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대 초혁신경제 선도 정책에 포함…“화합물반도체 기술 자립”
화합물반도체, AI 전력 인프라 전략 자산으로 부상
지역별 클러스터 중심 대응…국민성장펀드로 지원사격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8월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새정부 경제성장전략’ 합동브리핑에서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문신학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구윤철 부총리,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뉴스1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기재부) 장관이 8월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새정부 경제성장전략’ 합동 브리핑에서 “인공지능(AI) 대전환은 인구 충격에 따른 성장 하락을 반전할 수 있는 유일한 돌파구”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가 AI를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삼으면서, 이를 떠받칠 전력·통신 인프라의 핵심 소재인 화합물반도체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R&D 지원을 넘어 인력 양성, 인프라 구축, 금융 지원까지 포함한 종합 대책을 추진할 전망이다. 구 부총리는 앞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를 만나 “제조업 가운데 예컨대 AI 자동차, SiC반도체 등(을 겨냥한) 정책이 필요하다”며 “재정·세제·인력·규제(완화) 등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화합물반도체, AI 전력 인프라 전략 자산으로 부상

AI 산업이 발달하면서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커질 전망이다. 나비타스세미컨덕터
정부는 하반기 15대 초혁신경제 선도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하며, 그 핵심 과제로 SiC전력반도체 기술 자립을 내세웠다. “실리콘반도체 대비 전력 손실이 적어 AI시대 핵심 소재임에도 해외 수급에 기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기재부에 따르면 국내 시장은 SiC전력반도체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그린에너지·데이터센터 등의 산업이 성장해 화합물반도체의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기술 자립은 관련 산업에서 생존하기 위한 선결 과제로 떠올랐다. 정부는 기술 자립률을 현 10%에서 2030년까지 20%로, 국내 생산 비중도 같은 기간 10% 수준으로 높인다는 목표를 밝혔다.
그간 화합물반도체 산업의 성장을 가로막은 가장 큰 걸림돌로는 ‘투자 부족’이 지목돼 왔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화합물반도체 현황과 국내 R&D 정책 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2019~2023년 정부의 화합물반도체 관련 R&D 과제는 211개로 총 1202억 원에 그쳤다. 인프라와 통신 분야를 제외하면 대부분 소규모 과제 위주로 이뤄졌고, 원천기술 투자는 미흡했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로 ETRI가 유관 학회 분과장과 연구개발 책임자·실무자 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정부 및 민간의 R&D 투자 부족’이 최대 애로 요인으로 꼽혔다. 이번 새정부 경제성장전략 발표는 앞선 한계를 극복하려는 시도로 받아들여지며 업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원공급장치(PSU) 효율 표준은 점점 엄격해질 전망이다. 나비타스세미컨덕터
이미 주요 반도체 기업은 전력 효율과 발열 관리의 해법을 화합물반도체에서 찾고 있다. 미국 온세미컨덕터는 지난해 6월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가 2년 사이 최대 1000테라와트시(TWh)까지 도달할 수 있다”며 “SiC 기술로 전력 소비를 1%포인트 줄인다면 100만 가구가 1년간 사용하는 양에 맞먹는 전력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신소재 반도체 기업 나비타스세미컨덕터 역시 지난해 11월 SiC·GaN 기반의 데이터센터용 PSU를 출시했다. 해당 제품은 기존 대비 98% 이상의 효율을 달성해 데이터센터 전력 효율화 경쟁의 한가운데로 뛰어들었다.
지역별 클러스터 중심 대응…국민성장펀드로 지원사격

경기 수원에는 한국판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R&D 사이언스 파크’가 2028년까지 조성될 예정이다. 수원시
부산 역시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의 ‘소재부품장비산업 특화단지 맞춤형 지원방안’ 발표에 발맞춘 행보로 주목받았다. 기장군 동남권 방사선의과학 산업단지 일대에 ‘부산 전력반도체 특화단지’를 본격적으로 조성하기 시작한 것이다. 해당 단지는 국내 유일의 전력반도체 특화단지다. 2027년까지 400억 원을 투입해 8인치 화합물 전력반도체 생산이 가능한 클린룸 등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존 6인치 웨이퍼 기반의 화합물반도체 공공 팹(Fab)을 8인치 기반으로 확장해 생산단가를 낮추고, 생산성을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국민성장펀드’를 통한 금융지원도 기대 요소다. 이재명 대통령은 9월 10일 “미국, 중국 등 주요국이 첨단 전략산업에 대한 국가적 지원을 확대하면서 세계는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며 “100조 원으로 발표된 국민성장펀드 규모를 150조 원 이상으로 확대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화합물반도체 산업 역시 국민성장펀드 지원 대상에 포함되는 등 다방면에서 지원사격을 받을 전망이다.
최진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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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 주간동아를 거쳐 신동아로 왔습니다. 재미없지만 재미있는 기사를 쓰고 싶습니다. 가정에서도, 회사에서도, 사회에서도 1인분의 몫을 하는 사람이 되려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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