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플랫폼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네트워크로 구성됐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그 다음엔 서비스 전쟁
20년 전 처음 컴퓨터를 사용할 때만 해도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컴퓨터가 출시됐다. XT, AT 386, 486, 펜티엄…. 매번 새로운 중앙처리장치(CPU)가 탄생했고 이에 맞는 최신 그래픽 카드, 하드디스크가 뒤이어 등장했다. 최신형 컴퓨터는 금세 구형이 됐다.
1998년 펜티엄MMX가 출시되면서 하드웨어 속도 경쟁은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윈도 98’이라는 훌륭한 운영체제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윈도 98이라는 운영체제(OS)가 등장하면서 SW시장이 표준화됐다. 자연히 속도경쟁은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이후 시장의 성장은 초고속 인터넷이 이끌었다. 1998년 케이블 모뎀이 출시되면서 초고속 인터넷이 등장했고 이로 인해 ‘WWW(world wide web)’이 빠르게 보급됐다. 2000년대에 접어들며 인터넷 시대가 활짝 열렸다. 일련의 과정을 살펴보면 ‘플랫폼의 진화’를 단계별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시장 진입기에는 하드웨어 경쟁이 본격화하고, 시장 성장기에는 소프트웨어가 표준화했고, 시장 성숙기에는 고속 인터넷이 등장한 것.
그런데 기술이 상향 평준화되면 우리 눈에는 ‘핵심 서비스’만 남는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컴퓨팅 환경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WWW이다. 그 WWW 중에서도 네이버 검색과 다음카페, 네이트 싸이월드 등 대표 서비스가 가장 중시된다. 소비자는 컴퓨터가 어디에서 제조한 제품이고 그 안에 어떤 CPU와 그래픽카드가 들어 있는지 모른다. 운영체제 버전이나 초고속 인터넷 브랜드 역시 소비자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스마트폰 스펙전쟁 내년이면 끝난다
기술 진화 과정 최후에는 네트워크 속도가 있다.
하지만 컴퓨터 하드웨어 경쟁처럼, 스마트폰 하드웨어 스펙 경쟁도 언젠가 끝날 것이다. 기술이 상향 평준화되면 기술에 집중하지 않고 그 기술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와 콘텐츠에 집중하기 마련이다.
4G LTE의 특징.
좀 더 빠른 모바일을 원하는 시점이 도래하고 그 네트워크가 보급되면, 모바일 플랫폼은 커다란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초고속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WWW이라는 새로운 플랫폼이 커다란 산업의 혁신을 이끈 것처럼, 4G LTE가 도래하면 모바일 플랫폼 역시 커다란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4G, 4차선 아닌 16차선
LTE의 가장 큰 장점은 속도가 빠르다는 것. 속도가 빠르다는 것은 데이터 용량을 생각하지 않고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 덕에 영화나 음악, TV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 서비스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또한 이들 서비스를 스트리밍 방식(인터넷에서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재생하는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다. 미리 스마트폰에 데이터를 다운로드하지 않고도 필요로 하는 콘텐츠를 즉각적으로 전송하면서 볼 수 있다.
굳이 스마트폰에 데이터를 저장할 필요가 없기에 스마트폰 메모리도 클 이유가 없다. 이로 인해 DMB TV와 같이 전파 방식의 TV 시청도, LTE를 기반으로 한 데이터 기반의 TV 시청으로 바뀔 것이다. 물론 이 같은 기술 덕분에 서로 얼굴을 보면서 화상통화를 하는 서비스나 모바일 인터넷 전화(VoIP)도 활성화될 것이다. 심지어는 무료 통화, 무료 메신저 서비스가 더욱 활성화되는 계기가 조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3G가 휴대전화에만 장착되는 네트워크였다면, 4G LTE는 WiFi(와이파이) 같이 노트북과 아이패드, 태블릿PC 그리고 TV와 내비게이션 등 다양한 디바이스에 내장될 것이다. 점차 네트워크에 연결되는 디바이스의 종류와 개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하여 기기와 기기 간 데이터를 주고받는 M2M(Machine to Machine)이 활발해지는 것은 당연지사. 4G는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스마트폰뿐 아니라 좀 더 많은 디바이스에서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준다.
애플 iCoud를 소개하는 스티브 잡스.
6월6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발표한 애플의 iCloud는 4G LTE 시대를 겨냥한 서비스다. iCloud에는 아이폰으로 촬영한 사진과 맥(Mac)에서 저장한 수많은 문서 그리고 애플이 확보한 음악과 각종 영화 콘텐츠가 저장된다. iCloud 속 데이터는 사용자의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팟터치, 맥 등에서 연결할 수 있다. Apple ID 하나만 있으면, 모든 애플의 디바이스에서 iCloud에 저장된 콘텐츠, 데이터에 연결할 수 있다. 굳이 디바이스에 저장하지 않은 데이터라 할지라도 실시간으로 연결해서 데이터를 열람할 수 있다. 4G LTE를 ‘스마트폰의 날개’라고 부르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