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000번째 계단 위에 만들어놓은 승선방에서 남천문으로 오르는 가파른 계단.
황제들의 즉위의식 ‘봉선’
남천문을 뒤로하고 가파른 계단을 따라 동쪽으로 30분쯤 더 올라가면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사찰 벽하사(壁霞祠)에 이른다. 송대(1016년)에 창건된 이 절에는 태산의 여신 ‘벽하원군’이 모셔져 있는데, 중국의 옛 황제들이 즉위할 때‘봉선(封禪)’의식을 행하던 장소다. 봉선의식은 황제가 자신의 즉위를 하늘에 고하고 태평성대를 기원하던 행사. 지금도 ‘묘회’라는 이름으로 해마다 봄철에 재연 축제가 열리고 있다.
벽하사 위쪽으로는 공자의 위패를 모셔둔 사당이 자리잡고 있다. 규모나 세련미에서 공자의 고향인 취푸(曲阜)에 있는 대성전과 비교할 수 없지만, 웅장하고 아름다운 사당은 방문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공자의 사당에서 다시 수백 개의 계단을 더 오르면 태산의 최고봉인 천주봉(天柱峰)에 이른다.
해발 1545m 정상에는 옥황전(玉皇殿)이라는 건축물이 자리잡고 있다. 옥황상제에게 제사를 지내던 이 건물의 주변에는 태산을 방문했던 황제와 문인들의 흔적을 간직한 유적지가 곳곳에 흩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