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호

李 대통령 첫 인선은 2026 지방선거 드림팀?

[정밀해부 | 인사로 본 이재명 정부] 서울 김민석, 부산 전재수, 충남 강훈식, 강원 우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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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입력2025-07-17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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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민석, 오세훈 서울시장 5선 저지할 필승 카드?

    • 해수부 부산 이전과 전재수, 향후 행보 주목

    • 경북 안동 3선 출신 권오을, 경북지사 후보 가능성

    • 울산 울주군수 지낸 이선호, 울산시장 출마?

    • 경남지사 출신 김경수, 경남지사 재도전할까

    • 충남 아산 3선 강훈식은 충남지사 후보로 거론

    • 대전여고 출신 이진숙, 대전시장 후보로 나서나

    • 경기도+호남 단체장, ‘친명 인사’ 교체 가능성

    이재명 대통령 첫 인선을 바탕으로 예측한 2026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주요 출마자들(맨 왼(위)쪽은 현역 단체장).

    이재명 대통령 첫 인선을 바탕으로 예측한 2026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주요 출마자들(맨 왼(위)쪽은 현역 단체장).

    7월 11일 이재명 대통령이 국토교통부 장관에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의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최휘영 놀유니버스 대표를 내정함으로써 6월 4일 임기 개시 후 38일 만에 김민석 국무총리를 비롯한 18개 부처 첫 내각 인선을 모두 마무리 지었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은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김용범 정책실장, 우상호 정무수석 등 수석비서관급을 포함한 대통령비서실 인선도 일찌감치 마쳤다. ‘팀 이재명’ 구성을 마친 ‘국민주권정부’는 앞으로 국정기획위원회가 우선순위를 정한 주요 국정 과제를 추진하게 된다.

    대통령비서실과 내각 인선 과정에 이 대통령은 특유의 ‘실용’ 면모를 보였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임명한 송미령 농림식품수산부 장관,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을 유임시켰는가 하면, 대선 경선 때 경쟁자였던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장관급인 지방시대위원장에 임명했다. 기업인 출신 중용도 이 대통령 인선 특징 중 하나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네이버 대표를 지냈고,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후보자는 LG,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는 두산에너빌리티 출신이다. 신설된 AI미래기획수석에 임명된 하정우 수석도 네이버 출신이다. 이처럼 이 대통령이 기업인 출신을 여럿 발탁한 배경에는 ‘단시간 내 국정 성과를 내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취임 30일 만에 연 기자회견에서 “내년에 당장 심판이 기다리고 있다. 우리가 잘못하면 심판당할 것”이라며 “여전히 30% 이상, 20몇 %는 ‘아주 못한다’ 이렇게 평가한다는데, 그분들까지 제가 설득해야 되는 것 아니겠느냐”며 “실적과 성과로 그분들의 진짜 삶을 개선해서 ‘밉지만 괜찮네’라고 말하고 생각하실 수 있게 만드는 것도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팀 이재명’에 합류한 인사들에게 현 정부에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는 국민까지도 ‘밉지만 괜찮네’라는 긍정 평가가 나올 수 있도록 조기에 ‘실적’과 ‘성과’를 내라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7월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 기자회견에서 출입기자들 질문을 받고 있다. 동아DB 

    이재명 대통령이 7월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 기자회견에서 출입기자들 질문을 받고 있다. 동아DB 

    전국 선거 3연승 향한 다목적 포석 인사

    이 대통령 인사에 담긴 또 다른 특징은 2026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다목적 포석이라는 점이다. 내각과 대통령비서실에 포진한 인사 가운데 내년 지방선거 때 광역단체장에 내보낼 만한 경륜과 능력을 갖춘 인사를 다수 포진시켰다는 점에서다. 

    2025년 7월 현재 지방정부를 이끌고 있는 17개 광역단체장 가운데 여당인 민주당 출신은 5명, 국민의힘 출신은 11명이다. 대선 출마를 위해 사퇴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2022년 지방선거 때 국민의힘 후보로 당선했다. 즉 17개 광역단체장 분포만 놓고 보면 여전히 5대 12 여소야대 상황인 셈이다. 이재명 정부 첫 내각과 대통령비서실에 포진한 인사들 가운데 상당수가 내년 지방선거에 대거 출마해 현재 야당 우위 광역단체장 분포를 여당 우위로 바꾸려 시도할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2024년 22대 총선에서 압승한 더불어민주당은 6·3대선에 승리함으로써 입법부와 행정부를 주도하고 있다. 만약 내년 지방선거까지 민주당이 승리하게 되면 총선,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3대 전국 선거를 모두 석권하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취임 초 이 대통령의 인사(人事)에 대한 국민 여론은 대선 때 득표율 49.51%에 비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이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율은 6월 넷째 주 64%, 7월 첫째 주 65%, 7월 둘째 주 63%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로 전화 조사원 면접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내년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는 서울과 충청권이 될 공산이 크다. 6·3대선 득표율 분포만 놓고 보면 이 대통령은 전국적으로 고르게 1위를 득표해 당선했다. 다만 서울과 충청의 경우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득표율과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득표율 합이 이 대통령 득표율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경우 이 대통령 득표율은 47.13%였고, 김문수 41.55%, 이준석 9.94%였다. 대전에서도 이 대통령이 48.5% 득표한 가운데 김문수 40.58%, 이준석 9.71%였다. 충남은 이 대통령 47.68%, 김문수 43.26%, 이준석 8%였고, 충북도 이 대통령 47.47%, 김문수 43.22%, 이준석 8.22%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7월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김민석 국무총리와 주례 보고 회동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이재명 대통령이 7월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김민석 국무총리와 주례 보고 회동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김민석, 오세훈 5선 저지할 필승 카드?

    내년 지방선거가 6·3대선 때와 마찬가지로 여당 후보 한 사람에 야당 후보 2~3명이 경합하는 1대 다(多) 대결 구도로 치러진다면 여당 후보의 낙승을 기대해 볼 수 있다. 그러나 만약 야권이 선거 연대를 통해 일대일 구도를 만들 경우 서울과 충청에서 여당 후보가 고전할 가능성도 있다.

    ‘국민주권정부’ 첫 인선을 두고 내년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인물 경쟁력 제고 차원 인선이란 얘기가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다. 대통령비서실과 내각에 포진한 인사 가운데 야당 출신이 수장을 맡고 있는 광역단체장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은 인사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다. 

    대표적 인물이 김민석 국무총리다. 이재명 정부 첫 총리로 내각을 총괄하고 있는 김 총리는 서울 영등포구을에서 4선을 기록한 중량감 있는 인사다. 더욱이 김 총리는 16대 재선 국회의원 시절 치러진 2002년 지방선거에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 후보와 맞붙은 이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내년 지방선거에 김 총리가 이재명 정부 초반 1년의 국정 성과를 등에 업고 오세훈 서울시장의 5선 도전을 저지할 맞수로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총리의 경우 인사청문회뿐 아니라 국회 인준 절차를 통과해야 한다는 점에서 역대 정부에서는 장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교체를 꺼렸다. 그러나 지금 민주당의 경우 과반 의석을 점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총리 교체에 대한 부담이 과거 여소야대 정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만약 김 총리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고 총리직을 계속 수행할 경우 대안으로 거론되는 이가 우상호 정무수석이다. 서울 서대문구갑에서 4선을 지낸 우 수석은 과거 지방선거에서도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꾸준히 거론돼 왔다. 총리와 수석비서관 등 정무직의 경우 별도 임기가 없다는 점에서 본인 또는 인사권자 뜻에 따라 얼마든 지방선거 출마가 가능하다. 다만 민주당이 당원 중심 정당으로 변모했다는 점에서 과거와 같이 ‘전략공천’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민주당의 경우 이른바 ‘개딸’로 대표되는 강성 지지층이 여론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도와 내각과 비서실에서 일한 이들이 내년 지방선거 당내 경선에 뛰어들 경우 불이익보다는 ‘이니셔티브’를 쥐게 될 공산이 크다.

    우 수석의 경우 6·3대선 때 골목골목선대위 강원위원장을 맡아 활동했다는 점에서 강원도지사 출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강원 출신 한 여권 인사는 “전대협 출신으로 중앙 정치 무대에서 오랫동안 활동해 온 우 수석은 강원도민 사이에서도 인지도가 꽤 높다”며 “이번 대선에 강원도 골목골목을 누비며 친밀도를 높였다는 점에서 내년 지방선거 때 강원도지사에 도전한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리와 우 수석 외에도 민주당 중진 의원 가운데 여럿이 내년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서울 중랑구을에서 4선을 기록한 박홍근 의원과 은평구갑에서 3선을 한 박주민 의원, 중구성동구갑에서 3선 후 민주당에서 험지로 통하는 서초을로 지역구를 옮겨 22대 총선에 도전했다 낙선한 홍익표 전 의원 등이 내년 서울시장 출마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 성동구청장에 3선한 정원오 구청장이 3연임 제한에 걸려 더는 구청장 출마가 어렵다는 점에서 내년 지방선거 때 서울시장으로 체급을 올려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해수부 부산 이전과 전재수 해수부 장관

    내년 지방선거 때 박형준 부산광역시장의 3선 도전이 유력한 상황이다. 여기에 맞설 여당 후보로는 이재명 정부가 연내 해수부 부산 이전을 추진하는 것과 맞물려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전 장관 후보자는 22대 총선에 국민의힘 후보들이 부산 지역구를 싹쓸이했을 때에도 유일하게 민주당 후보로 당선한 ‘저력’을 발휘했다. 부산에서 민주당 후보로 3선한 그가 해양수산부 장관을 맡아 ‘해수부 부산 이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내년 지방선거에 부산시장에 도전하게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부산에서 활동 중인 한 지역 정치권 인사는 “노무현·문재인 후보보다 이재명 대통령이 부산에서 더 높은 지지를 받았다”며 “12·3계엄과 6·3대선을 거치며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세가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6·3대선에 부산에서 40.14%를 득표했다. 민주당 후보로 40% 넘는 득표율을 기록한 이는 이 대통령이 유일하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39.87% 득표에 그쳐 마의 40% 벽을 넘지 못했고, 2002년 대선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은 29.85% 득표로 30%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는 “지금 당장은 모르겠지만 내년 지방선거 전까지 해수부 이전을 마무리 짓고 주요 기업들까지 부산에 유치하는 성과를 낸 후 전 장관 후보자가 부산시장에 도전한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만약 전 장관이 출마하지 않는다면 최인호·박재호 전 의원이 도전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경북지사의 경우 이재명 정부 초대 보훈부 장관에 내정된 권오을 장관 후보자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경북 안동에서 3선한 그는 6·3대선을 앞두고 ‘이재명 지지’를 선언하며 선대위 국민통합위원장을 맡아 이재명 정부 출범에 앞장섰다. 이 대통령은 당선 후 그를 보훈부 장관에 임명하며 초대 내각에 포진시켰다. 권 장관 후보자가 내년 지방선거에 민주당에 불모지와도 같은 경북지사 선거에 나서게 될지 주목된다.

    대선 때 민주당 울산시당위원장으로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앞장섰던 이선호 전 위원장은 이재명 정부 출범 후 대통령비서실로 자리를 옮겨 자치발전비서관으로 일하고 있다. 울산 울주군수를 지낸 이 비서관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역균형발전과 자치 분권의 가치를 실현하고, 울산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이 비서관은 내년 지방선거 때 울산시장에 도전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또한 이재명 정부 초대 지방시대위원장에 임명된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경우 내년 지방선거 때 경남지사에 도전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중도 보수를 표방하고 집권에 성공한 이재명 정부가 내년 지방선거 때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로 지지세를 확산하게 될지 주목된다, 뭐니 뭐니 해도 내년 지방선거 하이라이트는 중원이라 할 수 있는 충청권이 될 공산이 크다. 2022년 제8회 지방선거 때 당시 국민의힘이 대전·충청·세종까지 4개 시도를 모두 싹쓸이했다. 따라서 집권에 성공한 민주당은 내년 지방선거 때 충청 탈환에 사활을 걸 것이란 관측이 많다.

    충남지사로 거론되는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대표적 인물이 충남지사 도전 가능성이 거론되는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다. 충남 아산에서 3선을 기록한 그는 이재명 대통령의 부름을 받아 국회의원직을 내려놓고 이재명 정부 초대 대통령비서실장을 맡았다. 현역의원이 의원직을 내놓고 비서실장을 맡는 일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대통령 신임이 두텁다고 볼 수 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7월 11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문화체육관광부·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인선 발표을 하고 있다. 뉴스1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7월 11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문화체육관광부·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인선 발표을 하고 있다. 뉴스1 

    더욱이 초기 내각 인선과 주요 정책 조율 등 초대 비서실장의 역할은 막중하다. 장관급 가운데 대통령비서실장을 정권 핵심 요직으로 꼽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요직인 만큼 격무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역대 비서실장의 경우 높은 업무 강도로 인해 치아가 빠져 임플란트 시술을 받기도 했다. 대표적인 이가 노무현 정부 때 마지막 대통령비서실장을 맡았던 문재인 전 대통령이다. 

    강 비서실장도 대통령비서실장으로 일한 지 1개월여 만에 5kg 가까이 체중이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정부 초대 대통령비서실장을 맡은 강 비서실장이 내년 지방선거에 충남지사에 도전할지 주목된다. 충남지사 후보로는 강 비서실장 외에도 충남 논산 출신으로 이재명 대통령이 유임시킨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거론되고 있다.

    충남대 총장 출신으로 초대 교육부 장관에 지명된 이진숙 장관 후보자의 경우 대전여고 출신이라는 점에서 내년 지방선거 때 대전시장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제자 논문 표절과 가로채기 의혹, 자녀 조기 유학 문제 등이 제기되면서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이 제기된 상태다. 이에 대해 여권에서는 “논문 표절의 경우 충남대 총장 후보 검증 당시 문제없다고 결론 난 사안”이란 입장을 보였다. 자녀 조기 유학 논란도 “장관직을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치명적이라 보진 않는다”는 입장이다.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상임위(교육위) 다수를 점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에 문제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장관 후보자 외에도 내년 대전시장 후보로 대전에서 6선을 기록하고 국회의장을 지낸 박병석 전 의원이 나설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경북지사와 울산시장, 충남지사와 대전시장처럼 국민의힘 출신 인사가 광역단체장을 맡고 있는 지역을 여권에서 ‘탈환’하는 것은 정치적 상징성이 크다. 국민이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이재명 정부 손을 들어준 것으로 인식돼 국정 운영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호남 단체장, ‘찐명’ 인사로 교체?

    그에 비해 민주당 출신 인사들이 맡고 있는 광역단체장의 경우 친명계 인사로 교체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경기지사의 경우 이재명 정부 첫 내각에 포진한 정성호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가 거론되고 있다. 정 장관 후보자는 이 대통령 사법연수원 동기로 38년 지기이고, 윤 장관 후보자는 대선 때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아 이 대통령 당선에 앞장선, 정권 창출 일등 공신이다. 두 사람 모두 경기도에서 5선을 기록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검찰개혁 주무 장관인 정 장관 후보자가 연내 검찰개혁을 마무리 짓고 내년 지방선거에 경기지사 후보로 나설지 주목된다.

    국토교통부 장관에 내정된 김윤덕 의원의 경우 내년 지방선거 때 전북자치도지사에 도전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김 의원을 잘 아는 한 인사는 “3선 의원으로 국회에서 충분한 경험을 쌓은 만큼 지방정부 수장에 도전해 중앙과 지방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 의원 외에도 통일부 장관에 지명된 정동영 의원도 내년 지방선거 때 전북지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22대 국회 최고령인 박지원 의원의 경우 전남지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전북 정동영, 전남 박지원 등 두 올드 보이가 지방정부 수장에 도전하게 될지 주목된다. 한 여의도 전략가는 “이재명 정부 2년차에 치러지는 지방선거는 이재명 대통령 의중이 당내 공천 과정에 주요 변수가 될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는 “우선은 야당이 차지한 광역단체장 탈환에 당력을 집중하겠지만 동시에 여권이 우위를 보이는 경기도와 호남의 경우 친명계 인사들로 단체장 교체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내년 지방선거까지 여권이 승리한다면 2028년 총선까지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하는 의미가 있다”가 덧붙였다.

    한편 대구시장의 경우 이재명 대통령 특사로 인도에 파견된 김부겸 전 총리가 민주당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거론된다. 민주당에 불모지와 다름없는 대구시장에 김 전 총리가 도전해 당선할 경우 2030년 차기 대선에 도전할 기회의 문을 열 수 있다는 점에서다. 2014년 민선 6기 지방선거 때 대구시장에 도전한 그는 40.33% 득표율로 만만치 않은 득표력을 보여준 바 있다. 이후 2016년 20대 총선에 대구 수성구갑에 출마해 당선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총리를 맡는 등 꾸준히 정치적 중량감을 키워온 김 전 총리가 내년 지방선거에 대구시장에 도전한다면 만만치 않은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인천시장의 경우 대선 직전 이재명 대통령 지지를 선언한 문병호 전 의원이 나설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광주시장의 경우 원조 ‘찐명’ 인사로 분류되는 민형배 의원이 도전장을 내밀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세종시장의 경우 2022년 지방선거 때 패배한 이춘희 전 시장이 리턴매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21대 국회의원을 지낸 홍성국 전 의원도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제주지사의 경우 오영훈 지사의 재선 도전 가능성과 제주시을에서 재선에 성공한 김한규 의원이 도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성남시장-경기도지사를 지낸 이재명 대통령 출현으로 지방선거는 지방정부 수장을 넘어 차기로 가는 등용문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따라서 내년 지방선거는 정치적 중량감을 키우려는 여야 인사들의 각축장이 될 공산이 높다. 대선이 끝나자마자 또 다른 전국 선거인 지방선거가 이제 막 시작되고 있다. 



    구자홍 기자

    구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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