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호

해외 자본 유치·자율화 정책으로 ‘아시아 엔터테인먼트 수도’ 도약

마카오

  • 이남희|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irun@donga.com

    입력2011-02-23 10: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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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의 관문’ 마카오가 날마다 새롭게 변모하고 있다. 40년 넘게 카지노 독점 체제를 고수하다가 2002년 외부에 ‘빗장’을 연 마카오에는 최근 해외 대형 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어두운 ‘도박 도시’의 이미지를 벗고 ‘컨벤션·휴양·카지노 도시’로 거듭난 마카오의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1. 마카오 시내 중심가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春節)을 앞둔 마카오 시내 중심가. 마카오의 스카이라인(skyline)을 점령한 카지노 호텔들이 시민과 관광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호텔을 장식한 홍등의 물결은 명절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마카오에서 가장 오래된 대형 카지노 오락장인 리스보아 호텔은 형형색색의 네온사인을 내뿜었다. 화려함을 좋아하는 중국인의 취향을 고스란히 반영한 듯했다. 그 뒤로 보이는 건 마카오의 상징인 연꽃을 형상화한 그랜드 리스보아 호텔. 마카오에서 가장 높은 이 건물은 ‘뉴 마카오’의 랜드마크로 통한다. 두 건물은 ‘마카오의 카지노 대부’ 스탠리 호(何鴻桑·90) SJM홀딩스 회장이 소유한 대표적인 ‘중국계 호텔’이다.

    이들의 맞은편에는 ‘미국 카지노의 대명사’ 윈(Wynn) 호텔이 서 있다. 모던한 곡선의 건물 외관은 정제되고 세련된 느낌이다. 남쪽으로는 MGM 그랜드 호텔이, 동쪽에는 스타월드 카지노가 자리 잡고 있다. 동양과 서양,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호텔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풍경은 이국적이면서도 독특하다.

    금빛 외관에 이끌려 그랜드 리스보아 호텔 안으로 발길을 옮겼다. 천장에 매달린 화려한 샹들리에가 먼저 방문객을 압도한다. 1층 입구에는 스탠리 호의 흉상과 기념물이 전시돼 있다.



    카지노 객장에 들어서자 도박을 즐기는 사람들의 열기로 후끈하다. 테이블에 앉은 이들은 많게는 수십만 홍콩달러에 해당하는 칩을 쌓아놓고 게임에 몰두하고 있다. 대부분이 동양인이다.

    특히 사람이 많이 몰린 곳은 중국인이 좋아하는 다이사이(Tai-Sai) 게임 테이블. 다이사이는 주사위 3개를 용기(다이스 셰이커)에 담아 던져 그 합을 맞히면 플레이어가 돈을 따는 경기다. 연신 담배를 피우며 경기 진행 상황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얼굴엔 긴장감이 감돈다.

    그랜드 리스보아의 카지노 객장에는 330개의 갬블링 테이블과 슬롯머신 750대가 들어서 있다. 이곳은 규모 면에서 미국계 호텔에 밀리지만, 여전히 중국인의 뜨거운 사랑을 받는다. 휘황찬란하고 럭셔리한 인테리어가 이들에게 친숙하기 때문이다.

    #2. 코타이 지구

    마카오 시내에서 자동차로 약 15분 이동하면, 코타이 지구(Cotai Strip)가 나타난다. 코타이는 타이파섬과 콜로안섬의 중간 바다를 매립해 조성한 복합 리조트 지역이다. 이곳에서 흔히 마주치는 건 ‘크레인 숲.’ 수십 개의 대형 크레인이 고층 건물을 쌓아 올리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상전벽해(桑田碧海)를 실감케 하는 코타이 지구의 ‘종결자’는 웅장한 외관의 베네시안 마카오 리조트 호텔(이하 베네시안)이다. 글로벌 카지노 기업인 샌즈 그룹이 2007년 8월 세운 이곳은 ‘아시아에서 가장 큰 빌딩’으로 통한다. 오죽하면 관광객들 사이에서 “가도가도 끝이 없다”는 탄성이 터져 나올까. 세계 최대 규모의 카지노 객장은 축구장 3개를 합친 것과 맞먹는 크기. 갬블링 테이블이 1150개, 슬롯머신은 7000대에 달한다.

    해외 자본 유치·자율화 정책으로 ‘아시아 엔터테인먼트 수도’ 도약
    해외 자본 유치·자율화 정책으로 ‘아시아 엔터테인먼트 수도’ 도약
    ▲ 베네시안 마카오 리조트 호텔의 주요 시설

    ① 세계 최대 규모의 카지노 객장을 보유한 베네시안 마카오 리조트 호텔 전경.

    ② 중국적인 양식을 가미한 베네시안 호텔의 카지노.

    ③ 이탈리아 베니스의 풍광을 호텔 내부에 그대로 재현했다.

    하지만 카지노장의 규모로만 베네시안을 설명하는 것은 곤란하다. 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 travel), 컨벤션(Convention), 전시(Exhibition),를 묶은 이른바 M·I·C·E 산업의 화두를 던진 마카오의 ‘대표 복합 휴양지’이기 때문이다.

    먼저 컨벤션센터에는 말쑥한 슈트 차림의 비즈니스맨들로 넘쳐났다. 이곳의 면적(10만8000㎡)은 국내 최대 규모인 일산 킨텍스의 두 배에 달한다. 가족 단위 여행객들은 이탈리아 베니스를 본떠 만든 인공 운하를 배경으로 신나게 사진을 찍었다. 350개의 명품점이 입점한 쇼핑센터에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3000개의 객실이 모두 스위트룸인 베네시안은 투숙률이 90%를 상회한다. 기자의 입에서 탄성이 터져 나오게 한 장소는 ‘특별한 소수’만 들어갈 수 있다는 VVIP룸.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넓은 방과 마사지룸, 개인용 수영장 등 호화 시설을 갖췄다. 베네시안 호텔 관계자는 VVIP룸에 대해 “세계적 명성의 셀러브리티가 올 때 언제나 개방할 수 있도록 (일반인의) 예약을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호텔과 비교해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가 있었다. 베네시안 마카오는 ‘라스베이거스 버전’의 디자인과 운영방식을 그대로 계승하되, 기와지붕이나 창살무늬 등 중국적 디테일을 가미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세계 3대 카지노 거물’의 각축장

    ‘중국의 관문’ 마카오가 아시아의 중심 관광도시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 조직 폭력배나 마약조직이 들끓는 ‘어둠의 카지노 도시’라는 이미지를 넘어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컨벤션 · 휴양 도시’로 변모하는 중이다.

    440년간 포르투갈령(領)이었던 마카오는 1990년 중국에 반환돼 지금은 ‘중화인민공화국 특별행정구’로 불린다. 인구 55만명의 이 작은 도시는 마카오반도와 타이파섬, 콜로네아섬 등 3개 지역으로 구성돼 있다. 총 면적은 29.2㎢로, 서울 종로구(24㎢)보다 조금 넓다. 이는 18세기 마카오의 면적(10㎢)에 비해 약 3배 증가한 수치다. 토지난을 겪는 마카오 정부가 해안 매립을 통해 땅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간 결과다.

    마카오는 1850년대 도박 산업을 합법화한 이래 카지노를 중심으로 발전해왔다. 마카오의 카지노 시장은 1962년 스탠리 호가 사업권을 획득한 후 2001년 8월까지 약 40년간 독점해왔다. 홍콩에서 태어나 강력한 중국 정·재계 인맥을 갖춘 그는 국내총생산(GDP)의 40% 이상을 창출해왔다. 그가 정부에 낸 세금이 정부 세수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할 정도였다. 마카오에 거주하는 한국인 최용철씨는 “이곳 사람들에게 스탠리 호는 마카오를 먹여 살린 신적인 존재로 통한다”고 말했다.

    스탠리 호가 최대 주주로 있는 SJM홀딩스는 그랜드 리스보아, 리스보아 등 20개의 카지노 호텔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약 180억달러(약 20조970억원)에 달한다. 그는 2009년 뇌수술을 받은 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최근 재산 분배를 둘러싸고 스탠리 호의 가족들이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어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마카오 카지노가 세계적으로 도약한 것은 중국 정부가 외국계 회사에 카지노 사업 문호를 개방하면서부터다. 2001년 8월 법령으로 독점체제를 철폐한 마카오 정부는 2002년 공개제안과 심사를 거쳐 SJM홀딩스 외에 샌즈, 윈 리조트, 갤럭시, MGM그랜드 등 모두 6개 업체에 새로운 카지노 면허를 내줬다. 이 6개 면허사업자가 운영하는 카지노 장은 33개다. 문을 여는 카지노 숫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해외 자본 유치·자율화 정책으로 ‘아시아 엔터테인먼트 수도’ 도약
    ▲ 그랜드 리스보아 호텔과 리스보아 호텔의 주요 시설

    ① 마카오의 상징인 연꽃을 모티프로 설계한 그랜드 리스보아 호텔은 마카오의 랜드마크로 통한다.

    ② 그랜드 리스보아의 로비는 화려한 샹들리에와 연꽃 모양의 연못으로 장식돼 있다.

    ③ 그랜드 리스보아의 실외 수영장.

    최고의 지정학적 이점

    가장 먼저 마카오에 뛰어든 것은 ‘세계 카지노 재벌’인 셸던 아델슨(Sheldon Adelson) 미국 샌즈그룹 회장이다. 그는 2004년 마카오에 최초의 외국 자본 카지노인 ‘샌즈 마카오’를 세웠다. 샌즈는 1년 만에 투자 금액을 모두 회수했다. 당시 왜 마카오를 투자처로 선택했느냐는 질문에 아델슨 회장은 다음과 같이 답했다.

    “10억 인구가 비행기로 2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고, 세계 인구 절반인 30억명이 5시간 내 도착 가능하다.”

    중국령 중 유일하게 카지노 설립이 허용됐고, 최고의 지정학적 이점을 지녔다는 점에서 마카오는 해외 투자자에게 매력적이었다.

    이어 샌즈그룹은 2007년 코타이 지구에 세계 최대 규모 카지노인 베네시안 마카오 리조트 호텔을 지었다. 이곳이 한국인에게 친숙한 이유는 매스미디어를 통해 활발한 홍보·마케팅을 벌였기 때문이다. KBS 인기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서 이곳은 극중 주인공인 구준표(이민호 분)가 경영하는 호텔로 등장했다. 호텔 안을 흐르는 운하는 금잔디(구혜선 분)와 윤지후(김현중 분)가 즐거운 한때를 보내던 로맨틱한 배경이 됐다.

    그뿐인가. 1만5000명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코타이 아레나에서는 지난해 11월 케이블TV Mnet의 연말시상식 ‘2010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2010 MAMA)’가 열렸다. 이 프로그램은 아시아 10개국에 생중계돼 홍보 효과가 컸다. 코타이 아레나는 세계적인 팝스타 비욘세와 셀린드 디온, 레이디 가가 등이 콘서트장으로 택할 만큼 최고의 음향 시설과 규모를 갖췄다. 케빈 클레이튼 베네시안 마카오 마케팅 총괄 부사장은 “미디어에 호텔을 노출하는 데 상당한 비용이 들지만, 홍보효과를 감안하면 비용 효율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라이벌 라스베이거스의 4배

    ‘라스베이거스 도박왕’ 스티브 윈도 마카오에 발빠르게 진출했다. 그는 2006년 리스보아 호텔의 건너편에 윈 호텔을 열었다. 마카오가 ‘세계 카지노 업계 3대 거물’인 셸던 아델슨 샌즈 회장, 스티브 윈(Steve Wynn) 윈 리조트 회장, 스탠리 호 SJM 회장의 각축장이 된 것이다.

    그렇다면 세 거물이 마카오에서 거둔 성과는 어떨까. 현재 20개의 카지노 호텔을 보유한 SJM이 31%의 시장점유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어 샌즈 마카오, 베네시안 마카오 리조트 호텔, 플라자 마카오 등 3개의 카지노 호텔을 보유한 샌즈그룹이 20%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단일 카지노 호텔의 매출을 비교한다면, 샌즈그룹이 우위에 있는 셈이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자본과 영국·홍콩·호주 등지의 대형 투자자가 몰려들면서 마카오의 경제는 무서운 속도로 성장했다. 마카오 카지노 시장 매출액은 2006년 처음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제친 이래, 5년째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이제는 그 수입 규모가 라스베이거스의 4배에 달한다.

    마카오의 연도별 카지노 수입을 자세히 들여다보자. 1월 마카오 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마카오의 카지노 수입은 1883억4300만파타카(마카오의 화폐 단위·약 28조원)로 2009년 카지노 수입보다 무려 57.8% 급증했다.

    마카오의 카지노 수입 증가세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잠시 주춤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최근 8년간 연평균 31%씩 고속성장을 해온 셈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는 2010년 말 현재 마카오의 카지노 수입이 2007년보다 2배, 2005년보다 4배, 2002년보다 8배 이상 커졌다고 보도했다.

    해외 자본 유치·자율화 정책으로 ‘아시아 엔터테인먼트 수도’ 도약
    해외 자본 유치·자율화 정책으로 ‘아시아 엔터테인먼트 수도’ 도약
    ▲ 샌즈 마카오의 주요 시설

    ① 마카오 최초의 외국 자본 카지노인 샌즈 마카오 전경.

    ② 샌즈 마카오의 카지노 객장에서 바카라 게임을 즐기는 관광객들.

    ③ 샌즈 마카오는 마카오에 라스베이거스 스타일의 카지노를 새롭게 선보였다.

    마카오의 카지노 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마카오 정부의 카지노 규제 완화 및 자율화 정책이 첫손에 꼽힌다. 에드먼드 호 초대 행정장관은 40여 년간 지속돼온 카지노 독점체제를 허문 주역. 그는 “마카오가 일류 국제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카지노와 컨벤션, 휴양,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두루 갖춘 산업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자율적 경쟁은 마카오 카지노 산업의 질적·양적 성장을 동시에 가져왔다. 마카오의 터줏대감인 스탠리 호의 SJM은 라스베이거스 발(發) 카지노 공습에 맞서 ‘그랜드 리스보아’를 2007년 개장했다. 경쟁자의 출현이 독점에 익숙해 있던 SJM을 자극했음은 물론이다.

    해외 자본의 진출은 마카오에 관광 산업에 대한 새로운 스탠더드를 제시했다. 과거 카지노 외에 즐길 거리가 부족했던 이곳은 라스베이거스의 영향을 받아 ‘가족형 휴양지’로 거듭나는 중이다.

    코타이 지구에 위치한 엔터테인먼트 리조트 ‘시티 오브 드림’은 카지노 외에도 멀티미디어쇼 ‘용의 보물’로 유명하다. 돔 형태의 극장에서 상영되는 웅장한 쇼는 실제로 관객이 해저 세계를 모험하는 듯한 착각을 느끼게 했다. 다른 나라 이벤트 전문가들도 이 쇼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시티 오브 드림’을 다녀갔을 정도다.

    윈 호텔의 히트상품은 ‘행운나무쇼’다. 호텔 건물의 천장이 열리면 디지털 화면이 펼쳐지고, 바닥 아래에서는 금빛을 한 나무가 솟아오른다. 형형색색의 빛을 받아 색깔을 달리하는 이 나무을 향해 사람들은 동전을 던지며 소원을 빌었다. 두 쇼 모두 마카오에서만 관람할 수 있는 특별한 볼거리다.

    사실 마카오는 카지노 리조트의 기반시설이나 콘셉트의 다양성 면에서 아직 라스베이거스에 비해 부족한 면이 많다. 하지만 미국과 홍콩 자본이 마카오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정면 승부를 벌이고 있는 만큼, 앞으로 독특한 테마를 지닌 카지노 리조트가 끊임없이 출현할 것이다.

    현재 마카오에서 가장 주목할 곳은 코타이 지구다. 2015년까지 수십 개의 카지노 호텔 리조트와 컨벤션 센터, 쇼핑몰 등을 건설해 ‘아시아 최고의 휴양지’로 변모시키는 ‘코타이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대를 모으는 것은 홍콩의 갤럭시 엔터테인먼트그룹이 올해 개장할 ‘갤럭시 메가 리조트’다. 태국의 왕국과 사원을 테마로 잡은 이 리조트는 ‘세계에서 가장 큰 파도 풀을 지닌 워터파크’를 선보일 예정이다. ‘갤럭시 메가 리조트’는 코타이 지구에서 수년간 주도권을 잡아온 베네시안 마카오 리조트 호텔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VIP가 전체 수입의 70% 올려

    내기와 게임을 즐기는 중국인의 ‘친(親)도박성’도 마카오 시장을 빠르게 키워온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최근 유럽계 증권회사 CLSA의 관계자는 “중국 부자들이 마카오에서 돈 보따리를 많이 풀었기 때문에 폭발적인 성장이 가능했다”고 분석했다. SCMP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마카오의 전체 카지노 수입이 57.8% 성장할 때, VIP로부터 나온 수입은 무려 73%나 급증했다. 마카오 카지노의 VIP 손님들은 전체 카지노 손님의 10% 미만이지만, 이들의 매출은 전체 카지노 수입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세계 카지노는 이렇듯 중국의 ‘슈퍼 리치’들을 잡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최근 카지노를 개장한 싱가포르는 마카오 시장을 위협할 나라로 떠올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가까운 마카오에만 33개의 카지노가 있는데 중국인들이 굳이 싱가포르까지 건너갈 확률은 낮다”고 분석했다. 중국 본토에 카지노 설립을 허용하지 않는 한, 마카오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예상이다.

    해외 자본 유치·자율화 정책으로 ‘아시아 엔터테인먼트 수도’ 도약
    ▲ MGM 그랜드 호텔의 주요 시설

    ① 3가지 색의 블록을 층층이 쌓아놓은 듯한 MGM 그랜드 호텔의 외관.

    ② 다양한 미술작품이 전시된 메인 로비.

    ③ 호텔 내부에 위치한 그란데 프라카 광장.

    마카오는 지구상의 어느 도시보다 드라마틱한 역사를 지녔다. 과거 서양의 발달된 문물과 과학기술이 중국으로 들어가는 통로였던 이곳은 21세기 동·서양의 거대 자본이 몰리는 산업 중심지로 변모했다. 이 모든 게 가능했던 건 사통팔달의 입지 때문이다.

    ‘아시아 엔터테인먼트 수도’를 표방하는 마카오의 행보는 카지노 합법화를 통해 경제 활성화를 꿈꾸는 다른 국가들에 여러 가지 시사점을 준다. 해외 관광객이 어디서나 편리하게 방문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고, 부가적인 즐길거리를 늘리는 것은 한국형 카지노가 앞으로 고민해야 할 대목이다.

    케빈 클레이튼 베네시안 마카오 마케팅 총괄 부사장

    “편의성과 브랜드 파워로 아시아 시장 공략”


    해외 자본 유치·자율화 정책으로 ‘아시아 엔터테인먼트 수도’ 도약
    미국 샌즈그룹은 마카오에 카지노의 춘추전국시대를 연 일등공신이다. 2004년 최초의 외국 자본 카지노인 ‘샌즈 마카오’를 설립한 이래, 베네시안 마카오 리조트 호텔과 플라자 마카오를 잇달아 개장했다. 샌즈그룹은 마카오가 음습한 구식 카지노 도시에서 벗어나 ‘아시아의 라스베이거스’로 도약하는 데 불을 댕겼다. ‘뉴 마카오’를 이끄는 샌즈그룹의 전략과 계획을 듣기 위해 케빈 클레이튼 베네시안 마카오 마케팅 총괄 부사장을 만났다.

    -베네시안 마카오 리조트 호텔의 규모에 놀랐다. 얼마나 투자했는가?

    “베네시안 호텔을 짓는 데 약 25억달러(약 28조원)가 들었다. 단일 카지노로서는 세계 최대 규모이며,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호텔보다는 두 배가 크다. 베네시안 마카오 리조트 호텔의 목표는 컨벤션, 카지노, 엔터테인먼트, 휴양, 쇼핑 등을 모두 즐길 수 있는 복합 리조트가 되는 것이다. 베네시안은 다양하고 폭넓은 ‘매스 마켓’을 보유한 동시에 VIP고객을 위한 럭셔리 숍도 함께 갖고 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호텔과 차이점이 있다면?

    “디자인이나 서비스는 라스베이거스 스타일을 그대로 따랐다. 핵심 차이는 거대한 중국 시장을 등에 업고 있다는 점이다. 매달 마카오를 찾는 약 200만명의 방문객 중 중국인이 50%를 차지한다.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호텔의 경우, 그 자체가 컨벤션센터에 가깝다. 2006년부터 컨벤션 매출이 카지노 매출을 넘어섰을 정도다.”

    -고객의 국적 비율은 어떻게 되나? 아시아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이 있다면?

    “앞서 말했듯 관광객의 절반은 중국 본토에서 온다. 나머지 27%의 관광객은 홍콩에서 온다. 한국은 다섯 번째로 큰 시장이다. 아시아인을 끌어들이는 전략은 ‘좋은 입지’와 강력한 브랜드 파워다. 우리는 가격 대비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자부한다.”

    -베네시안 마카오의 투숙률이 90% 이상이라고 들었다. 그 비결은 무엇인가?

    “가장 큰 이유는 편의성이다. 고객이 쉽게 베네시안을 찾을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였다. 호텔 안에서 비행기 얼리 체크인이 가능한 것도 우리만의 장점이다. 카지노는 물론 비즈니스, 쇼핑, 놀이, 쇼 관람 등 모든 것을 이 안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 경쟁력이다.”

    -샌즈그룹의 자회사 샌즈차이나가 보유한 3개 카지노 호텔은 각각 어떤 특성을 갖고 있는가? 각각의 호텔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먼저 샌즈 마카오는 ‘진정한 카지노(au-thentic casino)’다. 마카오에 정통 라스베이거스 스타일 카지노를 처음 소개하며, 새로운 스탠더드를 제시했다. 베네시안 마카오 리조트 호텔은 ‘장엄함과 화려함(grandeur & opulence)’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플라자 마카오는 ‘개인화된(personalized) 공간’이 가장 큰 특징이다. 다른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고 조용히 호텔에 머물길 원하는 고객을 만족시킨다.”

    -코타이 지구에서 카지노장과 대형 복합 리조트 건설이 한창이다. 이렇듯 치열한 경쟁에 어떻게 대처해나갈 것인가?

    “경쟁은 좋은 것이다. 많은 호텔이 한 지역에 들어서면, 이곳을 찾는 방문객도 더욱 늘어난다. 호텔은 고객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치열한 경쟁은 호텔이 진화하는 중요한 기회가 된다.”

    -향후 마카오의 전망은?

    “앞으로도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갈 것이다. 카지노 매출은 기본이고, 엔터테인먼트, 레스토랑 등 비(非)카지노 분야의 매출도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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