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0일 오후 6시.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진행자로 방송에 복귀한 정관용씨는 CBS를 통해 전파를 타게 된 감회를 이렇게 표현했다. 그도 그럴 것이 정씨의 첫 방송 입문이 1989년 시사자키의 ‘정치시평’ 코너를 통해 이뤄졌기 때문이다.
지난 20여 년 동안 라디오와 TV를 넘나들며 토론 진행을 해온 그에게는 ‘방송 토론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호평과 함께 ‘방송 토론 진행의 달인’이란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2008년 11월, 석연치 않은 이유로 모든 방송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지 1년 반 만에 그는 토론 진행자에서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로 복귀했다.
첫 방송을 앞둔 그를 CBS 목동 사옥에서 만났다. 방송을 떠나 있는 동안 그는 세계 곳곳, 국내 여기저기를 여행했다고 했다.
“북아프리카, 히말라야도 가고, 국내 여기저기를 여행했어요. 이제는 그런 시간을 가질 수 없겠네요. 참 좋았는데….”
방송을 떠나 있는 동안 그는 두 권의 책을 펴내기도 했다. 윤여준 이해찬 남재희 김종인 등 네 명의 명사와 대담을 나눈 것을 묶어낸 ‘문제는 리더다’(메디치 미디어)는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렸고, ‘나는 당신의 말할 권리를 지지한다’(위즈덤하우스) 역시 차분하게 한국 사회를 성찰한 수작으로 평가받았다.
정씨는 앞으로 방송 진행 방향에 대해 “색다른 형식의 시사 프로그램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시사를 주로 다루다 보면 정치인이 많이 나올 겁니다. 우선은 청취자가 궁금해 할 현안에 대해 집중해서 묻고, 때로는 저와 논점에 대해 토론도 하게 될 겁니다. 또 인터뷰 대상자의 인간적인 면모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다양한 질문을 던질 겁니다. 한 시간 동안 한 사람과 집중 인터뷰를 하는 것은 새로운 시도입니다. 기대를 갖고 지켜봐주세요”.
첫 방송날 ‘ON AIR’램프에 빨간불이 들어오고 로고송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오프닝 멘트를 마친 그가 ‘지금 출발합니다’라는 귀에 익숙한 멘트를 날렸다. 1년 반 만에 다시 스튜디오에 앉아 방송을 진행하는 그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문득 이런 문구가 머리를 스쳤다.
‘나는 당신의 방송 진행 권리를 지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