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동아 만평 ‘안마봉’은 과거 ‘신동아’와 ‘동아일보’에 실린 만평(동아로 보는 ‘카툰 100년’)에서 영감을 얻어 같은 그림체로 오늘날의 세태를 풍자한 만평입니다.

ⓒ정승혜
5월 13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 4월 15세 이상 전체 취업자는 2896만1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7만4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만 명대를 기록한 2∼3월 취업자 증가 폭이 4월 들어 큰 폭으로 줄었는데, 2024년 12월 5만2000명 이후 16개월 만에 최소치를 기록한 것.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청년층 취업자는 19만4000명 줄어 42개월째 줄고 있다. 청년층 고용률은 43.7%로, 코로나19 사태 때인 2021년 4월(43.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청년층 일자리가 많은 제조업(-5만5000명)과 건설업(-8000명)의 부진이 계속된 데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회계사 등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의 취업자 수가 11만5000명 줄었다. 2013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가장 큰 폭이다. 지식 기반 직무를 AI가 대체하면서 청년층의 취업시장 진입 문턱은 더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소득불평등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도 0.325로 전년보다 0.002 상승해 양극화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3월 31일 국가데이터처 ‘2025 한국의 사회지표’),
“기술 하나 익히면 먹고사는 데 지장 없다”던 말도 이젠 옛말이 됐다. 단기 일자리 사업이나 세제 지원 같은 임시방편적 고용정책도 AI로 인한 구조적 측면에서 더는 유효하지 않아 보인다. AI가 피할 수 없는 대세라면 그에 맞는 해법도 시급하다.
우리 사회의 고용과 자산 불평등이 AI 확산과 부동산, ‘부의 대물림’으로 더욱 고착화된다면 계층 사다리를 오를 수 있다는 희망은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누구 말마따나 개천의 용이 되려고 하지 말고 가·붕·개(가재·붕어·개구리)로 살아야 하나.
동아로 보는 ‘카툰 100년’
1993년
축하와 굶주림의 멜로디, 암울한 빈민들

矛盾(모순)의 아침!
祝賀(축하)의 멜로디
飢寒(굶주림과 추위)의 멜로디
不調(불협화음)하는 二重唱(이중창)
- ‘신동아’ 1933년 1월호
1933년 ‘신동아’ 1월호에 실린 최영수의 만평은 새해 아침을 배경으로 식민지 조선의 빈부격차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최영수는 만화와 만문만화(漫文漫畵), 시나리오 분야에서 활동한 인물로, 1930년대 신문·잡지 지면에서 사회풍자적 감각을 드러냈다. 이 작품에서도 그는 새해의 희망 뒤에 가려진 계층 간의 간극을 날카롭게 포착한다.
새해 아침은 ‘모순의 아침’이었다. 한쪽 집에서는 전등이 켜지고 축하의 분위기가 흐르지만, 다른 한쪽 집에서는 지붕이 새고 가족들이 굶주림과 추위 속에 웅크리고 있다. 만평 속 문구는 이를 ‘축하의 멜로디’와 ‘기한의 멜로디’가 함께 울리는 ‘부조(不調)하는 이중창’이라고 표현한다. 여기서 기한(飢寒)은 굶주림과 추위를 뜻한다. 같은 새해를 맞이했지만, 누군가에게 새해는 희망의 시작이었고, 누군가에게는 어제의 가난이 반복되는 또 다른 아침이었다.
이러한 대비는 1930년대 초 조선의 사회경제적 현실과 맞닿아 있다. 산미증식계획 이후 쌀 생산은 늘었지만, 많은 농민은 높은 소작료와 빚에 시달렸다. 여기에 1929년 세계 대공황의 여파가 겹치면서 농산물 가격은 떨어지고 농가 수입은 줄었다. 빚을 감당하지 못한 농민들은 도시 주변 빈민이 되거나 산간으로 들어가 화전을 일구며 살아가야 했다. 조선총독부 통계에서도 1927년부터 화전민이, 1933년부터는 남의 농사일을 하며 품삯으로 살아가는 농업 노동자가 별도로 조사될 만큼 농촌 하층민의 증가는 뚜렷한 사회문제였다. 만평 속 초라한 집의 가족은 바로 이러한 몰락 농민과 빈민의 현실을 상징한다. 이 그림이 말하는 ‘모순의 아침’은 바로 빈부격차라는 불평등한 현실의 다른 이름이었다.





















![[신동아 만평 ‘안마봉’] 고용과 자산 불평등, 암울한 청년들](https://dimg.donga.com/a/380/211/95/1/ugc/CDB/SHINDONGA/Article/6a/06/f2/a8/6a06f2a80c84a0a0a0a.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