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은 지금 尹 탄핵 염두 두지 않아
강성 당원 목소리, 과대 대표 경계해야
대통령 탄핵 국민청원은 ‘온라인 촛불시위’
李 사법 리스크 법원에 맡기고 민생 집중해야
이재명 2기, 당내 다양한 목소리 나올 것
대통령과 여당 대표 갈등은 불행…尹이 힘 실어줘야
상대 존재 인정하고 대화, 토론, 양보, 타협해야
![정성호 의원은 “의회민주주의는 상대방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박해윤 기자]](https://dimg.donga.com/a/487/0/90/5/ugc/CDB/SHINDONGA/Article/66/c2/fb/0e/66c2fb0e01fad2738250.jpg)
정성호 의원은 “의회민주주의는 상대방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박해윤 기자]
22대 총선 직후 국회의장과 원내대표 선출 때 권리당원 투표 20%를 반영하자는 당내 일각의 주장에 그는 “당원만으로 민주당이 다수당이 된 것이 아니다”라며 “이번 총선은 민주당 지지보다 윤석열 정권 심판 성격이 강한데, 결과만 놓고 오판해서 하고 싶은 대로 하다 보면 민주당 앞으로 행보나 향후 선거에 도움이 될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7월 16일에는 정 의원 주도로 ‘미래를 여는 의회민주주의 포럼’이 출범했다. 포럼은 대화와 타협의 다원적 민주정치 실현, 정당의 책임성과 자율성 진작 등 의회민주주의 강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포럼 창립식에서 그는 “끊임없는 대화를 통한 합의 도출로 국회의 효능감을 높이고, 실력 배양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는 국회로 발전하도록 기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7월 3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성호 의원을 만나 꼬일 대로 꼬인 한국 정치의 실타래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들었다.
22대 총선에서 여야 의석 격차가 더 벌어졌다.
“민주당이 잘해서 그런 결과가 나왔다고 누구도 생각지 않을 것이다. 이번 총선에 여야 의석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진 것은 집권여당 잘못 때문이다. 출범한 지 2년이 지난 윤석열 정부가 국민 마음에 들지 못한 것이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나.
“국민 신뢰를 얻지 못했다. 지난해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때 국민은 대통령과 정부 여당에 분명하게 경고했다. 국정 기조를 전환하라, 민의의 전당인 국회를 존중하고 야당을 국정 파트너로 인정하라, 당정관계도 수평적으로 바꾸라. 세 가지 국민의 요구 중 하나도 듣지 않았다. 그 결과가 22대 총선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께서 ‘민심을 무겁게 받아들겠다’고 말씀하셨는데, 말씀만 그렇게 할 게 아니라 실제로 국정 운영에 일대 변화가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대통령만 불행한 게 아니라 대한민국이 불행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
尹 향한 세 가지 국민의 요구
‘대한민국이 불행해진다’는 것은 또다시 ‘대통령 탄핵’ 등으로 민주주의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긴가.
“야당이 지금 탄핵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 탄핵 여부는 국민이 결정하는 것이다. 다만 주권자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이 도무지 국민 뜻을 받들지 않는다는 판단이 서면 국민이 다른 선택을 하려 하지 않겠나. 그런 의지가 커질 수 있다. 정치적 여론도 그렇지만 더 중요한 건 국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우리 경제가 파탄 날 수 있다.”
정 의원은 “미국 주도로 세계경제 질서가 재편되는 가운데 국회가 그 같은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러시아와 북한이 밀접하게 접근하고, 중국이 미국 주도 세계질서 재편에 강력 저항하는 상황에서 동아시아에 어떤 위기 상황이 생겼을 때 제대로 대처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22대 국회 들어 야당 독주, 특히 거대 야당인 민주당 중심의 국회 운영에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국정 운영의 1차 책임은 대통령을 정점으로 한 정부와 여당에 있다. 여소거야 상황에서 국회의 입법 주도권은 야당에 있다. 그 같은 현실을 인정하고 대화하고 타협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런데 그 같은 노력을 여당이 했나, 대통령이 했나. 그 같은 노력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총선 이후 윤 대통령은 이재명 대표와 영수회담을 한 차례 가졌다.
“그야말로 형식적 영수회담이었다.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 사이에 신뢰가 없는 상태에서 영수회담을 추진하려면 우선 충분히 사전 조율을 해야 한다. 대통령 참모와 야당 주요 지도부가 먼저 만나 의제를 조율하고 합의할 수 있는 신뢰 관계를 구축한 뒤 두 분이 단독으로 만나 결정해서 성과를 내도록 했어야 했다. 그런데 이번 영수 회담은 과거 보기 힘든 형식의 참 이상한 회담이었다.”
최근 들어 한국 정치가 양극단으로 치닫고 있다는 우려가 많다.
“민주주의의 가치는 다양성과 상대방을 존중하는 데 있다. 다름과 차이가 있을 뿐,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다. 그런데 지금 한국 정치는 상대를 악마화해서 완전히 패배시키고 나아가 절멸시키려고 한다. 그러니 정치판이 뭐가 되겠나. 참 심각한 상황이다.”
당원 목소리 반영하되 과대 대표 경계해야
정치 양극화 원인 중 하나로 강성 지지층의 높아진 목소리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열렬한 지지자, 강성 당원 목소리를 당이 일정하게 수렴할 필요는 있다. 다만 과대 대표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그분들 주장만 당 전면에 드러나면 국민께서 어떻게 생각하겠나. 당내 다양한 목소리가 나올 수 있도록 장려하고 그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정부 여당이 야당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불통한다고 해서 정치 현안에만 매달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 싸울 때 싸우더라도 민생 문제는 그것대로 병행해서 다뤄야 한다. 국회에서 민생 문제가 실종된 것은 일정 부분 야당 책임도 있다.”
양극단 정치에서 벗어나 의회민주주의를 복원하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