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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감시자 보라매의 눈

하늘의 감시자 보라매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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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국 하늘에 바늘 꽂을 틈도 허락할 수 없다” 하늘을 지키는 공군, 그 공군의 눈(眼)이자 두뇌인 공군 제30방공관제단. 철조망 없는 하늘의 영토를 지키는 부대. ‘하늘의 초병’ 공군 제30방공관제단을 찾았다.
2001년 9월11일 늦은 밤, 우리 국민은 TV 화면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미국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빌딩이 테러단체가 납치한 여객기의 공격을 받고 무너지는 충격적인 장면을 되풀이해 방송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세계 최강국이라는 미국에서 어떻게 저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저런 끔찍한 테러공격을 저지른 주인공은 누구인지, 또 미국은 앞으로 이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 나갈 것인지….

이날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무수한 의문들이 떠올랐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절실한 의문은 ‘우리는 과연 안전한가’였을 것이다. 미국처럼 넓은 나라도 아니면서 남북한이 대치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과연 9·11테러와 같은 공중 공격을 견뎌낼 수 있을 것인가에 사람들의 관심이 모아졌던 것이다.

이런 의문에 대한 해답을 쥐고 있는 주인공이 바로 공군 제30방공관제단(이하 30단)이다. 우리나라 영공에 떠 있는 모든 항공기의 움직임을 24시간 365일 쉬지 않고 감시하는 ‘하늘의 눈’이 바로 30단이기 때문이다.

30단장 성봉환 준장은 “9·11테러와 같은 사건은 우리나라에서는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365일 단 한순간도 방심하지 않고 물샐틈없는 경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30단은 1955년 9월 미 공군으로부터 레이더 장비와 시설을 인수하여 비행관제경보대로 창설됐다. 그후 1957년 7월 경보전대(연대급), 1963년 9월 지금의 방공관제단으로 승격된 이후 한반도 극단의 섬은 물론, 전국의 고산준령에 위치한 관제부대를 거느린 대단위 부대로 발전했다.

1983년 막대한 예산을 투입, 자동화 방공관제체제를 갖춘 중앙방공통제전대를 창설했다. 이에 따라 30단은 전국의 고산준령과 고도에 위치한 관제부대를 거미줄처럼 하나로 연결하여 각각의 관제부대가 관제한 모든 자료를 자동으로 중앙방공통제소(MCRC; Master Control & Reporting Center)에 전송하는 자동화 방공관제체제를 갖추고 있다. 1985년 7월부터는 방공관제체제의 자동화 작전과 수동작전을 병존 운영함으로써 한반도와 한반도 주변상공에서 활동하는 모든 비행물체를 감시·포착하는 능력을 보유하게 되었다. 2000년에는 제2 MCRC를 창설, 명실공히 2중·3중의 영공감시망을 갖췄다. 그 결과 “대한민국 하늘에는 바늘 꽂을 틈도 허락하지 않는 완벽한 영공감시를 하고있다”는 것이 30단의 자랑이다.

30단의 임무는 크게 네 가지로 요약된다. 24시간 영공을 감시하는 ‘공중감시’와 적기가 영공을 침투할 때 이를 신속히 전파하고 공군의 비상대기 전투기의 긴급출동 및 방공 유도탄 발사 대기태세를 유지하는 ‘조기경보’ 임무, 침투해 오는 적기에 대해 목표지역 도달 이전에 원거리에서 격파하도록 유도하는 ‘요격관제’ 임무, 항공작전시 조종사의 안전하고 완벽한 작전수행을 위한 ‘항법보조’ 등이다.

보통 때 한반도 상공에는 수백 대의 군용기가 비행하고 있다. 30단의 MCRC는 이 모든 항공기의 관제를 담당한다. 방공관제 임무는 보통 탐지, 식별, 요격, 격파 네 가지 절차로 나뉘는데 일선 관제부대의 스코프 상에 최초 항적(航跡)이 생성된 후 그 항적을 감시하는 것이 ‘탐지’이고 곧바로 ‘식별’단계에 돌입, 피아식별(彼我識別)을 마치면 어떤 무기를 사용, 공격할 것인가 하는 전술(무기)통제 임무에 들어간다. 이에 가장 적절한 전투기를 선정, ‘요격’임무를 부여하고, 임무를 부여받은 전투기를 관제해 적기를 ‘격파’하게 된다. 즉, 빠른 시간에 적기의 동태를 파악해 효과적인 대응 화기를 결정하고 가장 빨리 적기에 도달하게 하는 일이 방공관제작전의 요체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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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영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had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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