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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경제, 어디로 가나

한계 이른 부양책…장기침체 거쳐 유럽형 저성장 국가로?

미국경제, 어디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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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년 상반기에 시작된 미국발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는 국제금융시장의 혼란을 야기하며 금융위기설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국이라는 거대경제의 침몰을 전망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크게 보면 미국경제는 유럽형 저성장 구조로 진입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글로벌 보안관’과 자유무역의 선봉자 입지에 커다란 변화가 예상된다.
미국경제, 어디로 가나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1월17일 워싱턴에서 열린 하원 재무위원회에서 경기침체 대책을 논의하다가 골치 아픈 듯 미간을 찌푸리고 있다.

미국경제가 심상치 않다. 이런 상황은 2년 전부터 예고됐다. 2006년 3월 미국 2위의 모기지 회사인 뉴센추리파이낸셜이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파산하고, 6월 미국 5위의 증권회사인 베어스턴스가 서브프라임모기지 채권투자 손실로 회생 불가능한 2개 헤지펀드의 문을 닫는다고 밝혔을 때만 해도 이것을 국제금융시장을 뒤흔들 정도의 큰 문제로 여기는 이는 거의 없었다.

이후 2006년 말~ 2007년 초 일련의 대형 국제투자은행들이 이와 관련된 손실규모를 발표하고, 이들과 간접적으로 연동된 파생상품의 위험 수준이 높아지고 나서야 사태의 위험성을 알아차리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이 되자 유럽과 미국의 금융시장을 중심으로 금융기관 신용경색에 따른 시장 유동성 감소 사태가 발생했다.

2007년 8월까지만 해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정책금리 인하를 통해 시장유동성을 추가로 공급하려 하지 않았다. 미국 실물경제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주류를 이뤘고,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인한 국제금융시장의 충격은 단기적인 현상이라고 판단했다. 그것 때문에 실물경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금리 인하까지 고려할 필요는 없다고 여긴 것이다.

금리 인하의 한계

그러나 2007년 8월 프랑스 BNP파리바은행이 자금부족으로 일부 펀드의 환매 정지를 신청하면서 국제금융시장에 신용경색 우려가 또 한번 급속하게 확산됐다. 유럽의 중앙은행 간 유동성 공급 공조도 이뤄졌고, 국제금융시장이 다시 요동치면서 주요국의 주식시장이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런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경기에 악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한 미국 FRB는 결국 2007년 8월 5.25%이던 정책금리를 연말까지 세 차례 전격 인하해 4.25%로 2007년을 마감했다.



이런 유동성 공급 정책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주식시장은 일시적 반등 이후 하강세를 지속했다. 시티은행과 같은 초대형 금융기관의 부실위험자산 규모가 알려지면서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한 국제금융시장의 위기론은 더욱 확산됐다. 지난해 12월에는 그동안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던 고용지표마저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이에 국제기구와 민간은행들은 2008년의 미국경제 전망치를 하향조정했고, FRB는 2008년 1월 한 달 동안에만 두 차례에 걸쳐 정책금리를 추가로 총 1.25%포인트 인하하는 강도 높은 정책을 실시했다.

금리인하정책은 미국 금융시장의 불안과 미국경제의 침체에 대한 우려를 동시에 호전시킬 수 있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시도였다. 그러나 실질적 효과에 대해서는 찬반 양론이 팽팽하다. 지금까지 나온 평가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금리인하로 금융시장을 일시 안정시키는 효과는 있으나 어떤 형태로든 국제금융시장 질서의 재편이 불가피하다. 미국 실물경제에 대한 영향은 인플레이션 우려로 인해 제한적일 것이다. 부시 행정부의 세금환급 발표와 큰 폭의 금리인하 조치가 경기를 반등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1991년이나 2001년 경기침체기에 큰 폭의 금리인하조치를 통해 경기가 살아난 것은, 지금 미국이 갖지 못한 에너지를 그때는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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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용협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 yho@kiep.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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