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공연은 윤희정이 재즈 레퍼토리를 선보이고, 사회 인사 1명과 연예인 1명이 재즈 2곡씩 부른다는 것이 특징. 게스트 섭외가 중요했기에 그는 정공법을 썼다.
“재즈에 흥미 있는 사람, 평소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 자기 분야에서 이름난 사람 중에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골랐어요. 나는 여태까지 직감이 틀려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 ‘이 사람이 적합하다’ 싶어서 연락하면 대부분 하겠다고 하더라고요. 주로 ‘114’에 전화해 그분들의 연락처를 구했는데 덕분에 15년 동안 250명이 무대에 섰어요. (웃음).”
윤희정은 이들을 캐스팅한 데 그치지 않고 공연 전 두 달 동안 레슨까지 진행했다. 덕분에 ‘제자’들은 각자 영역에서 빛나는 자신들의 특징을 재즈라는 그릇에 오롯이 담아낼 수 있었다. 언뜻 윤희정의 역할은 게스트 섭외에 그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총괄책임자다. 공연 기획, 포스터 편집, 협찬사 섭외 등을 하며 1인 20역을 소화한다. 때로는 일이 힘에 부쳐 정체기를 겪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스스로를 다잡았다. 공연을 시작한 뒤 단 한 번도 새벽 3시 이전에 잠든 적 없이, 재즈 공부에 열중했던 것도 본연의 모습을 지키고 싶어서다.
“내가 ‘소세지’거든요. 소심하고 세심하고 지랄맞은 A형. 될까 안 될까 고민하면서 소심하게 계속 밀어붙이는 거예요. 누가 돈을 대준 것도 아니고, 한 여자의 힘으로 공연을 이끌어왔으니 내가 봐도 내가 대단해. 나를 다지고 싶어서라기보다는 이렇게 해야 행복해요. 노하우가 쌓이면서 희열도 느끼고요. 뭘 하겠다는 거창한 목표가 있는 게 아니야. 즐기면서 그냥 가는 거지. (웃음)”
5월23일 ‘윤희정 · 프렌즈’ 100회 공연을 맞는 윤희정. 쇼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숙명을 담았다는 뜻에서 공연 제목을 ‘Show must go on’이라고 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