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호

“‘기후공명’은 플랫폼 기업의 선한 영향력 증명한 사례”

[사람 속으로] 류동근 틱톡코리아 공공정책 담당 총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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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준 기자

    mrfair30@donga.com

    입력2024-09-07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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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틱톡은 플랫폼 그 이상의 사회적 영향력 지녀

    • 문제는 사람으로부터… “사람 변화시켜야 세상 변해”

    • 진입장벽 낮은 틱톡, 누구나 쉽게 캠페인 동참 가능

    • ‘기후공명’, 모두가 기후위기 대비하는 시작점 되길

    8월 28일 류동근 틱톡코리아 공공정책 담당 총괄은 ‘신동아’와 인터뷰하면서 “‘기후공명’은 기업엔 최적의 CSR 기회”라고 말했다. [홍태식 객원기자]

    8월 28일 류동근 틱톡코리아 공공정책 담당 총괄은 ‘신동아’와 인터뷰하면서 “‘기후공명’은 기업엔 최적의 CSR 기회”라고 말했다. [홍태식 객원기자]

    “틱톡은 이제 단순히 젊은 세대가 춤‧노래를 공유하며 노는 플랫폼이 아닙니다. 그렇다기엔 사회적 영향력이 너무 커졌죠.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됐습니다. ‘기후공명’ 후원도 그 일환인 셈이죠.”

    8월 28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틱톡코리아 사무실에서 만난 류동근 틱톡코리아 공공정책 담당 총괄의 말이다. 틱톡은 15초~1시간 길이의 비디오 영상을 제작·공유할 수 있는 글로벌 숏폼 동영상 플랫폼이다. 2016년 9월 서비스 론칭을 알렸고, 한국에선 2017년 11월부터 정식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주로 20~40대 젊은 층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통계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틱톡의 세계 MAU(월간 활성 사용자)는 15억8200만 명에 이른다.

    류 총괄은 KTF(현 KT)와 SK텔레텍, 다국적기업 퀄컴, 포드, 우버를 거치며 25년 이상 법무, 대외협력과 공공정책 업무를 담당해 왔다. 특히 통신‧지식재산과 관련한 법‧정책 전문가로, 미국 변호사이기도 하다.

    4년 전부턴 틱톡코리아에 몸담아 우리나라의 법률‧정책에 따라 틱톡코리아의 정책을 결정하고 관련 서비스를 갖추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외부적으론 회사를 대표해 정부, 지자체, 산하단체, 학술단체, NGO와 협력하는 일을 한다. CSR, 후원, 기부 등 공익 활동도 그의 몫이다.

    9월 11일 서울 광화문광장 놀이마당에서 열리는 ‘2024 기후공명(이하 기후공명)’ 후원도 류 총괄의 결정이다. 기후공명은 날로 심각해지는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시민의식을 고취하고, ‘K-기후행동’의 글로벌 확산을 선도하기 위한 기후위기 대응 캠페인이다. ㈜오마이어스(대표 김대일)가 주최, 동아일보가 주관, 틱톡이 후원한다.

    ‌류 총괄은 인터뷰 내내 CSR과 그로 인해 기업이 사회에 미치는 ‘선한 영향력’을 강조했다. 그는 “CSR은 이제 기업이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의무가 됐다”며 “회사 이미지 제고는 물론 사회 기여까지 이룰 수 있는, 모두가 ‘윈-윈’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맞닥뜨린 기후 변화는 모두에게 ‘위기’로 다가오고 있고, 이에 대한 대응‧활동 역시 마땅히 기업의 책임”이라며 “사용자의 참여를 근간으로 하는 플랫폼인 틱톡의 특성은 공익 캠페인에서 최적의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후공명은 최고의 CSR 기회”

    ‘기후공명’ 후원을 결정한 까닭이 궁금합니다.

    “CSR로서 최적의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기후 변화’라는 말보다 ‘기후 위기’가 더 적합한 세상을 맞이했습니다. 예컨대 우리나라의 주 사과 생산지가 원래 대구‧경북지역인데, 곧 다 사라지고 강원도에서만 사과를 재배할 수 있다고 합니다. 또 올해만 해도 서울에서 열대야가 34일간 이어지는 기록이 세워졌고요. 사회적 영향력을 가진 기업으로써 이런 위기 상황에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틱톡은 더는 젊은이들이 춤추고 노래하며 노는 플랫폼이라고만 하기엔 사회적 영향력이 너무 커졌거든요. ‘기후공명’을 통해 기후 위기를 보다 더 알림으로써, 기업의 사회 공헌에 이바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대개 CSR이라고 하면 제조‧유통업계 등에서 상품을 생산하는 기업이 하는 환경 보호 활동을 떠올립니다. 동영상 플랫폼과 CSR의 연결고리는 무엇입니까.

    “CSR엔 환경보호 활동만 있는 것이 아닌지라, 틱톡 역시 여러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을 꼽자면 △디지털 리터러시(디지털 문해력) △탄소중립 △생물다양성 △정신건강 제고 △자살예방인식 강화 △중소기업 지원 등이 있습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지속 가능성’입니다. CSR의 취지 자체가 ‘기업의 영속성’을 제고하기 위함이니까요. 한 번 시작하면 꾸준히, 오래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선정해 진행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론 어떤 활동을 합니까.

    “먼저 디지털 리터러시 부문에선 한국언론진흥재단과 2022년 8월 상호업무협약을 맺고 온라인에서 미디어 리터러시의 중요성을 알리며 관련 교육 활성화를 추진해 왔습니다. 틱톡 크리에이터와 교육영상을 제작하고, 전국 학교의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에 활용될 수 있도록 했죠. 자살예방인식 강화활동으론 한국생명의전화 및 보건복지부와 함께 상호업무협약을 시작으로 청소년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확산을 위해 2021년 ‘#나와걷자 챌린지’, 2022년 ‘#안녕소중한사람 챌린지’ 등 다양한 캠페인을 전개 해오고 있습니다. 중소기업 지원활동으론 서울경제진흥원과 지난해 6월 상호업무협약을 맺고 국내 중소기업의 콘텐츠 제작 지원을 해오고 있고요. 이 밖에도 탄소중립 교육 프로그램, ‘선플재단’과 함께하는 댓글 문화 개선 캠페인 등을 진행했고, 코로나 시국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백만 달러를 기부하는 등 사회공헌 단체에 기부도 충실히 하고 있습니다.”

    ‘기후공명’에선 어떤 방식으로 사회공헌을 할 수 있다고 봤습니까.

    “개인의 인식을 바꾸는 것입니다. 동영상 플랫폼의 영향력이란 사실 개개인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나옵니다. 예컨대 틱톡에 실린 동영상을 보거나, 직접 동영상을 만들어 참여하며 기후 위기에 대해 가지고 있던 인식에 전환이 일어나는 것이죠. 기후 위기를 해결하려면 기술적 진보도 중요하겠지만 사람들의 인식 변화가 꼭 필요합니다. 결국 모든 것은 ‘사람’이 문제니까요. 이 점에서 ‘기후 공명’은 기후 위기와 같은 어려운 상황에, 플랫폼 기업이 어떻게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보일 수 있는지 증명한 사례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는 것과 참여하는 것은 달라”

    틱톡에서 진행된 ‘지구에게 사과해 캠페인송‧댄스 챌린지’에 참여한 크리에이터와 연예인. (왼쪽부터) 걸그룹 트리플에스, 유니스, 크리에이터 차다빈. [틱톡 캡처]

    틱톡에서 진행된 ‘지구에게 사과해 캠페인송‧댄스 챌린지’에 참여한 크리에이터와 연예인. (왼쪽부터) 걸그룹 트리플에스, 유니스, 크리에이터 차다빈. [틱톡 캡처]

    류 총괄이 말하는 ‘참여’는 틱톡이 진행한 간 ‘#지구에게사과해’ 챌린지와 맞닿아있다. 본 챌린지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번째는 8월 6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된 ‘지구에게 사과해 캠페인송 챌린지’다. 참가자들은 ‘기후공명’ 캠페인 곡 ‘With you(지구에게)’를 부르며 기후 행동을 촉구했다. 틱톡 크리에이터 차다빈, 야금야금, pianokiwis, 예지루Yejiroo, Saxophonekgm(강기만), 가수 규빈 등이 함께했다.

    두 번째는 8월 19일부터 9월 2일까지 진행한 ‘지구에게 사과해 댄스 챌린지’다. 여기엔 윤태섭, 냄뚜, 김호두 등 다양한 틱톡 크리에이터와 트리플S, 유니스 등 연예인은 물론 일반인까지 두루 참여했다.

    ‌이에 대해 류 총괄은 “챌린지가 큰 호응을 얻으며 성황리에 마무리 됐다”며 “캠페인에서 ‘보는 것’과 ‘참여하는 것’엔 효과 부문에서 큰 차이가 있다”고 했다. 이어 “틱톡은 다른 어떤 플랫폼보다 동영상 제작이 더 쉽다. 캠페인을 하는 데 굉장히 효과적”이라며 “또 틱톡의 영상은 기본적으로 음악을 베이스로 하기에 더 확장성이 뛰어나다”고 부연했다.

    음악이 캠페인의 확장성을 더한다고 봅니까.

    “물론입니다. 음악이 들어가면 누구나 더 쉽게 내용을 접할 수 있고, 기억에도 오래 남죠. 흔히 공부할 때 노랫말을 붙여서 암기하면 더 잘 외워지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캠페인 참여자들이 동영상을 보거나 직접 촬영하는데, 음악까지 더해진다면 파급력을 극대화 할 수 있죠. 기존 캠페인처럼 단순히 스티커를 붙이고, 설문조사를 하는 등의 방법보단 훨씬 더 개개인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설치예술가 한원석 작가가 폐스피커 3088개로 만든 작품 ‘기후공명 종’. [오마이어스]

    설치예술가 한원석 작가가 폐스피커 3088개로 만든 작품 ‘기후공명 종’. [오마이어스]

    류 총괄은 “‘기후 공명’이 음악을 근간으로 한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9월 11일 ‘기후공명’ 특설무대엔 뮤지컬계의 거장 김문정 음악감독 지휘로 오케스트라 공연이 펼쳐진다. 대중에 친숙한 곡들과 함께 마지막에 ‘With you(지구에게)’를 오케스트라로 편곡했다.

    ‌이 연주는 한원석 작가의 ‘기후공명 종(鐘)’을 통해 전 세계에 울려 퍼진다. ‘기후공명 종’은 한 작가가 버려진 폐스피커 3088개를 활용해 성덕대왕신종(에밀레종)을 재현한 것이다. 종의 울림이 전국 방방곡곡, 나아가 전 세계로 퍼져 인류가 글로벌 기후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에 대해 류 총괄은 “‘기후공명’은 행사 자체의 내용도 알차지만 김 감독을 비롯한 전문가들의 참여를 바탕으로 한 ‘예술’이 특히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며 “예술의 힘은 상상 이상으로 크다”고 말했다.

    예술의 힘?

    “제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성가족성당(사그라다 파밀리아)’에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너무나 아름답고 웅장한 모습에 없던 신앙심이 생겨날 정도였죠. 그때 예술이 사람에게 주는 영향이 정말 크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기후공명’에선 각 계의 거장들이 예술로써 사람들에게 기후 위기에 대한 메시지를 전합니다. 이것이야말로 행사의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류 총괄은 “‘기후공명’이 끝나도 틱톡이 사회에 미칠 선한 영향력은 이어질 것”이라며 다음과 같은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기후 위기는 이제 사회의 문제를 넘어 개개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나의 위기’입니다. 전 세계가 직면한 문제이자 우리 세대를 넘어 다음 세대로 이어질, 그렇기에 더 책임감을 요하는 사안이기도 합니다. ‘기후 공명’이 모두가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느끼고, 기후 행동에 동참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행사가 끝나도 동영상은 계속 남아있기에 기후 위기에 대한 관심이 이어졌으면 하고요. 틱톡 역시 앞으로도 꾸준히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기 위해 노력할 예정입니다. 플랫폼 기업으로서 개개인에 미치는 영향력을 기억하고,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현준 기자

    이현준 기자

    대학에서 보건학과 영문학을 전공하고 2020년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했습니다. 여성동아를 거쳐 신동아로 왔습니다. 정치, 사회, 경제 전반에 걸쳐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관심이 많습니다. 설령 많은 사람이 읽지 않더라도 누군가에겐 가치 있는 기사를 쓰길 원합니다. 펜의 무게가 주는 책임감을 잊지 않고 옳은 기사를 쓰겠습니다.

    “사는 게 재미없다 안 캅니까, 뉴스 안 본 지 오래됐어예”

    "이제는 우리가 기후에게 대답해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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