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우씨는 “승훈이가 없었다면 또 다른 세상을 알지 못했을 것”이라며 승훈이를 ‘인생의 스승’으로 꼽는다.
컬처엠 공연은 전자에 속하는 방식이다. 그에 따르면 국내 공연관람 인구는 한 해 30만~40만을 헤아린다. 관람료가 비싸다고 외면하는 사람들을 공연장으로 끌어들여 저변을 넓혀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우리는 △최정상의 고품격 공연을 △합리적인 가격에 △골라 볼 수 있는, 세 가지 모토로 사람들을 공연장으로 끌어들일 겁니다. 관람료가 싼 공연은 질적으로 완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통구조를 획기적으로 바꿔 ‘통기획, 묶음판매’ 전략을 도입한 거죠. 차이는 있지만 보통 공연 하나를 무대에 올리는 데 드는 마케팅 비용이 1억~2억원입니다. 컬처엠 공연은 10개 공연을 기획해 제작과 프로모션, 마케팅 활동을 한꺼번에 묶어서 하기 때문에 비용을 절약할 수 있죠.”
조수미, 구라모토, 윤도현…
현재 계약을 끝낸 10개 팀은 조수미와 유키 구라모토의 클래식 공연, 뮤지컬 ‘시카고’와 ‘뽀로로와 요술램프’, SG워너비·빅마마·박강성&심수봉, 윤도현 밴드의 콘서트, 연극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 웃찾사&개그야&컬투패밀리의 기획공연이다. 이들 최정상급 공연을 보는 데 드는 비용은 2만~3만원으로 저렴하다.
그는 지난 4개월 동안 공연 팀 섭외를 위해 직접 발로 뛰며 열정을 쏟았다. 내로라하는 아티스트들을 섭외하느라 “무지 고생했다”는 그를 특히 애타게 한 이는 세계 정상의 소프라노답게 연중 스케줄이 빽빽한 조수미씨다.
“조수미씨의 한국 공연은 친동생이 관리하는데, 이 친구가 마음이 무척 따뜻해요. 발달장애아를 위한 공연이라고 했더니 기꺼이 돕겠다면서 유럽, 일본으로 누나를 쫓아다니며 시간을 빼냈죠.”
라이브 무대에서 톱으로 꼽히는 모 가수는 공연 계약서를 쓰기로 약속한 하루 전에 돌연 의사를 번복하는 바람에 밤늦게 그를 만나러 인천까지 달려간 이씨는 빈손으로 돌아서야 했다. 그래도 짧은 시간에 어려운 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었던 건 ‘인간극장’ 방송 덕분이었다. 마침 가족 얘기가 한창 전파를 타던 중이라 발달장애아를 돕는 공연에 다들 흔쾌히 동참하기로 한 것. 그는 “돈을 많이 벌고 싶은데, 그건 내 주머니를 불리려는 게 아니라 승훈이와 같은 발달장애아에게 지속적인 도움을 주고 싶기 때문”이라고 했다.
국내 공연관람 인구 증가, 고품격 공연 공급 확대, 대표 콘서트 브랜드화를 목표로 기획된 컬처엠 공연은 지난 1월 말 모 홈쇼핑에서 1시간에 2억5000여만원의 티켓 판매 수익을 올렸다. 금융계 고위 인사 몇 명을 통해 팔려나간 티켓 액수만 무려 10억원에 달한다. 돈을 많이 벌고 싶은 그의 바람은 현재까지 순항 중이다. 공연 수익금과 기업 후원을 통해 모은 기금으로 그가 가장 먼저 하려는 일은 발달장애아 후원재단 설립이다.
“승훈이를 키우다 보니 이게 아이 혼자 문제, 우리 가족만의 문제가 아니었어요. 장애를 가진 사람이 너무 많은데, 제가 할 수만 있다면 그런 사람들을 돕는 게 인생의 목표예요. 모든 사업의 초점을 여기에 맞추고 번 돈을 다 쏟아 부을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