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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집 근처

옛집 근처

옛집 근처
이젠 낯선, 도심이 된 정든 변두리길 잃고 헤매다 스무 해 전 옛 동네 지나친다신호 기다리며 차창 너머로 문득 보는 골목 깊은한 시절 내 잠자리, 내 방, 우리 집, 우리 동네스무 살 무렵 내 꿈이 술 취해 비틀대던 모퉁이,아직 허물어지지 않고 지상에 남은이제는 남의 집, 남의 동네지금 차를 돌려 저 집 초인종을 누르면싱싱한 날의 어린 동생들이 맞아줄까젊고 건강하신 부모님 기다리고 계실까재가 된 하루하루를 비추어보던 천장의 불빛, 한밤중검정 교복, 대입 새벽반, 낙방, 재수, 술과 싸움에 찌든 대학생활, 그리고 두고두고 누추하던 실연을 낮은 포복으로 오가던 젊은 날의 베이스캠프굳이 돌아볼 것도, 마다할 것도 없이 서랍 속에 처박은 나날들, 그 옥상 어디 나부끼고 있었나돌아보지 않는 발자국들, 채 지워지지 않은, 그러나 때로는 아름다워라, 내가 아직 살아서 다시 기억하므로



신동아 2003년 4월호

글: 이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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