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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가 인민재판인가요?”

장상 전 국무총리 서리

“청문회가 인민재판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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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교수는 기혼자라서 이대 총장공관에 들어가지 않았다.
  • 남편인 박준서 교수의 서재는 있어도, 장교수의 서재는 없었다.
  • 이대 총장이 된 후 친모와 시모, 두 아이, 그리고 부부 교수가 각자의 서재를 갖고 살기 위해 주상복합 아파트 두 채를 산 것이 호화 아파트가 되었다.
  • 국회 인사청문회는 그를 피의자 다루 듯 공격했고, 언론은 오보를 양산했다.
장상(張裳·63) 전 국무총리 서리는 헌정사상 첫 여성 총리 탄생이 좌절되는 아쉬움을 남기고 이화여대 교수로 돌아갔다. 장상 국무총리 인준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된 후 여성계에선 우리 사회가 여성 총리를 맞을 준비가 덜 돼있다는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장 전 총리서리는 언론 검증과 국회 청문회를 통해 부동산 구입, 장남의 국적, 위장 전입, 아파트 벽 개조, 학력 기재 등에 관해 가혹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추궁을 당했다.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첫 인사청문회는 그녀가 살아온 일생을 온 국민이 지켜보는 심판대에 올려놓고 일순간에 불명예의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장대환 총리서리의 잘못이 ‘기업형’이라면 장상 총리서리를 둘러싼 논란은 ‘가계형’이다. 장대환 총리서리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통과됐더라면 여성들이 들고일어났을 것이다. 장대환씨와 장상씨의 순서를 바꾸어 국회 인준 청문회로 보냈더라면 결과가 달라졌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과연 장상 총리 후보자의 해명은 어디까지가 진실인가. 처음 실시된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장상씨의 국정운영 능력과 도덕성을 바로 평가한 것일까.

장상씨(이하 교수로 호칭 통일)는 한 동안 언론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 장대환 총리서리 인준동의안이 부결된 직후 장교수 집에 전화를 걸었다. 장교수는 부재중이었고 남편인 박준서(朴俊緖·62) 연세대 교수가 받았다. 박교수는 장교수가 집에 들어오면 상의해 인터뷰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대답했지만 그의 전화 응대에서 뭔가 하고 싶은 말이 많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니까 이 인터뷰는 장교수가 총리실을 떠난 후 언론과 처음으로 대면하는 자리다. 장교수 부부는 여러가지 논란에 대한 해명이 사회적 신뢰를 얻지 못하고 오히려 도덕성의 문제로까지 연결된 데 대해 무척 가슴 아파했다. 장교수는 “높은 곳에서 바로 떨어졌을 때는 충격을 느끼지 못하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통증이 몰려오듯이, 임명동의안 부결 직후에는 괜찮았는데 지금은 마음이 편하지 않다”고 말했다.



1년 같았던 한 달

장교수 부부가 사는 창덕에버빌 아파트는 이화여대에서 자동차로 15분 정도 거리인 모래내시장 입구에 있다. 장교수네 집은 꼭대기인 19층이어서 성산대교를 향해 뻗어나간 도시내부 순환도로가 내려다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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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호택 ht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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