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0월호

지력(智力) 기공 캠프 연 ‘장풍도사’ 양운하

아이는 IQ, 아빠는 정력, 엄마는 다이어트… 일석삼조 효과

  • 안도운 기공학 전문가·오운육기연구소장

    입력2005-09-29 16: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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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줄타기’ ‘방아찧기’ ‘지게지기’ ‘상모 돌리기’ ‘접시 돌리기’ ‘물지게 비틀기’…. 한국인에 적합하다는 이른바 ‘토속기공’의 이런 자세들로 단 몇분 만에 인체가 활성화된다면? 선조들의 일상생활과 몸짓, 자연 생물을 본떠 만든 까닭에 실용성이 뛰어나고 지력까지 향상시켜준다는 토속기공 캠프 체험기.
    지력(智力) 기공 캠프 연 ‘장풍도사’ 양운하

    토속기공 시범을 보이고 있는 양운하 회장.

    충북 제천IC에서 7km가량 빠져나와 도착한 탁사정(濯斯亭). 맑은 계곡물과 바닷가에서나 볼 수 있을 듯한 아담한 백사장, 그리고 노송이 어우러져 비경을 자랑하는 이곳은 제천 10경(景) 중 하나다. 지난 8월 말, ‘장풍도사’로 잘 알려진 양운하(梁運河·52·한국토속기공학회장)씨가 서울에서 차로 3시간 남짓 걸리는 탁사정에서 주말마다 가족들이 함께하는 기공 캠프를 연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갔다.

    늦더위가 아직 가시지 않은 탓인지 계곡 한쪽에서는 물놀이를 하거나 텐트를 치고 시원한 바람을 즐기는 행락객들로 꽤 북적거렸다. 그러나 다른 한켠의 한적한 백사장에서는 아이들을 앞세운 학부모들이 양운하 회장의 지도 아래 열심히 기공 수련을 하고 있었다.

    기공운동을 하기에 알맞은 개량 한복을 걸친 채 수련 지도에 여념이 없는 그를 필자는 5년여 전에 만난 적이 있다. 그는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탄력 있는 몸매와 동안(童顔)의 젊음을 유지하고 있었다.

    양운하 회장은 우리 고유의 기공이라는 뜻에서 ‘한국토속기공’이란 이름을 내걸고 중국, 일본 등지에서 운기방사(運氣放射·기운을 돌려 손으로 기를 내뿜는다고 해서 이른바 ‘장풍’이라는 말로 널리 알려짐)라는 독특한 기(氣)의 세계를 펼쳐 한국 기공의 우수성을 알린 주인공이다. 국내 TV 방송 3사는 말할 것도 없고, 일본 아사히 TV, 중국 아성TV, 미국의 CNN과 AFN 을 통해서도 명성을 떨친 그는 몇 해 전 홀연히 자취를 감췄다. 그러다 느닷없이 이곳 탁사정에 출현한 것이다. 그것도 우리 어린이들을 위한 지력(智力) 개발이라는 프로그램을 들고서….

    양 회장은 수련 자세를 취하면서 우렁찬 목소리로 말했다.



    “일(一)자형 외줄타기 자세를 취해봅시다. 이 기공 자세는 두뇌의 집중력을 강화하는 데 탁월합니다. 먼저 백사장에 세로로 일직선을 그어놓고 양쪽 발을 정확하게 일직선상에 올려놓습니다. 마치 외줄타기처럼 양손을 옆으로 든 다음 앞으로 뻗은 왼쪽 다리는 무릎을 약간 구부리고, 뒤에 있는 오른쪽 다리는 무릎을 완전히 편 채 그대로 버팁니다. 그리고 앞을 응시한 상태에서 두 눈을 지그시 감습니다. 그 상태로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티세요. 외줄타기를 하고 있으니 떨어지면 죽는다는 심정으로 끝까지 참아보세요.”

    30초 정도 흘렀을까. 여기저기서 쓰러지지 않으려고 양쪽 허벅지를 꼬거나 팔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휘청거렸다. 필자도 이 자세를 취해봤는데, 그냥 서 있기만 하는데도 땀이 빗물같이 뚝뚝 떨어졌다. 어른들보다 어린이들이 더 잘 버티는 것 같았다.

    양 회장은 자세를 유지하려고 기를 쓰다 결국 외줄타기에 실패한 사람들에게 “자식들보다 오래 견디지 못해 창피하지 않냐” 놀리면서 집중력이 약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으로는 발을 바꿔서 같은 자세를 취해보라고 했다. 잠시 쉬는 시간을 틈타 그와 얘기를 나눴다.

    -외줄타기 기공이 생각보다 힘든데요.

    “힘이 좀 들고 땀이 흐르긴 하지만 달리기할 때처럼 심장이 헐떡거리지는 않지요? 격한 운동을 하거나 산소를 많이 소비하는 운동을 하다보면 체내에 활성산소가 증가해 오히려 노화가 촉진되는 등 건강을 해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공은 심장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운동효과가 매우 높다는 장점이 있어요. 또 평소 잘 쓰지 않는 지근(遲筋)을 자극하므로 30∼40대 이후의 사람들에겐 격한 운동보다 한층 권할 만한 운동이에요.”

    대뇌피질 자극해 집중력 강화

    -이 자세가 어떤 원리로 집중력을 강화해줍니까.

    “기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기공이 머리를 맑게 해주고 머리가 좋아지게 해준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을 겁니다. 그런데 기공을 가르치는 기공사들도 어떤 원리로 어떤 부위를 자극해서 지력(智力)이 향상되는지 잘 알지 못한 채, ‘명상으로 우주의 에너지를 머리로 받아들여라’ ‘머리로 숨을 쉬어라’는 등 아주 신비적인 주술행위처럼 방법론을 제시합니다. 그렇게 해서는 기공이 현대인에게 쉽게 다가서지 못하죠. 제가 제시하는 이 기공 자세는 발바닥 끝을 자극해 그 반응을 말초신경과 척수 등을 통해 대뇌피질로 연결시킴으로써 흥분된 뇌를 안정시키는, 매우 과학적이고 의학적인 방법입니다.”

    양 회장의 말을 이해하려면 뇌의 구조를 간략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뇌는 일반적으로 대뇌·소뇌·간뇌·연수로 구분된다. 이중 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대뇌로서 그 표면이 회백색인 대뇌피질로 이뤄져 있다. 대뇌피질은 신경세포의 총사령부라 할 수 있으며, 손과 발 등 인체 각 부위에서 전달되는 흥분과 자극을 척수 등 신경회로를 통해 인지하고 반응한다.

    대뇌피질에는 꼬불꼬불한 고랑처럼 홈이 패 있고, 표면에 굵직하게 나 있는 몇몇 홈을 기준으로 세분화해 그 관할 영역을 나눠볼 수 있다. 즉 앞쪽의 전두엽(전뇌)은 판단·감정·언어 능력과 같은 기능을 조절하며, 여러 부위에 저장된 기억정보들을 불러내 작업하는데, 전두엽 장애로 인해 정신질환이 발생하기도 한다. 위쪽의 두정엽은 감각·지각 등의 기능과 입체공간적 인식 기능을 담당하며, 뒤쪽의 후두엽(후뇌)은 시각기능을, 양옆의 측두엽(좌뇌와 우뇌)은 말하기, 듣기, 감정 변화 등의 기능을 담당한다.

    양 회장은 손이나 발을 통한 기공 동작으로 뇌의 특정 부위를 자극하거나 반응을 일으켜 대뇌피질의 활성화 및 안정화를 유도, 집중력을 강화하는 등 고도의 정신력을 키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외줄타기 기공은 주로 전뇌와 후뇌를 자극하므로 직장이나 학교에서 일하다가 정신이 산만해지거나 집중이 잘 안 될 때 바로 그 자리에서 선 채로 단 5분만 해도 금방 머리가 맑아지고 집중력이 향상되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속효성이 장점이라는 것. 필자 역시 그의 ‘지침’대로 따라 해보니 수분 만에 그런 효과를 느낄 수 있었다.

    IQ·EQ, 그리고 7Q

    한편으로 대뇌는 크게 좌우의 반구로 나누어져 왼쪽 반구는 주로 신체의 오른쪽 절반을, 오른쪽 반구는 신체의 왼쪽 절반을 관장하는데, 뇌량이라는 다리로 서로 연결된다. 그리고 좌측 대뇌는 논리적 사고나 수학적 추리력, 언어활동 기능 등 주로 과학적 능력과 관련이 깊으며, 우측 대뇌는 공간적·직관적·창조적인 예술성과 관련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 회장은 좌뇌와 우뇌 중 어느 쪽이 더 발달했는지 금방 확인해볼 수 있는 기공 자세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기저기 흩어져 쉬고 있는 수련생들을 다시 불러모았다.

    “이번엔 학다리 자세를 하겠습니다. 이 기공은 자신의 좌뇌와 우뇌 중 어느 부위가 발달했는지 스스로 점검해볼 수 있어요. 먼저 IQ(지능지수)와 관련이 깊은 좌뇌를 활성화하는 자세를 보여줄 테니 따라 하세요.”

    그는 양손을 옆으로 펼친 채 학이 서 있을 때처럼 오른발을 바닥에 딛고 왼쪽 다리를 들고 서 절대로 바닥에 디딘 오른쪽 다리를 움직이지 말라고 주의를 주었다. 수련생들이 별로 힘들지 않다는 듯 따라 하자, 이번엔 앞을 응시한 채 두 눈을 감으라고 했다. 그러자 몇 초도 지나지 않아 요란한 디스코 춤 자세가 나왔다. 사람들이 오른쪽 다리를 지탱하기 위해 공중에 든 왼쪽 발을 앞으로, 뒤로, 옆으로 움직이면서 균형을 취하는 모습이 우스꽝스럽게 보였던지 멀찍이서 지켜보던 행락객들도 키득키득 웃었다. 30초도 견디지 못하고 학다리 자세에 실패한 사람이 있는 반면 몇 분이 지나도록 꿋꿋하게 서 있는 사람도 보였다.

    “오래 견디는 사람일수록 좌측 대뇌가 발달한 사람입니다. 이번엔 반대로 EQ(감성지수)와 관련 있는 우뇌를 활성화해 봅시다. 이 자세는 왼쪽 발을 바닥에 딛고 오른쪽 다리를 공중에 들고 있는 것만 다를 뿐, 나머지는 아까의 자세와 같습니다.”

    이 실험 역시 전과 비슷했다.

    -학다리 기공의 원리는 어떤 것인가요.

    “좌뇌와 우뇌가 인체의 좌우 팔·다리와 X자형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을 응용한 것입니다. 왼쪽 발에 자극을 주면 우뇌가 자극을 받고, 오른쪽 발을 자극하면 좌뇌가 반응하지요. 한쪽은 오래 견디고 한쪽은 그렇지 못한 것은 좌우 균형이 맞지 않은 때문입니다. 부족한 부분의 팔다리를 많이 사용하는 것이 좌뇌와 우뇌를 골고루 발달시키는 가장 좋은 지력 증진 방법입니다.”

    -이것이 효과가 있다는 것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습니까.

    “저는 인체구조에 관한 한 매우 과학적으로 연구하고 실험해본 사람입니다. 제주도의 어느 인문계 고교에서 전교생을 상대로 학다리 자세 기공을 시켜보았더니 이 자세를 오래 버티는 학생일수록 실제로 IQ와 EQ 등 지력이 뛰어나다는 제 이론과 일치함을 보여줬고, 이외에도 춘천의 모 군부대에서 ‘특별휴가’ 포상을 걸고 사병들을 대상으로 실험해본 결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오늘 이 캠프에 참여한 학부모와 아이들이 집에 돌아가서도 하루에 단 몇 분이라도 외줄타기 자세와 학다리 자세를 꾸준히 하다보면 놀랍도록 머리가 맑고 명석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거예요. 제 아이들도 이 기공 교육 덕분에 학교에서 ‘머리 좋은 아이’로 통하죠.”

    양 회장은 지력 증진 기공은 좌뇌의 IQ와 우뇌의 EQ 외에도 후뇌를 자극함으로써 MQ(Moral Quotient·도덕지수)를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뇌를 자극함으로써 AQ(Activity Quotient·활동지수), CQ(Creative Quotient·창조지수), SQ(Spiritual Quotient·영적지수), HQ(Health Quotient·건강지수)를 발달시키는 등 아이를 7Q가 골고루 개발된 전인적 인간으로 키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외줄타기와 학다리, 이 두 자세만 익혀도 건강에 크게 도움이 됩니다. 그 원리는 지각신경을 자극해 정신과 육체의 기혈 순환을 원활하게 함으로써 수승하강(水丞下降)을 이루게 하는 것이죠. 즉 신장의 물 기운을 상승시키고 심장의 열 기운을 하강시킴으로써 흥분된 대뇌피질을 평정시키면 머리가 늘 맑고 시원해집니다. 이를 ‘두한족열(頭寒足熱)’이라고 하죠.

    또 이 자세만 매일 꾸준히 하면 병리학적으로 중년 남녀의 하체 강화(정력 강화), 중풍 및 암 예방, 노인들의 치매 예방에 크게 도움이 됩니다. 더불어 복압(腹壓)이 상승하기 쉬워 두통, 빈혈, 울럼거림 등의 증상을 앓는 임산부의 건강에 좋을 뿐 아니라 저능아나 기형아 예방에도 매우 좋아요. 무엇보다 임산부들은 잘생기고 똑똑하고 건강한 아이를 출산할 수 있다는 걸 제가 100% 장담하니까 집에서 꾸준히 해보라고 다시 한 번 권장합니다.”

    인체에 통달한 氣 전문가

    아무튼 기공 전문가인 양운하 회장이 교육계나 의학계에서도 아직은 생소한 7Q를 주장하고 뇌력증진 프로그램을 과감히 들고 나온 것은 그의 화려한 성장이력에 기인한다. 그는 9세 때부터 태권도, 유도, 합기도 등 각종 무술을 연마한 무도인이자 17세 때 기공에 입문해 18년간 전국의 유명 산을 다니면서 산중 수련을 쌓은 기공인이다. 그는 당시 인체 내부에 흐르는 기의 흐름은 물론 인체 기전에 대해 ‘도가 통한’ 경지에 다다랐다고 한다.

    그런 한편 속세의 교육과정을 마냥 무시할 수만은 없어 서울사회체육대학을 다녔다. 그는 이때 자신이 수련으로 쌓은 몸에 대한 지혜와 현대과학의 인체 과학 지식을 연계시킬 수 있었다고 한다.

    기의 흐름을 빼놓고는 설명하기 힘든 동양의학의 침과 지압, 뜸, 카이로프락틱(척추 지압), 스포츠 마사지 등 한방 지식은 물론 신경의학, 생체학 등 인체에 관련된 서양의학서들을 두루 공부한 것도 이 무렵이다. 그의 설명 가운데 심심찮게 전문적인 의학용어들이 튀어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이후에도 수련을 계속하면서 자신만의 독특하고도 과학적인 기공법 연구에 나섰다. 이른바 토속기공이 바로 그것이다.

    “어느 날 산을 내려오는데 연로한 농부가 몇 시간째 쉬지 않고 같은 자세로 보리를 베고 있었어요. 허리가 아프지 않냐고 물어보니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겁니다. 그래서 자세히 그 동작을 지켜보니 보리를 베는 동작이 하나도 급하지 않고 마치 춤을 추듯 느리고 부드럽더군요. 결국 어떤 동작이든 천천히 움직이면 탈이 생기지 않더라는 거지요. 그게 기공의 중요한 기본이지요. 저는 그 농부한테서 큰 깨달음을 얻고서 ‘보리베기 기공법’을 창안해냈고 이것이 토속기공의 출발점이 됐습니다.”

    이 때문에 양 회장의 기공법엔 토속적인 냄새가 물씬 풍긴다. ‘방아찧기’ ‘지게지기’ ‘상모 돌리기’ ‘접시 돌리기’ ‘물지게 비틀기’를 비롯해 앞서 선보인 광대들의 ‘외줄타기 자세’, 학이 서 있는 모습을 본뜬 ‘학다리 자세’ 등 토속기공은 선조들의 일상생활과 몸짓, 그리고 자연 생물을 본떠 만든 것이다.

    양 회장은 토속기공의 장점을 이렇게 설명했다.

    “몸짓을 통해 몸을 다스리는 토속기공의 가장 큰 장점은 실용성입니다. 인체에 바로 기를 보내기 때문에 누구든지 단 몇 분만 해도 인체가 활성화되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즉효성이 있어요. 기존의 중국에서 온 기공법은 의념(意念)을 주로 한 기공, 즉 정신으로 기를 움직이는 방법을 쓰는 반면 토속기공은 몸을 통해 몸을 다스려 운기(運氣)하는 방식입니다. 토속기공은 생물학적 대상으로 인체와 기를 다루다보니 의념적 기공이 보이는 신비주의나 종교적 색채와는 거리가 멀지요. 게다가 의념적 기공법에서 위험한 것으로 자주 지적되는 게 이른바 ‘주화입마’와 같은 정신질환의 부작용인데, 토속기공엔 그런 게 없습니다.”

    양 회장이 토속기공을 보급하기 시작한 이래 국내외에서 이 기공을 접한 사람은 대략 40만명이 넘을 것이라고 한다. 정·관·재·학계의 유명 인사 상당수도 그의 ‘제자’라고 한다(참고로 양 회장은 자신의 토속기공을 한번이라도 배운 사람들과 자신에게 기 치료를 받은 사람들은 무조건 ‘제자’라고 표현했고, 필자 역시 그런 점에서 그의 제자로 자리매김됐다).

    그중 LS그룹 구자홍 회장, 이종찬 전 안기부장, 박봉환 전 동자부장관(작고), 윤병철 한국금융리스크관리전문가협회(KARP) 회장(전 우리금융지주회사 회장), 도올 김용옥(전 고려대 교수), 민용태 고려대 교수, 가수 장사익·이선희씨 등은 그가 직접 수련 지도를 한 제자로 꼽힌다.

    해외에도 그의 제자가 여럿 있다. 홍콩의 유명한 영화배우인 류더화(劉德華)와 예칭원(葉靑文)은 일본 여가수 미카시바와 함께 싱가포르의 아시아 뮤직 페스티벌에서 양 회장을 만나 신비의 운기방사를 체험한 후 토속기공 전수를 간청했고, 미국 ‘플레이보이’지의 휴 헤프너 회장은 신병치료를 이유로 그를 미국으로 초빙하기 위해 자신의 친구이자 양 회장의 제자인 모리스 다이아몬드(비버리 레코드사 사장)를 서울로 보내 거액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한 사람을 위해 돈에 팔려 갈 수는 없다는 이유로 미국 진출 제의를 일언지하에 거절했다고 한다.

    정력 증강과 다이어트 효과

    지력(智力) 기공 캠프 연 ‘장풍도사’ 양운하

    충북 제천 탁사정에서 열린 기공 캠프에 참가한 이들이 토속기공 자세를 배우고 있다.

    점심 무렵이 되자 수련생 가족들은 삼삼오오 흩어져 식사를 한 뒤 여가를 즐겼다. 보트를 타고 물놀이를 하거나 계곡물에서 낚시를 즐기기도 했다. 아이들을 위해 기공 수련 시간 외에 가족끼리 다양하게 즐길 기회를 주자는 주최 측의 배려인 듯했다.

    이윽고 어른들을 위한 특별수련 시간이 됐다. 이른바 ‘곰 자세’와 ‘접시 돌리기 자세’를 배우는 시간이었다. 먼저 ‘곰 자세’는 정력을 향상시키는 데 더할 나위 없이 좋다는 양 회장의 말에 남자들의 눈빛이 한층 더 빛나는 듯했다.

    “계곡 물에서 북극곰이 앞발을 치켜들고 한순간에 물고기를 잡아채는 것을 연상해보세요. 양손을 어깨 위로 펴 머리와 더불어 뫼 산(山) 자 자세를 취한 뒤 꼬리뼈에 힘을 주고서 무릎을 살짝 굽힌 상태에서 그대로 정지하고 있으세요. 허벅지와 하체가 뜨끈뜨끈해지고 힘이 세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그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며 정지된 상태로 곰 자세를 취하는 수련생들의 이마에서는 또다시 땀이 비 오듯 흘러내렸다. 하체가 약한 사람들은 역시 오래 견디지 못하는 것 같았다.

    -정력을 강화하는 운동으로 곰 자세를 특별히 강조하는 이유는?

    “다른 운동이나 기공법에서는 하체를 강화한다고 하면 대개 괄약근을 꽉 조여준다거나 하단전에 기를 불어넣는다고 하는데, 이건 문제가 있어요. 괄약근을 너무 조이다 보면 탈장과 같은 부작용이 따를 수 있고, 또 하단전의 기를 강화한다는 것도 기 고수가 아닌 일반인이 따라 하기 어렵거든요. 반면에 곰 자세는 허벅지 안쪽 등 지근을 자극함으로써 아무런 무리 없이 하체와 하복부를 자연스럽게 강화할 수 있어요. 여성들도 이 수련을 하면 하복부가 따뜻해지기 때문에 냉증, 방광 질환, 하복부와 하체 비만 등 웬만한 여성 질환을 가볍게 물리칠 수 있습니다.”

    양 회장은 앞서 거론한 몇몇 유명인사 제자들의 경우 이 수련법으로 ‘변강쇠’의 경지에 올랐다고도 귀띔했다. 자신들이 직접 수련해보고 그 결과를 ‘사부’인 자신에게 보고했기 때문에 믿을 만하다는 것. 이외에도 양 회장은 여성들의 뱃살과 군살 빼기 등을 위한 ‘8자 돌리기’ ‘접시 돌리기’ 기공 자세도 펼쳐 보였다.

    그에 따르면 인체를 구성하는 속근, 중간근, 지근 중에서도 체지방이 쌓이는 지근을 집중적으로 사용하면서 적절한 호흡법으로 체지방을 태워 없애는 것이 다이어트의 핵심 비결. 이는 속근을 움직이는 에어로빅이나 테니스 등 격렬한 운동보다 효과가 더 높고 지속적이라는 것이 양 회장의 설명이다.

    탁사정의 음이온

    마지막으로 어른과 아이들이 함께하는 장심(掌心)호흡 명상 시간. 수련생들은 탁사정 이곳저곳에 놓인 자연석 위에 앉은 채 명상에 들어갔다. 여느 명상 수련과 달리 손바닥으로 숨을 들이키고 내뱉는다는 생각으로 명상에 들어가는 ‘장심 호흡법’이란 점이 특이했다. 양 회장은 의념으로 기를 돌리는 것이 아니라 호흡으로 기를 돌리는 것임을 특히 강조했다. 의념에 집착하면 상기증(上氣症) 같은 부작용을 겪기 쉽지만 호흡에 따라 기가 순환 유통되면 자연스럽고 생기가 넘친다는 것이 그의 지론. 장심호흡 명상 시간이 끝나자 필자는 못내 궁금한 점이 있어 질문했다.

    -의념에 반대한다고 했는데, 손으로 호흡한다는 자체가 의념 아닌가요.

    “사람은 흔히 코로만 숨 쉰다고 착각하기 쉬운데 실제로는 온몸으로 숨을 쉽니다. 즉 피부호흡을 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중에서 손바닥이 피부호흡을 민감하게 관찰할 수 있는 부위이기에 손바닥에 집중해보라고 한 것이지요. 실제로 손바닥의 가운데 부분인 장심에서 따뜻하거나 시원하거나 하는 등의 감을 느끼지 않았나요?”

    그의 반문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필자는 장심호흡 명상을 하면서 손바닥에서 찌릿찌릿한 전기충격파 같은 것을 지속적으로 느꼈기 때문이다. 다른 수련생들도 저마다 손바닥이 꿈틀거리는 듯하다거나 따뜻해졌다는 식으로 기감(氣感)을 체험했다고 했다.

    -왜 하필이면 사람이 많이 모이는 수도권을 놔두고 탁사정에 수련원을 개설했습니까.

    “제가 전국 강산을 돌아다니는 중에 탁사정에 들렀는데, 이곳에서 기공 수련을 해보니 퍽 마음에 들더군요. 계곡물이 탁사정을 시계바늘처럼 휘돌아 두르고, 바위 위에 앉아 있으면 계곡 물의 음이온이 온몸을 감싸안아요. 마치 어머니 자궁처럼 편안한 느낌을 주더군요. 수련생들도 이 맛을 알면 여기를 쉽게 떠나지 못할 겁니다.”

    탁사정은 중국 초나라의 시인 굴원(屈原)의 ‘어부사’에 나온 시구 ‘청사탁영(淸斯濯纓) 탁사탁족(濯斯濯足)’에서 따온 것인데, 속세의 만 가지 때를 깨끗이 씻고 자연과 더불어 소박하게 살자는 것을 뜻한다고 했다. 그의 말에서 그가 지난 수년간 은거했던 이유를 어느 정도 알 수 있었다.

    양 회장이 국내 및 해외 TV를 통해 1km가 넘게 떨어져 있는 사람들을 운기방사로 쓰러뜨리는 장면이 나오자 이를 두고 사기다, 진짜다 하고 한참 논쟁이 붙은 적이 있었다. 그는 이때 세상 사람들의 시빗거리에 휘말리기 싫어 한국을 떠나버렸고 귀국해서도 산속 깊은 곳에서 조용히 지냈다고 한다. 그러다 한국의 미래를 위해 아이들의 교육에서만큼은 자신이 해야 할 몫이 남아 있다는 결심을 굳히고 다시 속세로 나왔다고 한다. 필자는 농담 삼아 그에게 물었다.

    운기방사의 현장

    -운기방사가 진짜 맞나요?

    “운기방사라고 하면 기에서 바람 같은 것이 나와 사람들을 쓰러뜨린다고 해서 장풍이라고 쉽게 말하는데 그런 것은 결코 아닙니다. 제가 몸속의 기운을 돌려 손바닥에 집중시킨 다음 상대방에게 기를 넣으면 상대방이 혼자이건 여럿이건, 가까이건 멀리서건 그 기에 감응해 반응을 일으키는 현상입니다. 이렇게 기 반응을 일으키면 자연스럽게 상대방의 정체된 기가 풀려 건강도 좋아집니다. 그러니까 운기방사는 일종의 기 치료법이라 할 수 있어요. 저에게 개인적으로 기 치료를 받은 사람들도 기 반응을 일으켜 건강을 회복했고요.”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그 실제 장면은 이곳 탁사정에서 재현됐다. 제천의 한 고등학교 학생들을 불러모아 약 50m 정도 떨어진 계곡 건너편에 서게 한 다음 양 회장이 운기방사를 하자 학생들이 뒤로 넘어가거나 옆으로 쓰러지는 등 신기한 현상들이 나타났다. 실험에 참여한 학생들도 처음엔 믿지 않다 막상 자기 몸속으로 무언가가 밀고 들어오는 등 변화가 일어나 당황했다고 밝혔다.

    탁사정 지킴이인 최광수씨(탁사정 대표) 또한 운기방사를 직접 체험하고서 자신의 사유지인 탁사정을 양 회장의 수련원으로 이용하도록 개방했다고 한다. 다음은 최씨의 말.

    “저는 양 선생님의 운기방사를 직접 체험하고 고질적인 요통에서 해방됐습니다. 그리고 발목을 심하게 접질린 적이 있는데, 침과 뜸 요법을 열심히 해봐도 낫지 않았어요. 그러나 양 선생이 단 한번만에 기를 쏘아 제 발목을 고치는 걸 체험한 뒤 그의 운기방사를 믿게 됐습니다. 그 때문에 탁사정을 좋은 일에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요.”

    양 회장은 이번 캠프에 참여한 사람들을 위해 개인적으로 고장난 몸을 고쳐주는 특별 ‘서비스’도 제공했다. 구미에서 두 자녀와 함께 캠프에 참여한 조영조(41)·이현실(38)씨 부부는 “아이들과 함께 기공 수련을 하면서 가족 사랑을 다지고 개인적으로는 허리 통증도 치료돼 매우 즐거운 주말이 됐다”고 기뻐했다. 서울에서 온 이경연(43)씨는 “양 선생의 수련 지도로 비뚤어진 척추가 바로 잡힌 것 같아 매우 좋았고, 고민거리인 하복부 비만을 기공법으로 고쳐보리라 결심했다”고 말했다.

    양 회장은 현재는 주말에만 기공 캠프를 열고 있지만 앞으로는 2박3일 내지 5박6일 코스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본격적으로 ‘지력 강화 기공법’을 알릴 계획이라고 한다(기공캠프 참가 안내는 홈페이지 www.giyuh. co.k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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