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무한도전’.(위) KBS ‘1박2일’.(아래)
미국의 ‘빅브라더’는 일반인 남녀 출연자를 한집에 모아놓고 그들의 기본적인 의식주 생활과 사랑, 우정, 질투, 싸움 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촬영장소 모든 곳에 24시간 돌아가는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실제로 ‘볼일 보는 것’ 빼곤 다 보여준다니, 과연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이름값 한다 하겠다.
이외에도 미국 전역에서 가수를 발굴하는 ‘아메리칸 아이돌’, 살빼기 프로젝트인 ‘도전 팻 제로(원제 Fat zero)’, 디자이너를 발굴하는 ‘프로젝트 런웨이’,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우수한 도전자를 채용하는 직업 리얼리티 ‘어프렌티스’, 성형 리얼리티 ‘미운오리 백조 되기(원제 The swan)’ 등 나열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연예오락 프로그램이 ‘리얼리티’를 앞세워 인기몰이에 한창이다.
▼ 이해하기, 그 첫 번째 - ‘리얼 버라이어티’?
한국에서도 시도는 했다. 2000년엔 한 인터넷 방송에서 ‘한국판 빅브라더’인 ‘트웬티아이즈’를 선보였고, 수많은 케이블 방송사는 지금도 다이어트, 성형, 짝짓기 서바이벌, 스타 발굴 등 외국 리얼리티물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프로그램을 편성하고 있다. SBS는 가수 박진영을 내세운 스타 발굴 프로젝트 ‘슈퍼스타 서바이벌’을 제작했다. 그러나 시청자의 반응은 뜨뜻미지근에도 못 미처 냉담하기까지 했다.
전세계적으로 인기 폭발인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왜 한국에서는 죽을 쒔을까. 그 밑바닥에는 ‘한국인의 정서’가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애초에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본 바탕이 우리 정서와는 거리가 멀었다. 한국 시청자는 여전히 선정적인 영상에 거부감이 있고, 서바이벌 경쟁을 보면 마음이 불편하다는 게 정설이었다.
그랬다. 분명 그랬는데, 최근 들어 TV가 달라졌다. ‘리얼’은 한국 시청자에게 잘 안 팔리는 프로그램이었지만, 어느새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말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온다. 별안간 한국 시청자의 취향이 변해 기존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환호를 보내는 것은 아닐 터. 살펴보면 그 속엔 ‘리얼’을 우리 식으로 풀어낸 ‘한국형’ 리얼 버라이어티쇼 ‘무한도전’과 ‘1박2일’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