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생산업체인 USR의 초고층 건물을 비롯, 사람만 빼면 영화속 장면 대부분이 컴퓨터그래픽(CG)으로 창조됐다. 그러나 별다른 이질감 없이 영화 속으로 빠져들 수 있다. dts 5.1채널의 사운드도 흠잡을 데가 없다. 사방팔방으로 쏟아지는 강렬한 음향과 비트감 넘치는 음악이 영화의 맛을 더해준다. 묵직하게 울리는 저음도 자칫 허풍스럽게 여겨질 이야기에 실감의 무게를 실어준다.
알렉스 프로야스 감독은 전작인 ‘크로우’ ‘다크시티’에서처럼 이 영화에서도 인간을 위해 만들어진 로봇들이 결국 인간에게 반란을 일으킨다는 줄거리를 통해 기계문명의 암울한 미래를 암시한다. SF영화 DVD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매트릭스’와 견줘도 손색 없을 만큼 미래 도시의 생활상에 대한 묘사가 뛰어나다. 최신 할리우드영화답게 웃음을 선사하는 팝콘무비로서의 서비스도 잊지 않았다.
스페셜피처도 알차다. 1770년 자동체스인형에서 시작된 로봇의 역사, 시나리오작가가 소개하는 로봇문학 이야기, 촬영현장의 인간미 넘치는 광경이 들어 있다. 아이작 아시모프의 딸 로빈 아시모프가 등장해 아버지를 회고하기도 한다. 20세기폭스 제작. 2만7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