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저드에 빠지고 싶어 빠지는 골퍼는 아무도 없다. 그런데 이상하게 “해저드를 조심하라”고 일러주면 꼭 해저드에 빠지게 된다. 해저드를 넘겨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잔뜩 힘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해저드를 피하기 위해 어드레스를 잘못 섰다가 당기거나 밀어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해저드가 없다고 스스로를 세뇌하고 볼을 쳐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코스 난이도를 조절하는 또 다른 요소는 각 홀의 거리와 그린의 레이아웃 등이다. 달리 말해 거리가 길고 그린이 어려운 홀은 공략하기 쉽지 않다. 가장 어려운 홀은 핸디캡 1번 홀이고, 반대로 가장 쉬운 홀은 핸디캡 9번 홀이 된다. 대개의 골프장은 인터넷 홈페이지나 스코어카드에 각 홀의 핸디캡 정보를 제공한다. 이 정보는 홀을 공략하는 골퍼에게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공격적으로 공략해야 할 홀과 지켜야 할 홀을 구분해주는 팁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골프장에서 핸디캡 1번 홀로 정한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다. 핸디캡이 높은 홀은 상대적으로 스코어에 미치는 영향력이 그렇지 않은 홀보다 크다. 이런 홀은 달려들지 말고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티샷 할 때부터 가벼운 마음으로 보기를 목표로 하면 그 이상의 좋은 결과도 얻을 수 있다. ‘파와 같은 보기’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이다. 반면 난이도가 낮은 홀은 공격적으로 공략해 타수를 벌어놓을 수 있다. 이처럼 홀의 난이도에 따라 적절한 공략법을 구사할 수 있으려면 사전에 수고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티샷을 하기 전에 스코어카드를 확인하는 것은 스코어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골프의 묘미를 배가한다.
홀 특성에 따른 적절한 공략법
파3홀 4개, 파4홀 10개, 파5홀 4개. 대개의 골프장 18홀은 이렇게 구성돼 있다. 아마추어 골퍼의 경우 파3홀과 파5홀을 어떻게 공략하느냐에 따라 성적이 달라질 수 있다. 파3홀은 그나마 아마추어가 버디를 노려볼 만한 홀이다. 그렇다고 핀을 직접 공략하라는 뜻은 아니다. 대부분 홀컵이 그린 중앙에 꽂혀 있지 않기 때문에 세컨드샷을 트러블샷으로 해야 할 상황에 놓이기 쉽다. 고수가 아닌 이상 파3홀을 공략할 때 그린 중앙을 보고 티샷을 하는 게 가장 안전하다. 스코어카드에 파를 적어낼 수 있는 확률도 높아진다.
파5홀을 공략할 때는 세컨드샷의 선택이 스코어를 가름한다. 파5홀에서 비거리가 웬만큼 나지 않는 아마추어 골퍼는 투온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세컨드샷에서 아이언과 우드, 혹은 하이브리드를 놓고 고민에 빠지게 된다. 이때 중요한 선택 요건은 그린까지 내가 편안한 거리를 얼마나 남겨둘지에 달려 있다. 세컨드샷의 라이가 어떤지도 점검해야 한다. 우드는 라이가 좋고 어프로치샷에 어느 정도 자신이 있을 때 빼어 드는 게 낫다. 상대적으로 민감한 클럽인 우드로 실수를 하면, 기회의 파5홀이 스코어를 망치는 주범이 될 수 있는 까닭이다.
웨지나 퍼터는 좀 더 세밀한 감각을 요구하는 클럽이다. 한 번의 잘못된 샷으로 눈앞에서 한두 타를 잃어버리기 일쑤다. 볼을 끝까지 보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미리 결과를 알고 싶은 욕심 탓에 샷을 하기 전에 어느새 눈은 목표물을 먼저 쫓아가 있다. 어프로치샷은 떨어지는 지점이, 퍼팅은 볼이 휘어지는 지점이 결과를 좌우한다. 볼을 끝까지 보느냐, 그러지 않느냐에 따라 볼이 떨어지는 곳과 휘어지는 지점이 턱없이 차이 난다. 어느 순간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18홀을 도는 동안 과욕을 버리고 집중력을 유지하는 정도에 따라 스코어는 달라진다. 여기에 한 가지를 덧붙이자면 나만의 코스 공략법을 세워놓는 노력이다. 그러면 실력은 조금씩 나아지고, 라운드는 좀 더 여유로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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