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호

“‘서울에 살아 행복하다’고 느끼도록 ‘삶의 질 특별시’ 완성하겠다”

[6·3지방선거, 격전지를 가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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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입력2026-05-23 17: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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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시정 철학의 정수는 ‘약자와의 동행’

    • 정비구역 지정권 자치구 이관? “도시 마비시킬 수도”

    • 주택공급은 ‘선언’ 아닌 ‘관리’의 영역

    • 대출 규제, 사업성 부족, 주민 갈등 해소 급선무

    • 다음 시정 최우선순위는 ‘강북 전성시대’

    • ‘삶의 질 특별시’ 완성이 내 마지막 소명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5월 11일 서울 구로구 고척동 고지대 이동편의시설 설치 대상지를 찾아 사업 설명을 듣고 있다. 뉴시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5월 11일 서울 구로구 고척동 고지대 이동편의시설 설치 대상지를 찾아 사업 설명을 듣고 있다. 뉴시스

    16개 광역자치단체장 가운데 과반인 여덟 곳 이상에서 승리해도, 서울시장 자리를 놓치면 ‘패배’로 평가절하될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정치적 상징성과 비중은 남다르다. 6·3지방선거 최고 격전지가 될 서울시장 선거는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간 치열한 양자 대결 구도로 치러지고 있다. ‘최종 선택’을 앞둔 서울시 유권자들의 판단을 돕기 위해 ‘신동아’는 유력 후보인 정 후보와 오 후보, 김정철 개혁신당 후보에게 여러 차례 인터뷰를 요청했다. 정 후보 측은 바쁜 선거 일정을 이유로 고사했고, 오 후보는 서면 인터뷰로 응했다. 김 후보 인터뷰는 ‘신동아’ 5월호에 실렸다. <편집자 주>

    오세훈(65)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6·3지방선거를 통해 사상 초유의 ‘5선’에 도전한다. 그는 “지난 10년은 서울을 뉴욕과 파리, 런던과 도쿄 같은 글로벌 도시로 격상시키고, 멈춘 엔진을 다시 돌린 시간”이라며, “이제는 ‘삶의 질 특별시’라는 마침표를 찍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5선 시장’에 도전하는 오 후보가 그리는 서울의 미래를 들었다.

    “서울이 다시 흔들려선 안 된다”

    시민들이 어떤 얘기를 많이 하는가.

    “‘서울이 다시 흔들리면 안 된다’는 것이다.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를 넘어, 지난 몇 년간 어렵게 정상화해 놓은 서울의 시스템이 또다시 정치적 풍파나 정책의 급격한 유턴으로 후퇴하는 것에 대한 걱정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부동산과 전월세 문제를 반드시 잡아달라는 요구가 많다. 교통 격차 해소와 강남북 불균형을 해결하라는 목소리도 경청하고 있다.”

    부동산정책 등은 정부와 협업을 해야 하는데…. 



    “시민들께서는 세금과 집값, 대출 규제와 정비사업 지연 등 이 모든 것이 정부 정책과 서울시 행정이 맞물려 돌아가는 톱니바퀴라는 걸 체감하고 계시다. 정부 정책이 잘못된 길로 갈 때 시민 목소리를 당당히 대변하는 ‘강단 있는 시장’이 되라는 주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미 4선으로 10년간 서울시정을 이끌어왔다. 어떤 성과와 한계가 있었다고 자평하나.

    “크게 두 시기로 나눌 수 있다. 1기 시정은 ‘서울의 도시경쟁력과 품격’을 새롭게 설계한 시기다. 당시 추진했던 디자인서울, 한강르네상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설립, 그리고 지하철 전 역사 스크린도어 설치 등은 당시엔 ‘전시행정’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난 지금은 어떤가. DDP는 세계적 명소가 됐고, 스크린도어는 시민의 생명을 구하는 필수 안전시설이 됐다. 서울의 안전과 매력의 기초체력을 다진 시기였다고 자평한다. 다만 그때는 거대 담론에 집중하느라 시민 개개인의 삶을 촘촘히 살피는 복지 체계까지는 미처 완성하지 못했다는 반성과 아쉬움이 남는다. 

    시장에 복귀한 지난 5년은 ‘잃어버린 10년’ 동안 동력을 잃고 멈춰버린 서울을 다시 뛰게 만드는 시간이었다. 재개발·재건축을 정상화하고, 소외된 계층을 위한 ‘서울런’, 서민들의 교통비 부담을 던 ‘기후동행카드’, 건강관리를 돕는 ‘손목닥터9988’ 등을 추진했다. 특히 ‘약자와의 동행’과 ‘외로움 없는 서울’은 제 시정 철학의 정수다. 이제 남은 과제는 시작된 변화를 하나로 묶어 ‘완성’하는 것이다. 주거, 교통, 일자리, 환경이 분절되지 않고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돼 시민이 아침에 눈을 떠서 잠들 때까지 ‘서울에 살아서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는 ‘삶의 질 특별시’를 완성하는 것이 제 다음 4년의 목표이자 마지막 소명이다.”

    주택 공급은 ‘선언’ 아닌 ‘관리’의 영역

    ‘신속통합기획’과 ‘모아타운’ 도입에도 불구하고, 공급 속도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 있다.

    “시민들의 답답함을 왜 모르겠나. 하지만 집 한 채 짓는 것은 행정이 발표한다고 뚝딱 이뤄지는 게 아니다. 구역 지정부터 착공까지 수많은 단계가 필요하다. 신속통합기획은 과거 평균 5년 이상 걸리던 정비구역 지정 기간을 절반 수준으로 단축하며 이미 혁신적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수많은 후보지가 선정돼 구역 지정이 완료됐거나 진행되고 있다. 진짜 문제는 지금부터다. 구역 지정이 돼도 실제 착공으로 이어지기까지 인허가의 병목현상, 그리고 무엇보다 중앙정부의 대출 규제와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같은 규제들이 발목을 잡고 있다. 행정의 속도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지점이다. 그래서 저는 단순히 ‘공급하겠다’는 구호에 그치지 않고, 2031년까지 31만 호 착공이라는 실질적 로드맵을 세웠다. 특히 3년 내 착공 가능한 85개 핵심 구역 8만5000호를 제가 직접 집중 관리하겠다. 인허가 절차를 통합 심의해 시간을 줄이고, 중앙정부와 협상해 규제 완화를 이끌어내겠다. 주택 공급은 ‘선언’이 아니라 ‘관리’의 영역이다.”

    경쟁자인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착착개발’을 공약하며 속도를 강조하고 있다.

    “이름은 그럴 듯하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이미 서울시가 신속통합기획과 정비사업 혁신을 통해 추진해 온 정책들의 포장지만 바꾼 것에 불과하다. 정비사업 기간을 단축하는 것은 구호만 외친다고 되는 게 아니다. 무엇이 진짜 병목인지 정확히 진단해야 한다. 지금의 병목은 대출 규제, 사업성 부족, 주민 갈등이다. 서울시는 이미 추진위원회 단계를 생략하고 35층 규제를 폐지했으며, 사업성 보정계수를 도입해 수익성을 높여주는 등 실질적으로 제도를 개선해 왔다. 정 후보가 정말 공급을 걱정한다면 서울시 탓을 할 것이 아니라, 본인이 속한 진영의 중앙정부를 향해 ‘정비사업 대출 규제부터 풀라’고 직언해야 한다. 그런 핵심적 요구는 입 밖에도 내지 못하면서 서울시의 행정절차만 탓하는 것은 전형적인 ‘말로만 공급’이다.”

    정 후보의 500가구 이하 정비구역 지정권 자치구 이관 공약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정 후보가 서울시장직을 수행할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 행정가로서 매우 위험하고 무책임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정비사업은 단순히 우리 동네에 건물 하나 올리는 문제가 아니다. 그 건물이 들어섬으로써 발생하는 교통량 변화, 인근 학교의 수용 능력, 상하수도 같은 기반시설의 과부하, 그리고 도시 전체의 스카이라인을 모두 고려해야 하는 고도의 도시계획 영역이다. 500가구 이하라고 영향이 적을까? 그런 소규모 정비사업이 수십, 수백 개 모이면 서울 전체의 주거 밀도와 교통체계가 뒤흔들린다. 자치구의 행정 권한은 존중하지만, 서울이라는 하나의 거대한 유기체를 관리하는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은 서울시가 지켜야 한다. 지정권을 무리하게 쪼개는 것은 속도를 내기는커녕 난개발을 초래하고, 자치구들 간에 형평성 논란만 키워 결국 도시 전체를 마비시킬 수 있다.”

    ‘신동아’는 정원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공약과 비전 등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인터뷰 요청을 했으나 5월 중순까지 응하지 않았다. 

    복지는 필요할 때 손 잡아주는 타이밍 중요 

    ‘약자와의 동행’ 성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복지 사각지대 사건이 발생한다. 보완책은 무엇인가.

    “‘약자와의 동행’은 고정된 정책이 아니라 시대의 아픔에 맞춰 계속 진화해야 하는 나의 핵심 철학이다. 민선 8기 동안 우리는 디딤돌소득, 서울런, 고립·은둔청년 지원 등을 통해 복지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과거의 복지가 ‘모두에게 조금씩 돈을 나눠주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정말 어려운 사람에게 필요한 만큼 지원하고 자립을 돕는 맞춤형 시스템으로 가고 있다. 

    앞으로는 물리적 빈곤을 넘어 ‘관계의 빈곤’에 집중할 것이다. 외로움과 고립을 겪는 시민들을 위해 AIP(Aging in Place·살던 곳에서 늙어가기) 체계를 구축하겠다. 어르신들이 익숙한 동네에서 의료와 돌봄을 동시에 받을 수 있도록 방문 진료 지원을 늘리고, 돌봄SOS 서비스를 대폭 확대하겠다. 복지는 얼마나 많이 예산을 쓰느냐보다 복지 혜택이 필요한 분에게 필요할 때 제공되도록 하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강남북 격차 문제는 선거 때마다 나오는 단골 소재다. 오세훈표 해법은 무엇인가.

    “제 다음 시정의 최우선순위는 ‘강북 전성시대’를 여는 것이다. 강남북 격차는 단순히 집값 차이가 아니다. 지난 수십 년간 누적된 교통 편의성, 일자리 접근성, 문화·교육 인프라의 차이가 본질이다. 따라서 해법 역시 종합적이어야 한다. 첫째, 강북권 정비사업의 사업성을 파격적으로 높여 주거 환경을 개선하겠다. 둘째, 낡은 고도지구 규제를 합리화해 강북의 스카이라인을 바꾸겠다. 셋째, 동북권의 창동·상계동 일대를 단순한 베드타운이 아닌 일자리와 문화산업의 거점으로 확실히 키우겠다. 강남 수준의 삶의 질을 강북에서도 똑같이 누릴 수 있게 하는 비강남권의 인프라를 상향 평준화하는 게 핵심이다. 강북을 더는 소외된 지역이 아니라 서울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만들겠다.”

    글로벌 5대 도시로 가는 유일한 길

    서울을 글로벌 5대 도시로 만들겠다고 했다. 구체적 전략은 무엇인가.

    “글로벌 톱5 도시는 랜드마크 건물 몇 개 짓는다고 달성되는 게 아니다. 시민 삶의 질이 세계 최고 수준일 때 비로소 가능하다. 서울은 이미 한강이라는 천혜의 자원, K-콘텐츠의 힘, 세계 최고의 대중교통과 안전망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바이오, 창조산업 같은 미래 먹거리 경쟁력을 더하겠다. 여의도를 금융 중심으로, 동대문과 한강변을 창조산업의 메카로 만들겠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매력’이다. 전 세계 사람들이 오고 싶고, 머물고 싶고, 투자하고 싶은 도시가 되려면 주거가 안정되고 녹지가 풍부하며 문화가 흐르는 도시여야 한다. 제가 꿈꾸는 ‘삶의 질 특별시’가 바로 글로벌 5대 도시로 가는 유일한 길이다.”

    곧 이재명 정부 출범 1년이 된다. 지난 1년의 국정 운영을 어떻게 평가하나.

    “냉정하게 말씀드리면, 지난 1년은 균형과 절제가 무너진 시간이었다. 특히 부동산정책에서 실망이 크다. 대선 당시에는 세금을 정책 수단으로 쓰지 않겠다더니, 결국 다시 징벌적 세제와 규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 대출을 옥죄어 시장을 누르려 하지만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서울시민의 주거 불안과 전세난으로 돌아오고 있다. 정치적으로도 입법과 행정 권력을 넘어 사법 질서까지 흔들려는 모습은 매우 우려스럽다. 권력이 강할수록 스스로를 절제해야 국민의 신뢰를 얻는 법이다. 서울시장은 중앙정부의 지시를 따르는 ‘출장소장’이 아니다. 정부가 잘할 때는 적극 협력하겠지만 시민의 권익이 침해되는 잘못된 정책에는 누구보다 당당히 반대 목소리를 내겠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에 대해서도 책임론이 제기된다.

    “뼈아픈 지적이다. 나 역시 야당 소속 정치인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 지난 1년 우리 당은 국민께 충분한 신뢰와 유능함을 보여드리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이제 과거에 머물거나 분노에만 기대는 보수에서 탈피해야 한다. 제가 생각하는 새로운 보수는 ‘시민의 삶을 실제로 개선하는 유능한 보수’ ‘중도와 합리성을 회복하는 온건한 보수’ 그리고 ‘미래세대에게 기회를 주는 책임 있는 보수’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함으로써 국민의힘이 다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변화의 상징이 되겠다.”

    일각에서는 서울시장 5선 도전을 대권을 위한 징검다리로 보기도 한다.

    “단언컨대 제 머릿속에는 오직 서울뿐이다. 서울시장이라는 자리는 누군가의 정치적 야망을 위한 징검다리가 되기에는 너무나 엄중하고 무거운 자리다. 천만 시민의 생계와 안전이 제 어깨에 달려 있다. 5선에 도전하는 유일한 이유는 ‘서울의 완성’이다. 지난 10년간 뿌린 씨앗들이 이제 겨우 싹을 틔우고 있다. 주거 안정의 기틀을 다지고, 약자와의 동행을 제도화하며, 강북 전성시대를 여는 이 중차대한 과업을 중도에 멈출 수는 없다. 4년의 시간을 더 허락해 주신다면, 서울을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삶의 질 특별시’로 반드시 완성하겠다. 정치적 수사가 아닌 실력과 결과로 증명하겠다. 시민 여러분께서 맡겨주신 소명, 오직 그 일에만 제 모든 것을 바치겠다.” 



    구자홍 기자

    구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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