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녀는 주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 줄 알았다. 즐겁게 만들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을 것 같은 묘한 행복바이러스와 리더십이 전해졌다. ‘관계의 달인’이란 생각도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추적추적 비가 내려서일까? 이야기가 깊어갈수록, 어두움이 짙어갈수록, 추자현은 몽환의 세계로 들어갔다. 표정은 센티멘털해지고 눈빛은 물기를 머금은 듯 촉촉하게 젖어갔다. 외로움이 물씬 묻어나는 표정과 목소리는 마주 앉은 사람을 빨아들였고 그녀도 점점 허물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