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 서산시 가야산 자락에 있는 한서대는 ‘항공(Aeronautics)’과 ‘예술(Arts)’ 분야를 특화한 ‘2A’ 대학이다. 아시아 대학 가운데 유일하게 캠퍼스 안에 자체 비행장을 두고, 7인승 제트훈련기 등 항공기 30여 대를 보유하고 있다. 예술 특성화의 중심은 제품표면디자인센터(PSDIC). 2007년 정부로부터 국내 디자인프로젝트 지원 사상 최고액인 71억원을 받았을 만큼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한서대가 내세우는 ‘2A’ 슬로건의 또 다른 의미는 교육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둘 다 ‘A’등급이라는 자신감이다.
함 총장은 1992년 사재를 들여 이 학교를 세운 설립자이기도 하다. 한서대는 이후 10여 년 만에 충남권을 대표하는 명문으로 부상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4월에는 교육과학기술부의 교육역량강화사업 지원대학으로 선정돼 31억7000여만원을 받았다. 의과대학이 없는 정원 5000~1만명 규모의 충남지역 대학 가운데 2위 기록이다. 함 총장은 기대 이상의 성과에 무척 고무된 듯 보였다. 그가 ‘천혜의 명당’이라고 자랑하는 교정을 걸어 총장실로 향하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가장 먼저 화제에 오른 것은 넥타이에 그려진 빨간 비행기였다.
▼ 넥타이 디자인이 독특합니다.
“학교에서 특별히 제작했지요. 한서대 하면 항공이니까 그걸 널리 알리기 위해서예요.”
그의 말처럼 한서대가 이룬 빠른 성장의 중심에는 항공학부가 있다. 우리나라 정규 대학 가운데 항공 관련 학과가 개설된 곳은 공군사관학교와 항공대를 제외하면 한서대뿐. 이 대학 항공학부 학생들은 항공기계 항공교통관리 항공운항 등 7개 학과에서 다양한 항공 관련 지식을 배운다. 한서대 항공학부가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2005년 태안군 남면에 항공종합교육시설인 태안비행장을 건설했기 때문이다. 캠퍼스 내에 비행장을 만든 학교는 아시아에서 한서대 하나다. 이를 계기로 한서대는 국제적인 규모의 항공인력 양성기관으로 주목받고 있다.
▼ 지방 사립대에 항공학과가 있다는 사실이 신선합니다. 원래부터 항공 교육에 뜻이 있으셨나요.
“그건 아니에요. 지방의 작은 대학이 성공하기 위해 던진 승부수지요. 1980년대 후반 학교 설립을 준비하면서 학과를 차별화 특성화해야만 경쟁력 있는 대학이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전국 모든 대학의 전공을 모아놓고 비교 조사했지요. 그때 찾은 게 항공 분야예요. 공군사관학교를 제외하면 전국에 딱 한 곳에밖에 없으니, 우리가 충분히 경쟁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 거지요. 목표를 확실히 정하고 투자하면 오래지 않아 가시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막대한 투자비용 때문에 개교 초기에는 시작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함 총장이 본격적으로 항공학부 개설을 준비한 건 대학 운영이 자리 잡기 시작한 2000년 무렵부터. 그는 비행 교관과 함께 초경량 항공기를 타고 학교 주변을 돌며 교육용 비행장 부지를 물색했다.
“알고 보니 우리나라에는 비행 가능 구역이 정해져 있더군요. 북한과 대치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인이 비행할 수 없는 하늘이 많았어요. 그런 사실을 비행장 터를 찾으러 다니며 비로소 알았으니…. 항공 분야에 문외한인 상태에서 의욕만 갖고 추진하다보니 초기에는 시행착오도 많았습니다. 저는 지금도 종종 사람들에게 ‘내가 항공에 대해 알았으면 절대 항공학부를 안 만들었을 것’이라고 말하곤 해요. 특히 비행장을 건설하는 게 많이 힘들었지요.”
간신히 비행장 부지를 찾아내 시공 준비까지 해놓은 상태에서 허가가 반려되는 일도 있었다. 환경문제, 인근 주민의 반대 등 갖가지 어려움이 발목을 잡았다.
▼ 자체 비행장이 없어도 항공학부는 만들 수 있지 않나요?
“그렇기는 해요. 하지만 학생들을 제대로 가르치려면 학교 안에서 실습 교육이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게 안 되면 우리나라에서 기본 교육만 받은 뒤 외국에 나가 실습을 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추가로 드는 비용은 고스란히 학생들 부담이 되거든요.”
활주로와 관제탑, 강의시설 등을 갖춘 한서대 태안비행장 전경.
그의 바람은 긴 활주로가 있는 정식 비행장을 짓고 주변에 기숙사와 교육시설까지 건설해 학생들이 항공 관련 교육을 한곳에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5년여의 준비 끝에 2005년 완공한 한서대 태안비행장은 이러한 꿈의 결정체다. 45만㎡ 대지 위에 1180m 규모의 활주로가 뻗어 있고, 그 주위로 최첨단 관제탑, 격납고 등을 갖추고 있다. 최고 80인승 비행기의 이착륙이 가능한 국제적 수준의 교육시설 안에 강의실, 기숙사 등도 구비했다.
“이곳에서는 여객기를 모는 고정익 항공기 조종사뿐 아니라 헬리콥터 같은 회전익 항공기 조종사까지 키워낼 수 있습니다. 또 정비사와 항공 승무원 교육도 동시에 할 수 있지요.”
함 총장은 비행장을 건설하는 한편 각종 항공기 구입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아시아 최초로 제트 훈련기(CJ-1)를 도입하는 등 30여 대의 항공기를 구비해 기본 비행 훈련부터 상업용 항공기 비행 훈련까지 모두 학교 안에서 할 수 있는 기단(機團)을 꾸렸다. 야간 비행 훈련 효과를 높이기 위한 모의비행장치(시뮬레이터)도 마련했다. 또 공군과 연계한 항공 학군사관후보(ROTC) 프로그램을 만들어 군에 입대해야 하는 조종훈련생들이 학교를 다니며 파일럿이 되는 과정을 밟을 수 있게 했다.
항공조종학과 학생들의 전문성 확보를 위해 미국 LA에도 캠퍼스를 마련했다. 그는 “항공학부를 만들 때 자체 비행장 건설과 더불어 또 하나 역점을 둔 것이 미국 캠퍼스”라고 했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여객기 조종사가 되려면 미연방항공국(Federal Aviation Administration)의 공인 조종 면장을 받아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비행 교육을 마친 뒤 미국에 가서 추가로 교육을 받아야만 나오는 자격증이지요. 생각해보니 우리 학생들이 좋은 조종사가 되는 데 꼭 필요한 교육 과정이라면 학교가 나서서 지원 시스템을 만들어야 할 것 같았습니다.”
한서대는 2001년 미국 LA에 ‘한서대 LA 교육원’을 세웠다. 학생들이 현지 상황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고 면장 취득시험에 대비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든 시설이다. 이런 노력 덕분에 항공운항학과는 첫 졸업생이 나온 2004년부터 3년 연속 취업률 100%를 기록하며 한서대를 대표하는 얼굴이 됐다.
가야산에 둘러싸인 한서대 캠퍼스. 함 총장은 이곳이 세계적인 지도자가 탄생할 ‘자미원’이라고 말한다.
항공학부가 널리 알려지면서 학교의 위상도 높아졌다. 함 총장은 “학교 비행장이 각종 영화와 드라마의 촬영장으로 이용되면서 우리 대학이 수도권까지 널리 알려져 자연스럽게 지원자도 늘었다. 특히 항공승무원을 길러내는 항공관광학과는 매년 300~40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할 만큼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한서대 특성화의 또 다른 축은 예술학부다. 이 대학 제품표면디자인센터(PSDIC)는 지난해 지식경제부의 감성품질디자인지원체제 기반구축 사업자로 선정돼 2013년까지 총 71억원의 개발지원금을 받는다. 2007년에도 국가디자인혁신역량 특성화구축사업 심사에서 전국 최고의 디자인센터로 뽑히기도 했다. 함 총장은 “한서대의 디자인 역량은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 수준”이라며 “그 덕분에 PSDIC가 주축이 된 다양한 관학·산학 연계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라고 소개했다. 10월 말까지 계속되는 ‘2009 중소기업디자인개발지원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충남도로부터 사업비 50%를 지원받아 도내 52개 중소업체의 디자인을 개발해주는 프로젝트인데, 이런 작업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학생들의 전문성이 강화되고 사회 진출도 이루어진다고 한다.
“학교에서도 학생들이 상상력을 키우고 선진 예술 감각을 익힐 수 있도록 여러 방향에서 돕고 있습니다. 항공학부 학생들의 미국 면장 취득을 위해 설립한 LA교육원도 해외연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지요. 예술학부 학생들은 재학 중 6개월 동안 미국 캠퍼스에서 생활하며 정규 전공 수업과 전문가 초청 강의 등을 듣습니다. 또 유니버설 스튜디오, 테크니칼러 같은 산업체를 견학하고 박물관, 도서관 등을 찾아 글로벌 문화의 진수도 체험합니다. 이런 교육이 학생들의 디자인 역량을 높여줄 거라고 생각해요.”
2004년 학교 안에 조각공원을 조성한 것도 예술적 감수성을 기르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함 총장은 도서관과 기숙사 사이에 ‘선군공원’을 만들고 교문에서 2공학관으로 이어지는 길에도 하나 둘 조각품을 설치하고 있다. 현재 캠퍼스 곳곳에 놓여 있는 조각품은 50여 점. 그는 “학교의 수준을 높이려면 그 돈으로 실험기구를 하나 더 사는 게 낫지 않으냐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우리 학생들이 한서대에서 기술뿐 아니라 예술도 배우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꾸준히 조각품을 설치하면 언젠가는 캠퍼스 전체가 아름다운 조각공원이 되겠지요. 그게 제 꿈입니다. ‘한서대에 작품 한 점 없으면 좋은 작가가 아니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수준 높은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사회에 공헌하는 인재
한서대에는 항공학부와 예술학부 외에도 인문사회 이학 공학 보건학 등 4개 학부가 더 있다. 함 총장은 “항공과 예술학부가 앞장서서 학교 발전을 이끌면서 다른 학문 분야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문화적 감수성’과 더불어 또 한 가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더불어 사는 삶’이다. 한서대의 건학 이념은 ‘창의 신념 공헌’. 여기에는 대한적십자사 부총재인 함 총장의 철학이 담겨 있다.
함 총장은 우리나라 성형외과 의사 1세대로 가톨릭의대 성형외과 과장 등을 역임한 관련 분야의 선구자다. 한때는 “점심 식사를 김밥으로 때우며 하루 종일 수술만 해도 밀려드는 환자를 다 받을 수 없을 정도로 바빴다”고 한다. 성형 수요는 날로 늘어나는데 의사는 턱없이 부족하던 시절이다.
하지만 당시 함 총장이 유난히 바빴던 또 다른 이유는 병원 업무와 별도로 일명 ‘언청이’라고 불리는 구순구개열 수술에 매달렸기 때문이다. 선천적으로 입술이 갈라지는 구순열과 입천장이 갈라지는 구개열은 성형수술을 통해 고칠 수 있는 질병. 하지만 당시 대부분의 환자들은 비싼 수술비용을 부담하지 못해 일평생 외모 콤플렉스에 시달리며 살아야 했다.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는 것도 어려웠다. 성형외과 의사로서 구순구개열 수술의 필요성을 누구보다도 절감하고 있던 함 총장은 1972년 대한적십자사와 손잡고 ‘언청이 수술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때부터 1985년까지 10여 년간 그가 무료로 수술해준 환자는 2700여 명에 달한다.
“구순구개열 수술은 참 드라마틱합니다. 전후가 완전히 다르지요. 수술을 끝낸 뒤 달라진 아이 얼굴을 보고 좋아하는 엄마들을 보면 눈물이 날 정도예요. 거기에 매료돼 이 봉사에 매달리게 된 것 같습니다. 어찌 보면 전적으로 제가 좋아서 한 거지요. 당시엔 구순구개열 어린이가 외국에 입양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저는 가끔씩 무료 수술을 해준 뒤 직접 아이를 양부모에게까지 데려다주곤 했습니다. 아이를 맞이할 때 부모가 보이는 표정이란…. 그 감동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어요.”
이런 활동으로 그는 동아의료문화상 등 각종 상을 받았다. 관련 책을 저술하며 구순구개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앞장선 덕에 ‘언청이의 아버지’라는 별명도 얻었다.
“돌이켜보면 그 시기가 의사로서 가장 보람을 느낀 시절인 것 같아요. 봉사는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줄 뿐 아니라 자기 자신도 기쁘게 만들어준다는 걸 알았지요. 한서대를 개교하며 세운 교육 목표 가운데 하나는 우리 학생들에게 사회 공헌의 의미와 즐거움을 가르치자는 것이었습니다.”
적십자정신을 나누는 대학
그래서 함 총장은 한서대의 개교 작업이 마무리되고 학교가 안정되기 시작한 1998년, ‘국제 적십자 장학생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각국 적십자사가 추천하는 학생을 한서대 장학생으로 선발해 4년간 각자 원하는 전공을 공부하게 해주면서, 동시에 적십자의 이념과 철학 등도 정규 커리큘럼으로 이수토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적십자사 국제부의 협력을 얻어 동남아지역 12개 대학에 편지를 보냈어요. 학생을 추천해주면 우리가 4년간의 등록금과 기숙사비를 전액 제공하겠다는 내용이었지요. 프로그램을 시작하자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보였어요. 국제적십자사 사무총장이 회의 때마다 우리 프로그램을 소개하면서 ‘이런 코스가 다른 나라에도 많이 생기면 좋겠다’고 거듭 칭찬했다는 얘기를 들었지요.”
적십자 관련 단체를 중심으로 점점 소문이 퍼지면서 이 프로그램은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이제는 중남미, 아프리카 등에서도 장학생 신청이 들어올 정도라고 한다. 현재 한서대에는 페루 등 세계 15개 나라에서 온 국제적십자 장학생이 공부 중이다. 이들의 학업을 도와주고 적십자 이론 연구를 가르치는 중심축은 교내에 세워진 ‘국제인도주의연구소’. 외국인 학생들은 대한적십자사와 연계해 매년 두 차례씩 인도주의 학회도 진행한다.
비행장과 비행기 등 학교 시설을 이용한 봉사 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 지난해 태안 앞바다에서 기름 유출사고가 났을 때는 항공기를 무료 제공해 복구를 도왔고, 대한적십자사와 ‘긴급 혈액 수송 지원 협약’을 맺어 서해안 외딴섬의 응급 환자들에게 혈액을 공급하는 봉사 활동도 한다.
“내국인 학생들을 대상으로는 캄보디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으로 떠나는 해외봉사 활동 프로그램을 만들었어요. 특정 마을을 계속 방문하며 지속적인 교류를 갖지요. 1년에 3번, 2주 일정으로 이뤄지는 봉사활동 경비는 전액 학교가 부담합니다. 활동 초기에는 그 지역의 망가진 주택을 수리해주고 공동퇴비장을 지어주는 등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데 주로 힘을 쏟았는데, 이제는 그분들의 소득을 높여주기 위한 활동도 병행하고 있어요. 양과 산양, 암소 등을 사서 가축은행을 만들어주는 거지요. 캄보디아 한 마을의 가축은행은 양 20여 마리, 암소 3마리로 시작했는데 이제 가축이 200여 마리나 될 만큼 성장했습니다. 여기서 나오는 수익을 주민들이 골고루 나눠 가지니 마을 전체에 활기가 넘치게 됐지요.”
그는 “특정 마을을 꾸준히 찾는 것은 학생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해외봉사 활동을 어렵게 느끼지 않고 우리 시골에 농활 가는 것처럼 편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이라며 “이런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세계를 가깝게 느끼고, 국제무대에서 인류에 공헌하는 인재로 성장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서대 출신 대통령
한서대는 학생들을 글로벌 인재로 기르기 위한 각종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매년 학생 400명을 선발해 어학연수를 지원하는 것. 미국 LA캠퍼스에서 연수하는 학생의 경우 항공료 숙박료 교육비 등을 전액 학교가 부담한다. 지난 1월에는 중국안휘건축공업대학 대학원과 1+1 과정을 만드는 데 합의해 중국에도 또 하나의 캠퍼스가 생기는 효과를 얻었다. 이제 안휘건축공업대 대학원 디자인계열 학생은 1년간 이 연구소에서 디자인을 공부한 뒤 한서대 국제예술디자인대학원으로 유학하면 두 대학에서 모두 학위를 받을 수 있다. 국내 학생 역시 마찬가지다. 한서대 대학원에 입학해 1+1과정을 밟으면 중국 학위를 복수로 받는다.
국내 캠퍼스를 글로벌화하기 위한 노력도 계속하고 있다. 해외 유학생을 적극적으로 유치할 뿐 아니라, 영어권 국가 출신 교원을 채용해 학생들이 상시적으로 영어 환경에 노출되도록 하는 것이다. 특히 항공학부에 해외 교관을 다수 채용해 향후에는 모든 교과 과정을 영어로 가르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렇게 될 경우 동남아 등 해외학생이 더 많이 입학해 캠퍼스 글로벌화가 앞당겨질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한서대를 세운 뒤 우연한 기회에 지관 손석우 선생이 쓴 ‘터’라는 책을 보게 됐습니다. 읽다보니 한서대 자리가 ‘자미원(紫微垣)’이라는 내용이 나오더군요. 세계를 지배할 황제가 나오는 터라는 뜻이지요. 그 책을 읽고부터 저는 우리 학교에서 대통령이 나오면 좋겠다는 꿈을 꾸게 됐어요. 현대사회에서 지배는 총과 칼을 갖고 하는 게 아니잖아요. 탁월한 리더십으로 우리나라를 이끌어가는 큰 지도자가 한서대에서 배출된다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습니다.”
학생들에게도 이 꿈을 심어주기 위해 함 총장은 한서대 교정에 대한민국 전직 대통령 기념공원을 만들 계획이라고 한다. 이미 공원에 세울 동상도 차근차근 제작하고 있다. 개교 20주년 기념일에 맞춰 제막식을 열고 “여러분도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다.
“처음 학교를 세울 때 제게 조언을 해준 분이 있어요. ‘의사는 한 사람이 한 사람밖에 못 고치지만, 교육자는 한 사람이 천 사람 만 사람도 개조할 수 있다. 포부를 크게 갖고 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을 길러내라’고 하셨지요. 학교를 짓고, 비행장을 건설하며 힘들 때마다 그 말씀을 떠올렸습니다. 앞으로도 한서대가 사회에 공헌하는 인재를 길러내는 대학으로 굳건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