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최고의 칭찬은 “어려보이시네요”이다. 대표적인 동안 연예인으로 꼽히는 고현정(40).
3월11일 하루만 해도 “소녀시대 태연 vs 카라 동안 외모 비교 화제” “김태희 뺨치는 ‘동안 메이크업’ 비법은?” “최강 동안 최강희, 깜찍한 인형 포스 발산!” “지방이식으로 봄에는 상큼한 동안 얼굴 거듭나기!” “양악 수술, 턱 고민 해결과 동안 효과까지” 등 동안과 관련된 여러 뉴스가 보도됐다.
과거에는 20대 초반 연예인이 드라마 여자 주인공을 독차지했다. 그러나 지금은 30대가 여자 주인공으로 곧잘 발탁된다. “이모뻘 여배우들의 동안에 속다”라는 어느 기사 제목처럼, 나이보다 훨씬 젊어보이는 얼굴은 TV 화면이나 스크린에서 부쩍 자주 눈에 띈다.
장서희, 이미연, 박진희, 유호정…
SBS TV 드라마 ‘산부인과’의 여주인공 장서희(38)는 실제로는 자신보다 아홉 살 연하인 두 남성 배우와 극중 나이가 비슷하게 나온다. KBS 1TV 드라마 ‘거상 김만덕’에서 김만덕 역의 이미연(39)의 상대 남성 배우들도 세 살 연하라고 한다. MBC TV 드라마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에서는 박진희(32)가, SBS TV 드라마 ‘이웃집 웬수’에서는 유호정(41)이 연하남과 연애를 한다. 나이 든 고현정, 김혜수, 엄정화 등도 주연 자리를 놓지 않고 있다. 30~40대 여배우의 황금시대라고 할 법하다. 30대 중반이 넘은 여배우에게 주연 자리는 없다던 할리우드도 달라지고 있다. 산드라 블록(46)은 당당히 주연을 꿰차고 있다. 늙어보이지 않는 외모에 힘입어서 말이다.
젊은 얼굴과 몸매가 이들이 이런 활약을 하는 데 발판이 되었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동안은 사실 갖은 노력의 산물이다. 고현정은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아무리 추워도 차에서 히터를 틀지 않고, 패스트푸드를 적게 먹고, 한식 위주의 식사를 하고, 얼굴에 손을 잘 대지 않는다고 말한다. 또 여배우들은 혈액순환을 위해 운동을 열심히 하고, 틈틈이 피부 관리실을 찾고, 주름을 없애거나 줄인다는 기능성 화장품도 열심히 바른다. 화장은 깨끗이 지우고, 털구멍이 막히지 않도록 잘 씻고, 보습에도 늘 관심을 기울인다.
또 젊게 보이는 화장기법, 머리 모양, 장신구, 옷차림, 귀여워보이는 표정 짓기도 동안의 인상을 주는 데 한몫을 한다. 한 예로 동안으로 유명한 연예인 김준희(35)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표정을 잘 짓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동안을 위한 눈물겨운 노력
그리고 연예인이 숨기든, 솔직히 털어놓든, 모든 국민이 알고 있는 비결이 있다. 바로 현대의학이 그것이다. 보톡스 주사, 지방 이식술, 침술, 치아 교정술, 성형수술 등 현대의학은 동안을 만들고 유지하는 데 필요한 온갖 수단을 제공한다. 귀여운 얼굴 윤곽, 커다란 눈, 맑고 투명한 피부, 보조개, 새하얀 치아 등 현대의학은 못 하는 것이 없다. 예전과 달리 부작용이 거의 없다고 광고하기도 한다.
이런 방법이 가득하니, 연예인뿐 아니라 일반인도 나이보다 젊어보일 수 있게 됐다. 인터넷 서점 예스24에 따르면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올해 1, 2월 피부 미용을 비롯한 미와 건강을 다룬 책의 판매는 39.3% 증가했다. 송선미, 유진 등 연예인이 피부 관리 노하우를 설명한 책도 잘 나간다고 한다. 그러나 보통 사람은 연예인처럼 피부 관리에 매진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MBC 프로그램 ‘기분 좋은 날’에 출연한 탤런트 이수나는 친절하게 설명한다. 보톡스의 도움을 좀 받고 있지만, ‘건강한 수다’가 진짜 동안의 비결이라고 말이다. 맞는 이야기일까.
심리학에는 ‘얼굴 되먹임 가설(facial feedback hypothesis)’이라는 것이 있다. 감정이 얼굴 표정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얼굴 표정이 감정을 만든다는 가설이다. 어떤 일을 접했을 때 억지로 웃음을 짓는다면 그 일을 좀 더 즐겁게 대할 수 있다는 긍정의 심리학이다. 이것은 원래 찰스 다윈의 책에 실린 내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