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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명문 스위스 IMD(국제경영개발원) 최초의 한국인 교수 로사 전

“회사를 살리는 리더 vs 죽이는 리더, 전략적 평판 경영에 달려 있다”

세계 명문 스위스 IMD(국제경영개발원) 최초의 한국인 교수 로사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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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기업 경쟁력, 내부·외부 평판 차이에 달려
  • ● 전세계 활용하는 회사 평판 측정 도구 개발
  • ● 강한 기업문화보다 착한 기업문화 필요
  • ● 선거운동은 여론조사보다 평판조사로 출발해야
  • ● 회사도 사람처럼 성격 있다
세계 명문 스위스 IMD(국제경영개발원) 최초의 한국인 교수 로사 전
“기업 명성을 가장 위협하는 것은 경쟁자가 아니라 바로 직원들의 자부심 부족입니다.”

‘평판 인식 차이(Reputation Gap)’ 이론으로 유명한 로사 전 IMD(국제경영개발원) 교수의 말이다.

“금융위기와 경기 침체를 겪으며 평판 경영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대중의 마음에 신뢰를 다시 쌓아라’는 대기업의 슬로건이 넘쳐납니다. 그러나 저는 평판 경영에 대한 초청 강연에 가면 이렇게 충고합니다. ‘먼저 직원들이 회사를 얼마나 신뢰하고 있는지를 질문하라.’ 위기의 시기에 직원의 신뢰 회복은 공개적이고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 명확한 비전과 공감을 통해 쌓을 수 있어요.”

세계 최고 경영대학원(business school) 가운데 하나인 IMD의 최초이자 유일한 한국인인 전 교수는 기업 평판, 브랜드, 기업윤리, 커뮤니케이션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다.

영국 맨체스터 경영대학원(Manchester Business School) 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그곳에서 정교수(Chaired full professor)로 재직하면서 회사 평판 측정도구(Corporate Character Scale ·CCS)를 개발해 이름을 떨쳤고, 세계 최초로 평판관리 석사과정 프로그램도 개발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현재 그의 CCS는 여러 언어로 번역돼 각국에서 평판 경영 컨설팅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또 그의 논문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arvard Business Review)’ ‘전략 경영 저널(Strategic Management Journal)’등 최고 권위의 경영 학술지에도 다수 실렸다. 특히 10년 이상의 컨설팅 경험에서 나온 데이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내외부 평판 인식 차이에 관한 이론은 ‘평판 인식 차이와 서비스 기관의 성과(Reputation gaps and the performance of service organizations)’(로사 전, 데이비스, 카민스 공저)라는 제목으로 지난해 ‘전략 경영 저널’에 발표돼 좋은 평가를 얻었다.



평판경영이 화두

한국마케팅클럽(KMC) 초청으로 한국을 찾은 전 교수를 4월22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만났다. 전 교수는 서울에서 바쁜 일정을 소화하느라 힘들었노라고 했지만 막상 인터뷰가 시작되자 카리스마 있는 모습으로 열변을 토해냈다. 여성스러운 외모와 달리 그는 킥복싱 태권도 가라테를 섞은 격렬한 운동인 보디 콤뱃(Body Combat)으로 기른 강인한 열정을 갖고 있었다. 전 교수는 먼저 전날 한국마케팅클럽에서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면서 받은 인상적인 느낌을 전했다.

“회사 CEO들과 마케팅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기업 평판 관리에 대해 강연했어요. 이 주제에 대해 한국에서도 기업들의 관심이 무척 크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평판 경영은 비교적 새로운 학문입니다. 이 분야가 1990년대부터 어떻게 학문적으로 성장했는지, 그 측정 방법과 실제 사례 등에 대해 강연했습니다. 1980년대엔 홍보(PR)가 중요했지만, 후에 과장된 홍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싹트면서 사양길에 접어들고, 다른 용어로 대체되고 있지요. 평판도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래선지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새 기법을 배우려는 기업인들의 열정이 뜨겁다는 것을 느꼈어요.”

지난해 말 오랜만에 한국을 찾은 그는 일부 언론에 평판 관리에 대한 그의 생각을 전달하기도 했는데, 이번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는 평판 관리뿐 아니라 책임 있는 리더십, 리더와 조직의 관계, IMD 연구생활 등에 대해 풀어놓았다. 이후 기자는 로잔으로 떠난 전 교수와 최근까지 e메일을 주고받으며 생생한 연구 결과를 들을 수 있었다.

요즘 평판 관리는 개인과 기업뿐 아니라 나라, 정부, 정당, 지방자치단체에도 지속가능경영에 답을 주는 중요한 성공열쇠다. 미국 해리스 인터랙티브의 2008년 조사에 따르면 2만명의 대상자 가운데 응답자의 60%가 “꼭 평판이 좋은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입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비즈니스 현장에서 기업의 평판이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 짐작할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남에게 보이기 원하는 대로 노력하라’

전 교수에 따르면 좋은 외부 평판은 경쟁 우위에 설 수 있는 훌륭한 자산이 된다. 평판이 좋은 회사일수록 프리미엄 가격을 붙일 수 있고, 투자자와 직원의 마음을 끌 수 있다. 또 평판이 좋아지면 그 회사에 대한 고객의 태도도 좋아지고, 고객의 인지된 위험(perceived risk)을 낮추고 신뢰도를 높인다. 삼성은 일체감과 집단적인 열정을 통해 일본의 일류 브랜드 소니를 어떻게 누를 수 있는지 보여줬다. 브랜드 힘과 재무적 성과 측면에서도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평판이 좋아지면 손상되기도 쉽다. 엔론 기업의 회계감사를 담당했다가 파산한 다국적 컨설팅회사 아더 앤더슨의 예를 발견하는 건 어렵지 않다. 겉으로 드러난 나쁜 이미지 하나 때문에 개인은 가진 모든 것을 잃을 수가 있고, 기업은 공중분해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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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상│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doppel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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