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2월호

휜 척추 수술 없이 바로 펴는 신교정술

  • 안영배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입력2006-12-27 11: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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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들어 등뼈가 휜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등뼈가 옆으로 휜 척추측만증은 청소년기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이런 증상은 인체 장부 기능을 저하시키고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준다. 취학기 자녀를 둔 부모들은 아이의 등뼈가 휘지나 않았는지 잘 살펴보아야 한다. 》
    올해 중1년생 딸을 둔 주부 Y씨(경기도 일산 거주)는 겨울방학을 맞아 집에서 쉬고 있던 딸을 지켜보다가 깜짝 놀랐다. 허리를 구부리고 있는 딸의 왼쪽 어깻죽지가 오른쪽보다 유달리 솟아 있었던 것이다. 이상히 여겨 딸의 상의를 벗겨 등을 살펴보니 척추가 똑바르지 않고 S자 모양으로 약간 휘어 있는 것 같았다. 그러고 보니 딸은 서 있는 자세도 한쪽 다리가 짧은 듯 기우뚱한 상태였다. 당황한 Y씨는 딸을 데리고 인근 일산 백병원 척추센터를 찾았다. 목뼈에서 꼬리뼈까지 척추방사선을 촬영한 결과 딸은 척추가 35도 휘어진 ‘척추측만증’으로 진단됐다.

    24마디의 뼈(경추 7개, 흉추 12개, 요추 5개)로 구성된 척추는 정면에서 바라볼 때 일직선, 즉 ‘1’자 모양이 정상이다. 이와 달리 척추가 좌우 옆으로 10도 이상 휘었을 경우 척추측만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척추가 옆이 아닌 앞으로 굽는 증상도 있는데, 이를 ‘척추후만증’이라 하며 흔히 말하는 꼽추병이 그 대표적인 질환이다. 이외에도 척추가 뒤쪽으로 휘는 척추전만증도 있지만, 이는 매우 드문 질병이다.

    그런데 척추가 옆이나 앞으로 휘는 척추 변형은 외관상 문제도 문제지만, 체형 불균형을 초래해 에너지 소모를 크게 하며 흉강(胸腔) 크기를 감소시켜 심폐기능을 저하시킨다. 꼽추인 사람이 정상인보다 일찍 사망하는 원인이 심폐기능 장애와 관계깊다는 것은 스웨덴의 임상 사례에서 확인됐다. 이외에 척추변형은 요통과 척추 통증, 척추 조기 퇴행성 등의 변화를 일으켜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주기도 한다.

    Y씨는 의사의 이같은 설명을 들으면서 딸의 증상을 진작 알아채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휩싸였다. 그러나 척추측만증은 디스크나 요통 등 다른 척추 질환과는 달리 통증이 없기 때문에 환자 자신도 모르고 지낼 수 있다는 말에 어느 정도 위로를 받을 수 있었다. Y씨 딸은 일단 비수술요법인 ‘탄력밴드 교정술’로 척추측만증을 치료해보기로 결정했다.

    요즘 들어 Y씨 딸처럼 등뼈가 휜 척추측만증 환자들이 부쩍 늘고 있다. 지난해에 서울시교육청 산하 학교보건원이 서울시내 480개 초등학교 5,6학년생 21만705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15.1%인 3만2880명이 자세 이상자로 판명됐다. 이는 98년 조사에서 나타난 11.5%보다 훨씬 높은 수치. 또 자세 이상 초등학생(2313명)을 대상으로 한 X선 촬영 결과 척추가 이미 10도 이상 휜 척추측만증 환자도 97명(4.2%)이나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문제는 척추측만증이 이미 진행되고 있는 아이들 외에 자세 이상을 보이는 학생들 가운데서도 척추측만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이 나타난다는 점이다. 학교보건원 관계자는 “자세 이상 학생들은 2, 3년 이내에 척추측만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며 “성장이 거의 끝난 고교 1학년 이상에서는 척추측만증이 발견되더라도 치료가 힘든 상태이기 때문에 자세 이상자 발견을 위한 검진이 초등학교에서 광범위하게 실시돼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척추변형 치료의 세계적 명의

    지난 1월 초순 척추측만증 치료술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석세일(石世一·70) 교수팀을 인제대의대 일산백병원 척추센터에서 만났다. 일산백병원 척추센터는 척추 변형 및 기형치료에 관한 한 국내 최고 수준의 의료진을 갖추고 있다고 자부하는 곳이다.

    석교수팀은 “우리 아이 허리가 휘었어요”하고 걱정하는 부모들을 위해 그간 쌓아온 척추변형 임상 노하우와 최신 치료정보를 ‘신동아’에 공개하기로 했다. 척추 변형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기 때문에 부모들이 이에 대한 의학적 지식을 충분히 알고 있어야 한다는 취지에서였다.

    참고로 일산백병원 척추센터의 좌장인 석세일교수는 국내에서 척추측만증의 ‘산 역사’라고 할 수 있다. 그는 58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 64년에 모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미국으로 건너가 로체스터 의대에서 세계적인 척추 대가인 루이스 골드슈타인 교수를 만나 4년간 사사하고 68년 서울대 의대 교수(정형외과)로 부임했다. 골드슈타인 교수는 60년대 가난한 나라에서 온 석교수가 고국으로 돌아갈 때 척추측만증 수술 기계까지 사주었는데, 이것이 우리나라에서 척추측만증 수술의 시작이 된 셈.

    이후 석교수는 척추변형 수술을 위해 척추경 나사를 척추경에 삽입하는 ‘척추경 나사 고정술’, 척추 분절마다 척추경 나사를 삽입해 교정하는 ‘분절 척추경 나사 고정술’ 등 독창적인 수술법을 개발해 세계 정형외과 의사들로부터 인정을 받았다. 특히 95년 저명한 정형외과 학술지인 ‘스파인(Spine)’지에 발표된 ‘특발성 척추측만증에서 분절 척추경 나사 고정술과 갈고리 고정술의 비교’ 논문은 한국 정형외과 의사들이 가장 많이 인용하는 연구논문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30여년의 임상경험을 축적하고 있는 석교수는 척추측만증 분야에서 이미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의사 중 한명으로 꼽히고 있으며, 국제척추측만증학회에서 매년 워크숍 초청 멤버로 ‘모셔가는’ 인물이기도 하다.

    석교수는 97년 서울대병원에서 상계 백병원 척추센터 소장으로 자리를 이동한 이후 현재 고희의 나이에도 상계 백병원과 일산 백병원의 척추센터를 오가며 인술을 펴고 있다.

    석교수와 팀을 이룬 김원중교수(40) 역시 척추측만증 수술요법 및 비수술요법에서 탁월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는 의사다. 석교수의 서울대의대 제자이기도 한 김교수는 얼마전 석교수와 공동으로 퇴행성 척추측만증 치료에 관한 임상논문을 세계 척추학회지(Journal of Spinal Disorders)에 발표, 또한번 주목을 받기도 했다.

    사춘기가 가장 위험하다

    먼저 척추측만증 등 척추변형 질환의 경우 현재는 뚜렷한 예방 수단이 없기 때문에 질병의 조기 발견과 치료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석교수팀은 강조한다.

    “척추측만증은 척추가 빠르게 성장하는 사춘기(10세~성장 완료기)에서 가장 흔히 발견된다. 사춘기에 척추 변형이 새롭게 발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실제로는 그 이전에 정도가 심하지 않았던 척추 변형이 척추의 성장과 함께 급격히 악화돼 눈에 띄게 되는 것이다. 척추측만증은 그대로 둘 경우 계속 변형이 진행되는데, 성인이 돼서도 1년에 1∼2도씩 진행해 심한 기형을 유발하게 된다.

    척추가 45도 이상 휜 고도 측만증일 경우에는 수술을 해야 하지만 치료 성공률이 높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조기에 발견되는 대로 비수술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특히 척추측만증의 85%를 차지하는 청소년기의 ‘특발성 측만증’(척추체 또는 신경계통의 이상 등 특별한 질환이 없이 발생하는 측만증)은 다른 전신적인 문제가 없는 건강한 아이에게서도 발견되기 때문에 부모는 방심하지 말고 아이의 척추가 일직선을 이루고 있는지 잘 지켜볼 필요가 있다.”

    사실 척추측만증과 후만증(꼽추병) 등 척추변형 치료의 역사는 꽤 깊다. 기원전 4~5세기경의 히포크라테스 시대 이래 이미 척추변형에 대한 구체적인 치료가 시도돼 왔다. 그런데도 이 질환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법을 찾아낼 수 없어서, 그저 죽을 때까지 참고 살아야 하는 천형(天刑)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도 척추변형은 척추외과 분야에서 최대의 난제로 꼽히고 있다.

    이는 척추변형에 대한 정확한 원인이 제대로 밝혀져 있지 않은 것과도 관계가 깊다. 대개 체격에 비해 작은 책·걸상, 무거운 가방, 입시 스트레스, 운동부족 등으로 척추가 휘어진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한다.

    다행히 근자에 이르러 과학 기술과 의학의 획기적인 발전에 힘입어 척추 변형 원인들이 조금씩이나마 밝혀지고 있는데, 척추의 선천적 결함·신경근육성 장애·신경섬유종증·감염·척추의 퇴행성 변화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으며 유전적인 요인이나 호르몬 이상 등도 한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척추측만증은 일단 척추에 원인이 있는 구조성 측만증과, 척추 외의 다른 원인에 측만증세를 보이는 비구조성 측만증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중 비구조성 측만증은 ▲자세가 나쁘거나 ▲양쪽의 다리 길이가 원래 차이가 나거나 ▲요통이 있거나 ▲디스크 등 척추 신경이 자극을 받은 경우 발생할 수 있는데, 이는 그 발생 원인을 해결하면 척추가 정상으로 회복하므로 척추 측만증 치료가 필요치 않다.

    척추척만증 수술은 세계최고 수준

    물론 치료를 요하는 척추측만증은 척추 자체에 원인이 있는 구조성 측만증이다. 구조성 측만증은 변형 부위의 유연성이 없어 자세의 변화나 측면 굴곡 검사로도 정상으로 회복되지 않는 경우를 말하는데, 척추의 병변으로 간주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 질환의 치료로는 수술적인 방법과 척추보조기구를 이용한 비수술적인 방법이 있다.

    먼저 척추가 45도 이상 휘었을 때 사용하는 수술적인 요법에서는 석세일 교수팀이 단연 세계 최고다. 석교수팀의 척추경 나사 고정술은 교정력이 강력할 뿐만 아니라 매우 안전하며, 다양한 척추 변형에 널리 사용될 수 있는 우수한 기술로 세계 학계에서 평가받고 있다. 김원중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척추측만증 수술은 우리나라가 미국이나 유럽의 수준을 훨씬 앞지르고 있다. 이는 우리 팀에 환자들이 집중적으로 몰리다보니까 세계 어느 나라에 비해 환자 케이스를 많이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에 더해 ‘척추경 나사 고정술’이라는 우수한 수술법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석교수가 개발한 새 수술법으로 척추측만증을 치료한 논문을 처음으로 외국에 알렸을 때, 외국 의사들이 그 놀라운 임상 결과를 믿으려 들지 않았다. 나중에 로버터 윈터 같은 저명한 척추전문의가 우리 팀에 와서 직접 시술현장을 관찰한 뒤 그 치료 효과를 보증함으로써 외국 의사들이 믿게 되고 세계에 널리 알려지게 됐다.

    현재 이 수술법은 우리나라 사람과 체질이 비슷한 사람들이 사는 중국, 대만, 홍콩의 척추외과 교과서에 실릴 예정으로 있고 유럽의 경우 프랑스학회지에도 게재될 예정이다.”

    김교수는 또 재작년부터는 아주 심한 측만증과 후만증(꼽추)를 단 한번의 시술로 치료하는 수술법을 새로 개발했는데, 미국 척추측만증학회 회장이 직접 참관하고 갔다고 말한다. 이 수술법 역시 오는 7월에 열리는 바르셀로나 국체척추측만증 학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그런데 척추수술에 대해 환자는 상당히 위험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자칫 잘못하면 치명적인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석세일 교수의 말.

    “일반 정형외과에서 팔 뼈가 부러졌다거나 대퇴부가 부러져 간단한 수술을 할 때도 100명 중 1~2명에게 합병증이 생길 수 있듯이 척추수술도 마찬가지다. 물론 척추에 합병증이 생기면 심각해진다. 척추측만증 뿐만 아니라 디스크 수술 등 척추수술은 신경을 건드려 잘못하면 마비증세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척추수술은 일반 정형외과 수술과 비교해볼 때 합병증 발생 빈도면에서는 비슷하지만, 일단 합병증이 생긴 경우에는 심각할 수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척추측만증 같은 척추 치료는 수술 외에 다른 방법이 없을까를 먼저 생각해보고, 수술을 꼭 해야 한다면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방식이 어떤 것인지를 고려해야 한다.”

    석교수팀은 88년 이후 매년 500여건의 분절 척추경 나사 고정술을 시행하고 있으며, 현재 6000건의 척추경 나사 고정술을 시행했다고 한다. 이를 척추경에 삽입한 나사수로 계산해 보면 5만여개. 이렇게 많은 척추경 나사를 인체에 삽입하였어도 지금까지 척추경 나사로 인한 신경-혈관계 합병증이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한다.

    “손으로는 측만증 못 고친다”

    한편 척추측만증에서 비수술적인 방법은 척추의 휨 정도가 45도 이하이며, 연령이 낮아 성장기간이 남아 있는 환자에게 주로 사용한다. 비수술적인 방법으로는 척추보조기를 비롯해 운동치료와 전기자극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시도됐는데, 실제로 효과가 인정된 것은 보조기 뿐이라고 한다.

    이와 관련해 카이로프락틱이나 한방 추나요법 등 손에 의한 물리적 요법으로 척추측만증을 치료한다는 곳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는데, 이는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았다는 게 석교수의 주장.

    “척추를 손으로 만져 측만증을 고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오히려 치료가 필요없는 비구조성 측만증인데도 일부러 손을 대 병을 악화시키거나, 손을 이용하는 요법으로 병을 고쳐보겠다고 하다가 치료 시기를 놓치는 바람에 보조기로 교정할 수 있었던 것을 수술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또한 척추측만증 치료에서 물리치료나 운동은 보조기를 착용하면서 허리 근육을 강화하거나 유연성을 유지하기 위해 부수적으로 하는 것이지, 그 자체가 측만증을 낫게 하는 것도 아니다.”

    결국 척추측만증은 수술 혹은 보조기가 아니면 치료가 안 된다는 것이다. 측만증의 진행을 방지하는 보조기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으나 효과가 입증된 것은 1946년에 고안된 밀워키(Milwaukee) 보조기가 처음. 이후 여러 형태의 보조기가 사용되고 있는데, 휘어진 척추 위치에 따라 CTLSO(경흉요천추 보조기)나 TLSO(흉요천추 보조기)가 사용되고 있다.김원중교수은 보조기의 효과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예를 들어 척추가 40도 휜 환자가 척추 성장이 완료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보조기를 착용하면 척추가 펴지는 효과가 있다. 그런데 이것을 오랫동안 착용하다가 떼면 다시 조금씩 조금씩 나빠지면서 시작하기 전인 40도 휜 상태로 되돌아가게 된다. 말하자면 보조기는 현 상태에서 더 나빠지지 않고 살아가도록 유도할 뿐 변형을 고치는 것은 아니다. 그나마 보조기를 채우지 않았다고 하면 점점 더 나빠질 뿐이다.”

    그런데 보조기 치료에도 문제는 있다. 보조기 착용이 상당히 불편하고 행동에 제약이 많다는 점이다. 또 외관상으로도 문제가 있어서 한창 외모에 관심이 많은 사춘기 청소년들이 착용을 꺼려해 실패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실제로 김원중교수는 보조기 교정치료에서 가장 실패를 많이 하는 이유가, 보조기 자체의 기능 때문에 아니라 미관에 신경을 쓸 나이의 환자가 목까지 올라오는 보조기를 차려 하지 않는 데다가 몸이 너무 불편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최근 이와 같은 단점을 보완, 탄력밴드를 이용한 보조기가 해외에서 개발돼 국내에도 보급되고 있다. 이 보조기는 특수 고안된 탄력밴드를 휘어진 척추에 감싸주는 것으로 겉으로 드러나지 않을 뿐 아니라 착용시에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탄력밴드는 동적(動的)인 굴곡력과 회전력을 작용시켜 교정을 꾀하는 방법인데, 기존 보조기 못지 않은 치료효과를 나타내 앞으로 척추측만증 환자에게 널리 사용될 전망이라고 한다.

    탄력밴드 보조기 교정술 도입해

    탄력밴드 보조기인 ‘스파인 코(Spine Cor)’를 치료에 사용하고 있는 김교수의 말.

    “최근에 국내 합작회사인 바이오텍스 코리아사를 통해 국내에 보급된 탄력밴드 보조기는 캐나다 정형외과 의사가 개발한 것인데, 개발자의 임상보고에 의하면 측만증 진행을 막을 뿐 아니라 척추변형을 30~40% 고친다고 돼 있다. 즉 이 보조기는 척추 변형의 진행을 방지할 뿐 아니라 놀랍게도 치료 효과까지 있다는 것이다. 우리로서는 이 보조기의 치료효과가 어느 정도 되는지 연구해볼 필요가 있겠지만, 일단 몸에 착용하기 편하고 척추 변형의 진행을 막아주는 것만 해도 매우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아무튼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된 이 보조기에 대해서 임상 연구를 지속적으로 해볼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김교수는 척추 변형 치료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변수는 환자의 성장 정도라고 강조한다. 특히 척추측만증은 성장속도가 빠른 사춘기 무렵에 증가하므로 척추변형의 경과를 예상하고 치료를 결정하는데 있어서 환자의 현재 성장 정도를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척추가 같은 정도로 휘어 있더라도 사춘기 시작점에 있는 아이는 앞으로 키 성장에 따라 척추측만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으나, 사춘기가 이미 끝난 아이라면 더 이상 나빠질 확률이 매우 적기 때문에 치료법이 달리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척추는 집으로 따지면 대들보에 해당한다. 대들보인 척추가 휘게 되면 부수적으로 인체 내의 장기가 압박을 받게 되고 사지가 제대로 기능을 할 수 없게 된다. 척추를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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