이 구축되고 있다. 그만큼 카지노 매출에서 VIP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방증이다. 예를 들어 마카오 카지노의 경우 매출의 70%는 소수 최상위 고객에서 나온다고 한다(한국경제 2001년 1월9일자 보도).
이처럼 카지노는 내국인에 대해선 도박 중독 등 문제점을 야기할 수 있지만 외국인 관광객으로부터 막대한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는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이다. 호주는 카지노의 이러한 양면적 속성 중에서 후자 쪽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카지노 정책을 실행하고 있는 셈이다.
중국인 남성이 바카라 게임을 한 곳은 일반고객용 객장이었다. 회원제 고객에겐 별도의 게임 룸이 제공된다. 그런데 회원제 고객 전용 룸은 이용 실적에 따라 차등을 두어 최고급인 골드 플래티늄 룸(gold platinum room)에서부터 실버 플래티늄 룸(silver platinum room), 소버린 룸(sovereign room)으로 구분된다. 이용 실적이란 사실 ‘얼마나 많은 돈을 잃어주었느냐’의 의미다. 일부 전용 룸에서 테이블 게임의 베팅 한도액은 100만달러까지 올라간다고 한다.
스타시티는 1500대의 슬롯머신, 230대의 룰렛머신, 200대의 게임 테이블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내국인 및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합쳐 국내 최대인 강원랜드(슬롯머신 960대, 게임 테이블 132대)보다 훨씬 더 큰 규모다. 2010년 12월21일 밤 스타시티 카지노의 슬롯머신에는 54만달러(약 6억4800만원)짜리 잭팟이 걸려 있었다. 한 달에 한 번꼴로 잭팟이 터진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