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신동아 만평 ‘안마봉’은 과거 ‘신동아’와 ‘동아일보’에 실린 만평(동아로 보는 ‘카툰 100년’)에서 영감을 얻어 같은 그림체로 오늘날의 세태를 풍자한 만평입니다.

ⓒ정승혜
그러나 우리는 문명의 발전을 허겁지겁 따라가다가도 문득문득 멈춰 선다. 기술 발전 앞에서 우리는 무엇을 지키고 키워야 하는지 되돌아본다. 기술의 성능과 처리량이라는 그래프 사이에서 사람의 감정과 상상력, 서로를 이해하려는 마음이 어디에 놓여 있는지 다시 떠올려보게 된다.
AI를 강하게 만드는 전략만큼, 그 기술이 인간의 마음을 어떻게 비추게 될지에 대한 질문이 오래 머무는 시대가 됐다.
새해는 이런 마음을 확인하는 시간일 것이다. 세상이 빠르게 바뀌어도 사람들은 그 곁에서 자신만의 무언가를 조용히 키워왔다. 그 작은 키움이 한 해를 채우고, 그런 시간이 쌓여 지금의 우리를 만들었다. 결국 우리의 선택과 태도에 달려 있다.
2026년에는 기술의 크기보다 사람의 손길을 더 자주 떠올렸으면 한다. 진정한 변화는 거대한 혁신에서만 오지 않는다. 그 옆에서 우리가 묵묵히 보듬어온 감정, 배려, 상상력, 윤리 같은 작은 마음에서 시작된다.
2026년은 돌보고 싶은 작은 가치가 한 해 동안 단단히 뿌리내리기를 바란다. 그 조용한 마음이 기술과 삶 사이의 빈틈을 따뜻하게 채우며, 더 깊고 부드러운 결로 만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가 선택해 키우는 것들이 곧 우리의 미래가 되기를. 그런 해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동아로 보는 ‘카툰 100년’
1932년
성장의 그림자, 우리가 마주한 항구

- ‘신동아’ 1932년 12월호
본래 조용한 어촌이던 나진은 1930년대 동해안 철도와 항만이 정비되면서 단숨에 새로운 중심지로 부상했다. 러시아 연해주와의 인접성, 겨울에도 얼지 않는 바다, 만주·조선을 잇는 교통망이 만들어낸 변화였다. 군산항이 오랜 시간에 걸쳐 상업·금융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완성된 항만이었다면, 나진항은 동북아의 지정학적 변화가 일으킨 빠른 팽창형 항구였다. 두 항만은 서로 다른 시대의 요청에 응답하며 성장했다.
그러나 나진항의 성장은 그 자체로 조선의 복잡한 현실을 드러낸다. 개항과 철도가 도시의 기반을 만들었지만 그 배후에는 식민지 권력의 전략과 러시아와의 경제적 연계가 겹겹이 놓여 있었다. 조선인에게 나진은 새로운 길에 대한 기대이면서 동시에 외부 전략에 의해 규정된 공간이라는 이중적 감정을 남겼을 것이다.
오늘의 나진항 역시 그 지정학적 그림자를 벗어나지 않는다. 북한의 나진·선봉 경제특구의 핵심 항만으로 자리하며 중국·러시아와의 인접성을 기반으로 물류·운송의 결절점 역할을 수행한다.
시대마다 의미는 달라졌지만, 나진항은 여전히 북방으로 향하는 길목을 지키고 있다. 1932년 ‘신동아’ 만평의 어린 죽순은 단순한 성장의 은유가 아니다. 외부 세력의 개입과 지정학적 변화가 한 지역의 운명을 어떻게 이끌어가는지를 보여주는 보편적 풍경이다. 오래된 기억과 새로운 전략이 겹쳐지는 그 간극 속에서, 나진은 지금도 조용히 또 다른 형태의 ‘죽순’을 틔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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