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4월호

위대한 ‘5cm’와 자학적 리모델링

  • M&L 세우미(世優美) 클리닉 원장 / 일러스트·김영민

    입력2007-04-12 10:36: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위대한 ‘5cm’와 자학적 리모델링
    가히 페니스 전시장이라 할 만한 남탕(男湯). 천태만상의 인간들이 다양한 몸가락을 흔들어대며 다채로운 ‘라이브 쇼’를 벌인다. 귀엽고 앙증맞은 풋고추부터 거의 한계수명에 도달한 역전의 용사, 그리고 퇴역한 노장까지 가랑이의 정점에서 몸을 출렁인다.

    가늘지만 기다란 펜슬(pencil) 페니스, 짧지만 통통한 절굿공이 페니스, 대가리 테두리가 불거진 독사(毒蛇) 페니스, 뿌리에 가까울수록 폭이 커져가는 피라미드 페니스가 현시된다. 생김새에 따라 이미지도 가지각색이다. 청순가련형, 공격형, 거만형, 건달형, 범죄형, 오직 일혈(一穴)에만 몰두하는 의리형, 곁눈질과 외도에 탐닉해온 산전수전의 전사형이 한데 섞여 있다.

    모가지에 반지를 두른 놈, 몸체에 구슬이 박힌 놈, 온몸이 찌그러져 울퉁불퉁한 놈. 아랫배 기름덩어리에 함몰된 놈, 바나나처럼 구부러지거나 새끼줄처럼 몸통이 꼬여 있는 놈 등 망칙한 흉물들도 함께 출렁댄다. 거들먹거리는 놈과 움치는 놈이 공존하는가 하면 우월과 열등이 부딪치는 도떼기 시장이다.

    작다는 사내가 부지기수다. 하지만 정말 작은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연장이 크면 클수록 여자의 성감에 광택을 줄 수 있다고 여기는 남자들. 그래서 한결같이 장대(壯大)형 페니스를 추구한다. 그런 만큼 크기에 대한 열등감은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여성에게 물어보라. 쾌감이 느껴지는 감열(感悅)지역은 동굴 출입구와 그 앞마당(질 전정)일 뿐이며 여성의 깊숙한 부위는 숫제 무풍지대다. 따라서 발기된 음경이 5cm 이상이라면 사내 구실에 부족함이 없다. 더구나 동굴 벽의 탁월한 신축력이 거의 모든 크기의 막대기를 완벽하게 포용한다.

    여성에게서 정제되지 않은 본능의 몸짓과 거친 단어를 추출해내는 남자의 능력은 연장의 크기가 아니라 연장의 용법에서 비롯된다. 그럼에도 크기에 집착하는 사내의 수는 좀체 줄어들 기미조차 없다. 바짓가랑이를 들춰볼수록 쪼그려앉은 초라한 몰골이 불만스럽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야 하는 대중 욕실이나 공중 화장실에서는 더욱 움츠러든다. 이쯤 되면 발기부전증이나 조루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부질없는 열등감과 자학(自虐)이 멀쩡한 페니스를 불구로 둔갑시킨 것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여인을 죽여주는(?) 환상의 섹스는 힘보다 기량이 우선된다. 하드웨어에 의존한 힘의 섹스보다는 감열지역을 효과적으로 공략하는 기량과 밀실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페니스를 확대함으로써 자신에 대한 이미지가 긍정적으로 변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페니스의 인위적 변형이나 확대를 일종의 상징적인 변신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자신이 바라던 강력하고 확신에 찬, 그리고 성적 매력이 넘치는 남성상(像)에 접근했다고 생각하며 자신의 존재에 대한 확신을 갖기도 한다. 사는 방식에 진취성과 적극성이 가미되기도 하고 여자를 대하는 태도 또한 당당해진다. 의료윤리적 측면에서 일부 부정적인 견해가 있음에도 음경확대 수술로 열등감의 터널을 벗어나 활기찬 삶을 꾸려가는 남자가 많다는 사실만은 부인할 수 없다.

    성기확대술의 효시는 페니스를 잡아늘여 길이 증대를 도모하는 방식이었다. 성기에 추나 펌프를 달아 페니스 길이를 늘이는 방법이다. 우간다 북부의 카라모자 부족에서부터 인도의 성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민족이 페니스 잡아늘이기로 성기 확대를 도모했다. 갠지스강 상류를 따라 살고 있는 금욕주의 집단인 인도 성인들은 성기에 신이 살고 있다고 믿기에 아주 어린 시절부터 성기에 추를 달아 30~45cm까지 페니스 길이를 늘인다. 요즘에도 일부 남성은 페니스에 280~620mg의 다양한 추를 달면 1년에 4cm 정도 늘어난다고 주장한다.

    현대 성기확대술의 1차 목표는 발기된 페니스를 더욱 크고 굵게 하는 기능적 확대보다 이완된 페니스의 크기를 증대하는 데 있다. 생리적인 방법으로 흔히 활용되는 성기확대술은 아랫배나 엉덩이에서 진피·지방을 채취, 페니스에 이식해 굵기를 조절하는 것이다. 그러나 수술에 따른 육체적 부담이 크고 수술 후 피부 채취부위에 기다란 흉터가 생겨 요즘에는 인공 진피로 대체하는 추세다.

    페니스를 치골에 고정해주는 밧줄은 현수 인대와 윤상 인대 두 종류가 있다. 이들 인대를 적당히 분리하면 페니스 길이가 길어진다. 윤상 인대를 분리하는 것만으로도 2~3cm가 길어진다. 발기 각도가 하방으로 처지는 경향이 있지만 기능상 문제는 없다. 시술 환자의 90%가량이 수술 결과에 만족한다.

    페니스는 기능이 우선이다. 따라서 사이즈에 집착하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페니스 리모델링으로 자신감을 회복해 진취적이고 적극적인 삶을 영위하는 남성 또한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Sexstory

    댓글 0
    닫기

    매거진동아

    • youtube
    • youtube
    • youtube

    에디터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