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기준금리를 0.75%포인트나 내린 1월22일에도 뉴욕증시가 하락하자 뉴욕증권거래소 관계자가 피곤한 듯 전화부스에 기대서 있다.
연초부터 글로벌 증시도 요동치고 있다.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여파가 금융시장 불안을 넘어 실물경제로 파급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경제지표들이 잇달아 발표됐기 때문이다. 지난 1월말 미 연준의 50bp(basis point·100분의 1%) 금리인하 정책에 힘입어 반등하던 미국 증시도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되면서 다시 기가 꺾였다. 체인점 매출 부진, 도매 재고량 증가, ISM서비스업지수 급락 등 경기하강 위험을 미국 증시가 견뎌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ISM서비스업지수는 41.9로 급락해 기준선을 크게 하회했을 뿐 아니라 9·11테러 이후 발표된 수치(40.5)까지 근접해 서비스산업 활동이 급격히 위축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지난해 10월말 이후 최근까지 미국 증시는 14% 하락했으며 같은 기간 일본, 중국, 한국 증시는 20% 이상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경기침체 우려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돼 있어, 미국 경제지표가 부정적으로 발표될 때마다 글로벌 증시의 불안한 행보가 재연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
요동치는 글로벌 주식시장
일반적으로 경기침체는 GDP 성장률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시기를 뜻하지만, 엄밀한 의미에서는 상당 기간에 걸친 경제활동의 전반적 후퇴를 의미한다. 전미경제연구소(NBER)는 GDP뿐만 아니라 산업생산, 고용인원, 소매판매, 개인소득 등을 주요 지표로 사용해 미국경기 순환주기(business cycle)를 공식적으로 판정한다. NBER의 경기 판정은 사후적으로 이뤄지지만, 최근까지 발표된 지표들을 통해 미국 경기상황을 짚어볼 수 있다.
지난해 4분기 미국 GDP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연 0.6%에 그쳐 경기침체가 현실화하리라는 의구심을 키웠다. 그러나 전년 동기에 비하면 2.5% 성장해 경기침체 국면과는 거리가 있다. 기업들의 재고 축소와 주택건설 등 투자 부문의 부진이 경제성장에 부담을 주고 있으나, 소비와 수출 부문은 여전히 견고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기업들은 생산량을 줄이는 방식보다는 재고조정을 통해 경기둔화에 대응하고 있다. 산업생산 역시 이전 경기침체 국면과 비교해보면 건실한 수준이다. 소매판매와 개인소득 관련 지표 역시 아직까지는 경기침체 징후가 뚜렷하지 않다.

[그림 1] 경기침체기의 신규 일자리 수<br>자료: 미국 노동부 통계, 주: P는 경기침체 진입 시점을 의미함
서비스업의 신규 고용 둔화는 미국경제가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과거에 미국의 경기침체 국면은 고용 감소와 함께 시작됐기 때문이다. 또한 고용인원 감소는 순차적으로 소비, 소득, 생산 등 다른 부문으로 파급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경기침체 가능성을 한층 높이고 있다(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