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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증권의 참 이상한 노사갈등

“4연임 노조위원장이 경영·인사 개입”(使) “외부 인사가 회사 망치고 있다”(勞)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현대증권의 참 이상한 노사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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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노조위원장 임기는 2010년 10월말까지였다. 그러나 노조는 임기 만료 6개월을 앞둔 2010년 4월에 후보등록을 받고 조기에 선거를 실시했다. 출마 요건도 한층 강화했다. 이전 노조위원장 선거에서는 위원장 후보를 포함해 러닝메이트 2명이 출마하도록 했던 것을 이때부터 위원장 후보 포함 러닝메이트 3명으로 총 4명이 동시에 출마하도록 했다. 조기에 선거를 실시하고 출마요건을 강화한 것을 두고 현대증권 일부에서는 “민 위원장이 3연임을 하기 위해 꼼수를 쓴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현대증권의 한 직원은 “지점에서 영업을 뛰는 사람은 입사동기 만나는 것조차 쉽지 않다. 그런 마당에 다른 직군의 사람과 러닝메이트로 의기투합해 노조 경선에 나간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고 전했다.

2010년 4~5월에 걸쳐 치러진 11대 노조위원장 선거에는 2명의 경쟁 후보가 출마했다. 선거기간 중 한 후보는 ‘일신상의 이유’를 들어 사퇴했고, 3연임에 도전하는 민 위원장과 정모 후보 등 두 후보의 맞대결 구도로 치러졌다. 민 위원장 등은 당시 현대건설 인수를 둘러싸고 범(汎) 현대가(家)가 인수전에 나서는 상황을 언급하며 ‘현대그룹의 경영권 위기는 조합원의 고용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이에 맞서는 정모 씨 등은 ‘새로운 패러다임의 노사관계 구축’과 ‘임금, 복지를 향상시키는 실용노조’를 기치로 내걸었다.

양자 대결로 치러진 11대 노조위원장 선거는 부정선거 시비로 얼룩졌다. 선관위와 양 후보 진영에서 지점 분회 투표일자를 5월 7일 하루로 합의했던 것을 선관위가 5월 6일부터 7일까지 양일간 실시하는 것으로 투표기간을 연장한 것이 논란을 불렀다. 우여곡절 끝에 실시된 투표에서 민 위원장은 67.3% 득표로 3연임에 성공했다. 정모 후보는 30.2% 지지를 받는 데 그쳤다.

부위원장 후보 3명 확보해야



선거는 끝났지만 후유증은 계속됐다. 낙선한 측에서 노조임원선거 무효 소송과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소송 등을 잇달아 제기한 것. 그러나 법원은 두 건의 소송을 모두 기각했다.

소송이 마무리된 뒤 지난해 1월 노조는 중앙집행위원회와 전국대의원대회를 열고 낙선한 경쟁 후보와 함께했던 러닝메이트와 선거운동원 등 7명에 대해 조합원 제명을 결의했다. 선거에 출마해 민 위원장과 경쟁했던 정 씨는 선거 직후 노조를 자진사퇴해 제명 대상에서 빠졌다. 그러나 정 씨와 함께 러닝메이트로 출마한 이들과 선거관리위원, 선거운동원으로 활동한 이들은 모두 제명됐다. 노조가 밝힌 이들의 제명 사유는 ‘노조 임원 선거 과정에 회사의 개입과 이에 동조한 사실’ 등이 이유였다. 정 씨는 “노조 측의 고발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경선에 나선 상대 후보 진영 인사들을 제명한 것을 두고 현대증권 일부에서는 ‘경선으로 3연임에 성공한 민 위원장이 잠재적 경쟁 상대 진영을 초토화함으로써 다시는 경선에 나서지 못하게 싹을 자르려 한 것’이란 얘기가 나왔다.

경쟁자들을 제명한 덕분인지 몰라도 민 위원장은 지난 7월 치러진 제12대 노조위원장 선거에 단독 출마해 순조롭게 4연임에 성공했다. 임기는 2016년 6월 말까지다. 만약 그가 임기를 채우면 16년간 노조 상근자로 근무하고 그 가운데 12년을 노조위원장으로 재임하는 진기록을 세우게 된다.

그가 노조위원장에 4연임하는 동안 노조위원장 출마요건은 매번 조금씩 달라졌다. 그가 위원장이 되기 전에는 위원장을 포함해 부위원장 후보 1명이 러닝메이트로 출마했다. 그가 처음 위원장 후보로 출마한 9대 선거 때에는 러닝메이트 수를 2명으로 늘려 위원장 후보를 포함, 총 3명이 함께 출마하도록 출마 요건을 강화했고, 연임에 나선 10대 선거 때부터는 3명 동시 출마를 의무조항으로 규정했다. 즉 부위원장 후보를 최소 2명 이상 확보해야 위원장 출마가 가능하도록 요건을 강화한 것. 경선으로 치러진 11대 선거 때부터는 러닝메이트 수를 1명 늘려 위원장 후보를 포함 모두 4명이 러닝메이트로 출마하게 하는 등 요건이 한층 까다로워졌다.

“러닝메이트 요건을 강화하면 누구에게 유리하겠어요? 기득권이라는 게 있지 않겠어요? 노조 상근자로 몇 년 동안 조합원을 만나고 다니면서 밥 먹고 차 마시던 사람과, 지점에 처박혀서 영업 현장을 뛰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출마해 전국 조합원을 상대로 한 노조 선거에서 맞붙어 승리한다는 것이 과연 가능하겠어요?”

현대증권 전직 조합원의 얘기다. 노조 규약에는 위원장이 연임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지만 민 씨가 노조위원장을 맡기 전까지 현대증권 노조위원장은 단임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고 한다. 4연임에 성공한 민 위원장이 5연임에도 성공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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