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7월호

캐슬파인GC

명문골프장 탐방

  • 글 |조성식 기자 mairso2@donga.com 사진│김형우 기자 free217@donga.com

    입력2011-06-23 13: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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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슬파인GC
    캐슬파인은 친환경 골프장으로 이름나 있다. 코스 내의 언덕과 계곡, 저수지가 자연 그대로다. 야생식물의 보고(寶庫)로 660종 80만본이 자라고 있다. 5개의 가든과 2개의 공원에는 두메부추, 각시원추리, 붉은새덤, 새끼노루귀 따위의 희귀식물이 그득하다. 가끔 그린 위로 가재가 올라오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한다. 모든 홀이 독립돼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는 것도 큰 매력. 18홀 내내 앞뒤 팀만 보일 뿐이다. 홀들이 숲으로 둘러싸여 외부와 완벽하게 차단돼 있기 때문. 그늘집에서 음식을 안 팔고 음료만 제공하는 점도 이채롭다. 현재 국내 유일의 남자 매치플레이인 먼싱웨어 챔피언십 64강전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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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레이크 1번홀 할미꽃 종자와 붓꽃. 2 밸리 1번홀 둥근잎 꿩의비름. 3 레이크 5번홀 깽깽이풀.



    캐슬파인GC
    고백하자면, 캐슬파인은 내 첫사랑이다. 3년 전 가을 이곳에서 머리를 올렸기 때문이다. 채 잡은 지 한 달 만이었다. 당시 상황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딱 하나 생각나는 건 캐디가 무척 친절하고 아름다웠다는 것. 동반한 친구들 말로는 내가 공은 안 보고 캐디 얼굴만 쳐다봤다나. 밸리(Valley) 코스 6번홀(파5, 575야드). 워터해저드를 가득 메운 개구리밥이 인상적이다. 레이크(Lake) 코스 2번홀에서 3번홀로 넘어가는 꼬불꼬불한 300m의 숲길은 데이트코스로 그만이겠다. Z자형인 4번홀(파5, 527야드)에 들어서면 우측으로 생태공원이 펼쳐진다. 그린 앞에선 허브가든이 상큼한 향기를 내뿜는다. 마지막 9번홀(파5, 500야드). ‘회자정리(會者定離)’라. 담쟁이로 뒤덮인 벼락 맞은 소나무에 아쉬움과 그리움을 걸어놓고 더딘 발걸음을 옮긴다.

    ▼ 알쏭달쏭 골프상식

    잠정구 치는 요령 _ 잠정구는 원구가 분실되거나 OB가 날 가능성이 높을 때 치는 볼이다. 워터해저드 쪽으로 날아간 경우는 칠 수 없다. 잠정구는 반드시 볼을 찾으러 나가기 전에 쳐야 한다. 볼을 찾다가 원위치로 돌아와 칠 수 없다는 얘기다. 잠정구를 치고 나서 5분 안에 원구를 못 찾으면 한 벌타 먹고 잠정구로 플레이를 속행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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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걸음은 빠르게, 샷은 느리게.” 영화배우 리처드 기어를 닮은 김상일 사장의 위트 넘치는 답변이다. 경영철학이 ‘슬로 시티(Slow City)’라기에 “필드에서 천천히 걸으라는 얘기냐”고 농을 걸자 그렇게 받아친 것이다. ‘한국슬로우시티본부’ 부위원장인 그는 ‘느린 삶’의 철학을 골프장 경영에 적용하고 있다. 자연보존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 자연친화 경영이 그것이다. 월트디즈니코리아와 프라임엔터테인먼트 사장을 지낸 영화인 출신답게 문화와 예술에도 관심이 많다. 클럽하우스 앞 광장에서는 음악회가 열리고 로비는 화랑으로 활용되고 있다. 고객감동 서비스를 위해 직원 교육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캐디들에게 골프 레슨비를 지원하고, ‘골프 아카데미’를 통해 직원들에게 경영마인드를 심어주고 있다. 김 사장이 이곳에 부임한 것은 안부치 부회장과의 오랜 인연 덕분이다. 두 사람은 ‘비운의 기업’인 국제상사 선후배 사이다. 20여 개의 골프장을 개발하고 운영해 ‘골프계의 전설’로 불리는 안 부회장은 전국캐디골프대회를 창설하고 후원자로 활동해왔다.

    캐슬파인GC

    김상일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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