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어 있던 진주가 빛을 발하다.’
미국 버클리음대 출신의 실력파 재즈 가수 나나(본명 나혜영·44)가 대중에게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나나는 7월 12일 서울 신촌 아트레온 무빙온 콘서트를 시작으로 재즈 팬들을 위한 소규모 라이브 공연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나나는 7월 초 영화음악을 중심으로 모은 3번째 앨범 ‘영화의 영혼(The Soul of Cinema)’도 발매하고, 재즈의 고향에서 갈고닦은 실력을 선보이고 있다. 앨범의 주제는 ‘다가가기’. 재즈 팬에게 더욱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 과거의 향수가 묻어나는 곡들을 특별히 선곡했다. 사이먼 앤 가펑클이 부른 영화 ‘졸업’의 ‘로빈슨 부인(Mrs. Robin son)’, 영화 ‘시네마천국’의 ‘사랑 주제가(Love Theme)’, 영화 ‘레옹’의 ‘내 마음의 모습(Shape of my heart)’ 등이 그것이다.
그가 재즈를 배운 버클리음대는 세계 최대의 독립 음대다. 게리 버튼, 퀸시 존스 같은 유명 음악인들이 거쳐간 대중음악의 요람이다. 그곳에서 접한 재즈는 음악보단 언어에 가까웠다고 나나는 회고했다.
“아이가 처음 말을 배울 때처럼 숨 쉬는 것부터 발음하는 것 하나까지 새롭게 깨쳐가야 했어요. 고통스러운 과정이었지요. 그래도 재즈음악이 제 길이더라고요.”
1994년 가수로 데뷔한 뒤 통기타 가수로 활동하던 그는 함께 음악활동을 하던 선배의 권유로 재즈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러다 기왕 배우려면 제대로 배워야겠다고 마음먹은 그는 1997년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재즈의 본고장에서 몸으로 부딪치며 배우겠다고 작정한 것이었다.
2002년 대학 졸업 후 뉴욕의 유명 재즈클럽에서 공연을 해오던 그는 2006년 1집 앨범 ‘사랑스러운 날(Lovely Day)’ 발매 후 EBS의 음악공연 방송인‘스페이스 공감’을 통해 자신만의 음악을 한국에 알렸다.
“가수는 가사를 전달하는 사람이에요. 너무 원론적인 생각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지난 10여 년간 곱씹어 내린 결론입니다. 기술을 우선하면 자칫 감동을 잃을 수가 있어요. 그 안에 인생을 담아서 감동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지요. 미국에서 공연할 때도 그처럼 가사 전달을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에 여러 나라 관객들과도 소통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나나는 8월에 호주와 일본에서도 공연할 계획이다. 그의 다음 목표는 한국어로 표현된 재즈곡을 직접 만들어 앨범을 발표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