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단지 서비스 상품만 좋다고 해서 서비스가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서비스는 무형의 상품이므로 제공하는 인적 자원의 능력에 따라 그 수준이 천차만별이 되는 게 당연하다. 리츠칼튼의 서비스 정신은 호텔 전직원이 갖고 다니는 ‘골드 스탠더드’ 카드에 잘 나타나 있다. 리츠칼튼인의 신조, 사훈, 서비스 3단계, 기본수칙, 직원에 대한 약속 등으로 이뤄진 골든 스탠더드는 전세계 리츠칼튼 호텔에서 고객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일관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준다. 따라서 한번 리츠칼튼 호텔의 서비스에 만족한 고객들은 전세계 어디서나 리츠칼튼 호텔에만 들면 똑같은 서비스를 제공받는다.
골든 스탠더드에서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직원들이 해서는 안되는 말들을 규정해놓은 것. 예를 들면 리츠칼튼 직원들은 고객에게 ‘오브 코스(Of course)’나 ‘오케이’ ‘하이’ ‘헬로우’‘노 프라블럼(No problem)’ 같은 단어는 사용할 수 없다. 또한 항상 고객의 성함을 사용해야 하며, 복장이나 표정 등에서도 청결하고 좋은 인상을 주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리츠칼튼은 잡지사 기자들에게 촬영하기 가장 편한 호텔로 꼽힌다. 호텔 입구에 차를 대고 카메라 가방을 내려놓으면 일단 벨맨들이 웃는 얼굴로 다가와 가방을 로비까지 들어다준다고 한다. 바로 ‘권한이임’ 때문이다. “윗사람에게 허락받아야 한다”며 제지하는 다른 호텔 벨맨들과는 대조적이라는 것.
이를 위해 리츠칼튼은 직원의 능력 향상을 위해 가장 많이 투자한다. 채용단계에서부터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한다. 우선 55문항에 걸친 인성검사(Quality Selection Process)를 통과하지 못하면 부서장의 최종면접을 받을 수 없다. 이 인성검사 기준은 오랫동안 리츠칼튼 호텔에서 각 직무별로 우수한 직원들을 표본으로 삼아 그들이 남다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여러가지 특징들을 조사해 팀워크, 긍정적 태도, 서비스 등 11가지 주제로 기준을 마련해놓은 것.
이런 철저한 채용절차를 거쳤다고 해서 언제까지나 리츠칼튼 호텔 직원으로 안주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전체 직원들은 1년에 100시간의 서비스교육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며, 팀장들은 조직적인 리더십 교육을 소화해내야 한다.
이밖에 입사한 지 21일 된 직원들이 총지배인에게 질문과 의견제시를 할 수 있는 ‘데이 21(Day 21)’ 제도, 신입직원과 1년 이상 된 직원들에게 리츠칼튼 철학과 상품 지식, 그리고 안전 및 직무 교육을 한 달에 걸쳐 실시하고 시험을 치르는 트레이닝 서티피케이션과 리서티피케이션, 매일 모든 부서에서 실시하는 회의로 회사의 전달 사항을 공유하고 격언을 되새기는 ‘라인 업’, 매분기별로 우수직원을 선발하는 ‘파이브 스타 어워드’ 등은 리츠칼튼의 독특한 인재 양성 프로그램이다.
손구호 피트니스클럽 주임은 “호텔리어들은 손님의 요구에 즉각적으로 대처하면서 최고의 서비스를 해야 하기 때문에 늘 초긴장상태”라며 “도인(道人)과 같은 자세가 요구된다”고 말한다. 그만큼 스트레스가 심한 직업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호텔측은 직원들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자 신경을 쓰고 있다. 클럽동호회를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든가 직원용 피트니스클럽을 운영하고 해외연수 문호를 최대한 개방하고 있는 것 등이 그런 예다.
리츠칼튼 호텔 직원들이 자부심을 느끼는 것은 업계 최고의 대우를 받는다는 것보다는 가장 좋은 근무환경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김선경 홍보실장은 “국내 호텔 가운데 리츠칼튼 직원들의 이직률이 가장 낮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근무환경이 조성돼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권한이임 제도를 비롯해 직급을 없애고 팀장제로 조직을 구성한 것, 관료주의를 없애고 철저히 능력위주로 인사를 펼치는 것 등이 그런 환경을 만들어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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