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0월호

“극우·비리 이미지 환골탈태 ‘합리적 보수’로 통일 대비”

자유총연맹 ‘구원투수’ 윤상현 회장직무대행

  • 최호열 기자 │honeypapa@donga.com

    입력2014-09-22 14: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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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임 회장 3명 잇따른 중도퇴진은 ‘私心’ 때문
    • 회장과 사무총장 권력 나눠야 경영 투명
    • 시대 변화에 맞는 국민운동 이끌어야
    • 북한과 끊임없이 대화 노력해야 통일 가능
    “극우·비리 이미지 환골탈태 ‘합리적 보수’로 통일 대비”
    대표적 보수단체인 한국자유총연맹이 요즘 ‘개혁대상 1호’로 지목될 만큼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다. 김명환 전 회장은 인사청탁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의혹과 배임 의혹 등을 받았다. 김 전 회장 외에도 여러 전·현직 임원이 한전산업개발로부터 활동비, 고문료 명목으로 매달 1000만 원에서 수백만 원씩 적절하지 않은 돈을 받아 챙긴 것도 드러났다. 김 전 회장은 사건이 불거진 후 자유총연맹 이사회에서 해임안을 의결하자 자진사퇴 형식으로 물러났다.

    ‘진보는 분열로 망하고, 보수는 부패로 망한다’는 격언을 실천하기라도 하듯 자유총연맹은 그동안 여러 차례 비리, 부패 의혹으로 구설에 올랐다. 2000년부터 자유총연맹을 이끌어오던 권정달 전 회장이 2008년 횡령혐의로 구속되면서 중도사퇴한 데 이어, 후임인 박창달 전 회장도 2013년 임기 중 자진사퇴했다. 이번에 김 전 회장까지 회장 3명이 연이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불미스럽게 퇴진했다.

    자유총연맹 이사회는 지난 8월 말, 윤상현(64) 부회장을 회장직무대행으로 추대했다. 위기에 처한 자유총연맹의 구원투수가 된 그를 9월 11일 서울 장충동 자유센터에서 만났다. 직무대행을 맡은 소감을 묻자 “정신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바쁘다. 추석을 어떻게 지냈는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 자유총연맹 사무실엔 매일 출근하나.

    “일주일에 4일 이상 나온다. 회사(일신무역) 일은 급한 것만 처리하고 연맹을 정상화하는 일에 전념하고 있다.”



    ▼ 직무대행이 돼서 가장 먼저 한 일은 무엇인가.

    “김명환 전 회장이 한전산업개발로부터 매달 활동비로 1000만 원씩 받은 게 문제가 됐다. 그 돈은 한전산업개발에서 대주주인 우리 연맹에 주는 보조금이지, 회장 개인에게 주는 게 아니다. 연맹 관리감독기관인 안전행정부와 조율해 한전산업개발로부터 받던 1000만 원을 300만 원으로 줄이고, 그 돈도 회장 활동비로 쓰지 않고 재정 상황이 어려운 지부에 지원하는 것으로 규정을 만들었다. 나머지 700만 원은 적자 상태인 한전산업개발이 경영 개선을 위해 사용하도록 했다. 앞으로 회장으로 어느 누가 와도 이 규정은 바꾸지 못하도록 했다.”

    ▼ 말도 많았던 한전산업개발과의 문제는 그렇게 해결이 되는 건가.

    “우리 연맹과는 상관없는 일이다.”

    ▼ 자유총연맹에는 언제부터 참여했나.

    “박창달 전 회장 재임 시절이던 2010년에 중앙이사가 됐다. 박 전 회장과 개인적인 인연은 전혀 없다. 그전에는 기업을 운영하며 여건이 되는 범위에서 공선협(공정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 공동대표, 그린코리아포럼 대표 등 시민운동, 애국운동에 관심을 갖고 활동했다. 박 전 회장이 기업인으로서의 경험과 시민단체 활동 경험을 자유총연맹에 접목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나를 추천했던 것 같다. 2012년부터는 부회장으로 일했다.”

    윤 직무대행은 지난해에도 박창달 회장이 사퇴한 후 김명환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 직무대행을 맡은 바 있다. 1년여 만에 또다시 직무대행이라는 어려운 책임을 떠안은 셈이다.

    ▼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처음엔 고사하려고 했다. 그런데 나를 믿고 추대해준 분들을 실망시키는 게 도리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또한 4년여 동안 연맹 활동을 하면서 보고 듣고 느낀 게 많았다. 자유총연맹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비전도 나름대로 고민해보았다. 더구나 이번에 연맹을 바로 세우지 못하면 연맹뿐 아니라 대한민국 보수 전체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다. 부족하지만 연맹을 살리고, 보수를 살리는 데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 싶었다.”

    “회장은 봉사하는 자리인데…”

    자유총연맹은 곪아 썩은 부위를 지금 당장 확실히 도려내는 대수술을 해야 살아날 수 있다. 겉으로 드러난 상처만 대충 봉합하고 덮는다면 더 큰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과감하게 메스를 댈 집도의 노릇을 직무대행인 그가 맡아야 한다. 그를 인터뷰하려고 결정한 이유다. 자유총연맹을 대표하는 위치에 있는 그로서는 조직의 치부를 밖으로 드러내는 게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인터뷰 요청을 열흘 가까이 고사했다. 하지만 자유총연맹의 개혁과 정상화를 위해 용기를 냈다고 한다.

    ▼ 자유총연맹이 왜 이렇게까지 됐다고 보나.

    “우리 연맹 회장은 기본적으로 봉사하는 자리다. 사심 없이 순수하게 봉사하는 마음으로 일해야 하는데 과거 회장들이 그러지 못한 것 같다. 원래 모든 실무는 사무총장 중심으로 돌아가도록 돼 있다. 회장은 대외업무에 전념해야 한다. 연맹 규정에 회장이 비상임이고 명예직으로 돼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월급도 없고 활동에 필요한 판공비만 쓰도록 돼 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그렇게 하지 않았다.”

    ▼ 자유총연맹 규정에 비해 회장 권한이 강한 모양이다.

    “현실적으로는 회장이 어떻게 연맹을 이끌고 가느냐에 따라 운영이 달라진다. 실무는 사무총장에게 맡기는 등 권력을 분산해 운영을 투명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돈 문제를 회장 마음대로 처리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 지난 10년간 이런저런 비리와 정치적인 문제에 얽매여 끌려다니느라 연맹 본연의 일을 제대로 못했다. 그러다보니 국민이 우리를 보는 시선이 곱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

    역대 회장뿐 아니라 임원과 사무국 직원들의 비리, 부패도 종종 문제가 됐다. 지난해에도 전·현직 임직원 10여 명의 국가보조금 불법 사용과 공금횡령,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가 드러나 파장을 일으켰다.

    ▼ 임원과 사무국 직원들의 부패 방지책이 있다면.

    “정식으로 취임한 회장이 아니라서 대놓고 이야기하기는 힘들다. 우종철 사무총장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지금처럼 직원이 오랫동안 같은 업무를 담당하는 게 좋은 건 아니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10년 이상 같은 일만 한 직원도 있더라. 순환보직제를 강력하게 실행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보은인사는 이제 그만”

    ▼ 그동안 회장선거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던 게 사실이다. 더는 자유총연맹 회장이 정권의 보은(報恩) 인사 자리가 돼선 안 된다는 지적이 많다.

    “내가 뭐라고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결과는 좋지 않았다. 부회장단이나 이사진, 회원들을 만나면 정치인이나 관료 외에 순수 민간인 출신도 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놔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민간인 출신은 정치인이나 관료들과 달리 회장 임기 이후를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그만큼 사심 없이 일할 가능성이 높다. 통일이나 사회 문제를 대하는 시각도 훨씬 자유롭고 폭이 넓다.”

    ▼ 다음 회장은 어떤 분이 돼야 한다고 보나.

    “연맹 내부에서 이번엔 순수하게 자유총연맹의 미래를 고민하고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사심 없고 깨끗한 사람, 나라를 위해 진정으로 봉사한다는 자세를 가진 분이었으면 좋겠다. 그래야 연맹에 미래가 있다고 본다.”

    ▼ 차기 회장은 언제 선출하나.

    “ 9월 말에 창립 60주년 행사도 있고, 10월엔 지부별 큰 행사가 많다. 더구나 올해 안에 선출하면 잔여 임기만 채우게 돼 있어 1년 후에 회장선거를 또 치러야 한다. 하지만 내년 2월 정기총회 때 선출하면 3년 임기로 일할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아가고 있다.”

    ▼ 직무대행으로서 자유총연맹 개혁을 위해 중점을 두는 것은.

    “부조리를 일으킬 수 있는 요소들은 다 찾아내 고쳐나갈 생각이다. 또한 감사 기능을 강화하는 등 클린시스템을 제도화하려 한다. 특히 재정 투명성 강화에 중점을 둘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지도자가 깨끗하고 투명하게 경영하는 것이다. 그래야 우리 연맹이 산다. 차기 회장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그는 “많은 사람이 이번 사태로 인해 자유총연맹이 위기라고 이야기하지만 난 오히려 희망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과거엔 회장이 큰 잘못을 저질러도 어떻게 해볼 생각을 못했다. 그런데 이번에 작은 부정이라도 있으면 이사회에서 해임을 결정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겼다. 앞으로 회장이 되는 사람에겐 조직을 두려워하고 불순한 생각을 못하게 하는 경종이 될 것이다.”

    건전 보수, 합리적 보수

    “극우·비리 이미지 환골탈태 ‘합리적 보수’로 통일 대비”

    윤상현 회장직무대행은 경영인 출신으로 오랫동안 시민운동을 해왔다.

    자유총연맹은 1954년 공산주의 반대를 기치로 내건 아시아민족반공연맹을 모태로 출범했다. 1989년 한국자유총연맹으로 명칭을 바꾸며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굳건히 지키고 발전시키는 것으로 목적을 수정했다. 국가 정체성을 바로 세우고 시장경제를 굳건히 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왔다. 현재 150만 회원을 거느린 최대 보수단체다.

    ▼ 자유총연맹이라고 하면 많은 국민이 ‘극우’ ‘꼴통보수’ 이미지를 떠올린다.

    “맞다. 그런 시각을 깨뜨려야 한다. 우리 연맹이 탄생한 1950년대는 공산주의를 반대하는 게 모든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국가를 지키는 최고의 길이었다. 그런데 경제가 발전하고 다양성 사회가 되면서 반공만으로 모든 게 해결되는 시대는 지났다. 더구나 통일을 준비해야 하는 이 시대에 1950년대식 냉전사고로는 답이 안 나온다. 합리적 보수, 건전 보수, 미래를 내다볼 줄 아는 보수가 돼야 한다.”

    ▼ 합리적 보수, 건전 보수란 어떤 것인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라는 보수의 가치, 정체성을 자기 생명처럼 지켜야 한다. 하지만 보수의 가치란 게 시대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모든 사안에 대해 전통적인 보수 시각만 가질 필요는 없다. 좀 더 넓은 시야, 합리적 시각을 가져야 한다. 1950년대 사고가 아니라 21세기 사고를 해야 한다. 새누리당도 보수 정당이지만 복지정책은 진보 정당보다 더 진보적이지 않은가. 보수도 시대 변화에 맞는 국민운동을 전개해야 국민으로부터 공감을 얻을 수 있다.”

    ▼ 시대에 맞는 국민운동으로 생각하는 게 있다면.

    “우리 연맹이 국민에게 사랑받고 정부와 사회로부터 인정받으려면 우리 사회에 필요한 어젠다를 설정하고, 이를 심층 연구할 필요가 있다. 이젠 시위만 하는 자유총연맹이 아닌 대안을 제시해 한국 사회를 이끌어가는 연맹으로 질적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연맹에서 운영하는 연구소를 적극 활용하려 한다. 역사교과서 문제, 젊은이들의 인성교육 문제에도 관심을 갖고 있지만, 가장 시급한 게 통일 문제다.”

    ▼ 지난 9월 4일 자유총연맹에서 동아일보 후원으로 통일포럼을 열었다. 내용이 자유총연맹의 과거 주장과는 차이가 있어 눈길을 끌었는데.

    “지금은 어떤 공산주의 국가와도 교역을 하고 있다. 북한만 무조건적으로 적대시할 수는 없다. 서로 욕하고 자극하고, 고립시키고 방치만 해서는 아무 것도 되는 게 없다. 아무리 북한이 생떼를 쓰고 억지를 부리더라도 대결구도로 가기보다는 대화하고 설득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래야 통일이 가능하다. 국민을 상대로 한 통일교육도 중요하다. 반공교육이 아니라 통일교육이어야 한다. 통일과 관련해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문제를 분석해 국민에게 제대로 알려줌으로써 국민이 통일 시대를 미리 대비할 수 있는 자세를 갖출 수 있게 해야 한다.”

    ▼ 정통보수 세력에서 반발할 것 같다.

    “무조건 북한에 퍼주자, 북한의 주장을 수용하자는 게 아니다. 그런 좌파의 주장엔 단호히 반대한다. 하지만 북한이 핵개발을 강행하고 있으니까 힘으로 응징해야 한다는 주장도 실효성 없는 이야기다. 북한이 스스로 핵을 포기하도록 국제사회와 함께 압력을 넣으면서 대화로 설득해야 한다. 북한과 대화해선 안 된다는 것은 통일을 하지 말자는 얘기다.”

    그는 사회 어젠다 설정과 관련해 자유총연맹이 해야 할 일이 하나 더 있다고 덧붙였다.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현상들을 보며 자유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았다. 자유는 소중한 것이지만, 의무와 책무를 다해야 진정한 자유를 얻을 수 있다. 세월호 참사에서 보듯이 정부가 아무리 좋은 정책을 펴도 일선에서 이를 실천하지 않으면 사고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게 정부 잘못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우리가 선진사회로 가기 위해서는 기초단위에서부터 각자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문화가 정착해야 한다. 우리 연맹이 앞장서서 국민을 대상으로 ‘각자 자기 책임 다하기 운동’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극우·비리 이미지 환골탈태 ‘합리적 보수’로 통일 대비”

    윤상현 회장직무대행은 한국자유총연맹의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사이클 마니아

    영남대 상과대학 출신인 윤 직무대행은 1978년 발전소 변압기에 필수적인 절연제품을 수입하는 일신무역을 창업한 기업가 출신이다. 1991년엔 수입하던 절연제품의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일신전자산업을 세웠다. 또한 전기 송전시설에 들어가는 퓨즈, 주위 밝기에 따라 자동으로 불이 들어오고 꺼지는 LED가로등도 개발했다. 연 매출 800억 원 정도 되는 중견기업을 꾸려가고 있다.

    ▼ 격동기에 학창 시절을 보냈는데.

    “당시 대학가에선 교련반대 시위, 더 나아가 유신반대 시위가 벌어지곤 했다. 아버지가 공직자여서 앞장설 수는 없었지만 내 생각도 같았기 때문에 시위에 참가하곤 했다.”

    그의 부친은 창원지원장을 지낸 윤재창 변호사다. 경남지방변호사회장까지 지낸 윤 변호사는 ‘딸깍발이 판사’로 불릴 정도로 청렴해 후배들의 귀감이 된 것으로 유명하다.

    ▼ 법조인 아버지와 달리 경영인의 길을 걸은 계기가 있었나.

    “아버지는 내심 법관이 되길 바라셨는지는 모르지만 내게 말씀하신 적은 없다. 어려서부터 꿈이 경영인이었다. 좀 더 큰 세상에서 내 뜻을 펼치고 싶었다. 걷는 길은 달랐지만 ‘먼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부친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며 살았다. 내 아들은 의사의 길을 걷고 있다. 그런데 나를 닮아 사업에도 관심이 있는 모양이다. 의사 생활을 하면서 틈틈이 연구 개발하더니 헬스케어 회사 창업 준비를 하고 있다.”

    “정치하는 일은 없을 것”

    ▼ 여러 업종 중에서 전자회사를 창업한 이유는.

    “당시 전자산업이 우리나라를 잘살게 할 미래 산업이라고 생각했다. 전자산업은 다른 분야와 달리 매일매일 새로 창업한다는 마음으로 경영해야 한다. 끊임없이 개발하지 않으면 금방 도태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른 데 눈 안 돌리고 경영에만 매진했다.”

    ▼ 사회활동도 활발하게 했던데.

    “자전거를 좋아해서 1987년부터 2011년까지 26년 동안 한국실업사이클연맹 회장을 맡았다. 지금도 일주일에 한두 번은 사이클을 타고 한강변을 달리곤 한다. 그게 인연이 돼 공선협 활동도 하게 됐다. 2007년엔 친환경 녹색성장이 우리의 미래라는 생각이 들어 그린코리아포럼을 만들었다.”

    ▼ 정치 입문 권유도 많았을 것 같다.

    “아버지도 정치 권유를 받으셨지만 끝까지 거절하셨다. 나도 정치가 성격에 맞지 않는다. 시민운동, 국민운동에만 전념할 생각이다. 나 같은 기업인은 돈을 벌면 그 일부를 사회를 위해 써야 한다. 지식으로 성공한 사람은 지식을, 기술로 성공한 사람은 기술을, 예능이나 체육에 재능이 있어 성공한 사람은 자신의 재능을 사회에 나눠줘야 한다. 그런 문화가 정착하지 않으면 올바른 사회가 될 수 없다. 큰돈을 벌진 못했지만 학생 한 명이라도 돈에 구애하지 않고 공부에 전념할 수 있다면 그것도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란 생각으로 모교에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재단을 만들어 어려운 사람을 돕는 일을 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모교인 영남대에 대한 그의 애정은 각별해 보였다. 총동창회장을 지낸 데 이어 2011년부터 영남대 재단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는 만난 일이 있냐고 묻자 “일면식도 없다”며 웃었다. 그는 모범납세자로 2006년 국세청장상과 2010년 기획재정부장관상을 수상했다. 또한 1990년 정부로부터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기도 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그가 마지막으로 국민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자유총연맹이 그동안의 과오를 딛고 국민에게 신뢰받을 수 있는 단체가 되기 위해 탈바꿈하려고 합니다. 격려해주시고, 지켜봐주시기 바랍니다.”

    말에 힘이 실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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