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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 상어에 맞장 뜨는 ‘건달’ 거북

수족관 오션킹덤 24시

‘조폭’ 상어에 맞장 뜨는 ‘건달’ 거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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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양을 누비던 ‘난폭자’들. 자유를 빼앗겼지만 본능은 그대로다.
  • 약육강식 법칙이 여전히 통하는 ‘바다의 축소판’에선 살육과 평화가 공존한다.
  • 인간사회에 비유하면 살인범과 건달,
  • 왈짜 패거리들이 몸을 부딪고 살아가는 셈.
  • 그들만의 희한한 세계, ‘오션킹덤’으로 떠나보자.
‘조폭’ 상어에 맞장 뜨는  ‘건달’ 거북
토요일 아침 8시, 서울 삼성동 지하 코엑스 아쿠아리움. 수족관을 관리하는 열네 명의 아쿠아리스트들이 물고기를 살핀다. 지난 밤 잘 잤는지, 무슨 일이 일어나지는 않았는지, 아프지는 않은지, 흔적도 없이 사라진 물고기는 없는지….

그 사이에 2층 주방에서는 아침식사 준비가 한창이다. 냉동고에서 고등어와 전어를 꺼내 해동시키고 뼈를 발라낸다. 오징어도 내장을 꺼내고 먹기 좋게 손질한다. 새우는 껍질을 벗겨내 말랑말랑한 살점만 깨끗하게 준비하고 잔새우들을 꺼내 부서지지 않도록 해동한다. 주방 옆 실험실에서는 플랑크톤 같은 미생물들을 배양하고 있다. 이것들이 모두 아쿠아리움 물고기들의 먹이. 먹이는 물고기들의 서식지, 종류, 크기에 따라 그 종류도 다양하고 제공되는 양도 각기 다르다.

아쿠아리움에서 매일 소비되는 총량이 하루에 약 100kg. 그중 절반 이상이 오션킹덤(Ocean Kingdom) 탱크에서 소화된다. 그곳엔 큰 종류의 상어들과 바다거북, 가오리와 같은 거구들이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물고기가 그렇지만 이것들은 환경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매일 일정하게 먹이를 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 난폭한 물고기들이 눈 깜짝할 사이에 어떤 사고를 칠지 모른다.

산호어류나 열대어류 같은 것들은 담당 아쿠아리스트들이 다이빙수트를 입고 직접 수족관에 들어가 먹이를 준다. 곰치 같은 난폭한 물고기들도 담당 아쿠아리스트들과는 꽤 친밀해 보인다. 열대어, 해마, 해파리 같은 것들에겐 간단히 잔새우나 미생물을 넣어주는 것으로 하루 준비가 끝나기도 한다.

으스스하기로 유명한 오션킹덤을 관리하는 아쿠아리스트 오태엽씨는 먼저 놈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며 숫자를 센다. 특히 지난달에 까치상어를 순식간에 두 동강낸 살인어 샌드타이거상어의 안색이 중요하다. 인상을 쓰고 다니는 그놈을 늘 예의 주시한다.



9시50분, 모든 준비를 끝낸 아쿠아리스트들이 수족관에서 나와 아침 식사를 하러 나가면, 아침을 든든히 먹은 물고기들은 또 다시 아쿠아리움의 하루를 시작한다. 아주 조용하게, 또는 날렵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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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 jeffbeck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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