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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교7년, 압축성장 돋보이는 ‘취업명문’

경주 위덕대학교

개교7년, 압축성장 돋보이는 ‘취업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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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부지는 약 26만여 평. 웬만한 국립대학 수준이다. 넓은 땅에 각 단과대학 건물은 물론이고 도서관, 전산실, 학생회관, 기숙사, 박물관 등 각종 필요 시설을 완벽하게 갖춰놓았다.

기획조정실장 오영호 교수는 “개교 7년 만에 이만큼 갖춰놓은 대학을 보셨습니까”라는 말로 첫인사를 대신했다. 대학 재정의 상당부분을 학생들의 등록금에 의존하고, 일단 대학의 문을 연 다음에 건물을 늘려나가는 여느 대학과는 달리 튼튼한 재단의 뒷받침 속에 교육여건을 완벽하게 갖춰놓고 시작한 게 위덕대의 가장 큰 자랑거리다.

위덕대학교는 한국불교 4대 종단(宗團)의 하나인 대한불교진각종에서 설립한 대학이다. 진각종이 모체인 학교법인 회당학원은 1949년 대구에 ‘건국고등공민학교’를 개교한 것을 시작으로 1955년 ‘심인중학교’를, 1957년 ‘심인고등학교’를 각각 개교했다. 이후 1977년 서울에 ‘진선여자중학교’와 ‘진선여자고등학교’를 개교했고 현재 33개의 유치원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경험을 살려 1996년 숙원이던 대학을 세웠다. 위덕의 ‘위(威)’는 학문적 권위를, ‘덕(德)’은 인격적 덕성을 상징하며, “사람을 마음으로부터 감복시키는 권위와 덕성”을 이르는 말로 불교경전인 ‘대승장엄보왕경’에서 따온 말이다.

설립 종단의 오랜 교육경험을 바탕으로 1991년 학교법인 회당학원 정기이사회에서 설립계획안을 의결한 뒤 5년에 걸쳐 부지 선정, 교사(校舍) 건축 등 꼼꼼한 준비를 마친 후에 비로소 학교 문을 열었다. 학교의 운영방향도 양적인 팽창보다는 질적인 성장에 중심을 두고 ‘작지만 알찬 대학’을 표방했다. 첫 입학생은 9개학과 400명. 현재는 24개학과 4개 대학원, 재적생 4500여 명의 종합대학으로 성장하였다.

개교 7년. 졸업생을 배출하기 시작한 지 이제 3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위덕대가 자랑하는 각종 대학평가 지표는 ‘정말 신생 대학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먼저 2001년 1월에 발표된 2000년도 대학종합평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매년 실시하는 이 평가에서 위덕대학교는 재정·경영영역의 최우수, 시설·설비영역에서 우수, 교육·연구·교수영역에서 준우수 대학으로 꼽혔다.



또한 교육인적자원부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제출한 ‘2000년도 재정지원을 위한 종합평가’에 따르면 위덕대학교는 개교한 지 수십년이 되는 쟁쟁한 지방 대학들을 앞지르고 전국 182개 대학 중 50위를 차지했다. 짧은 기간에 ‘대약진’을 한 것이다. 2000년 10월 교육인적자원부에서 전국 31개 교육대학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교육대학원 평가에서도 전 영역에서 ‘우수’를 획득, 경북지역에서 최고의 평가를 받았다.

현재 위덕대학교가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부분은 재정과 교육환경 분야다. 앞서 소개했듯 위덕대학교는 대한불교진각종의 지원을 받아 재정이 튼튼한 대학으로 소문나 있다. 학생 1인당 평균 교육비는 653만원으로 전국 최고 수준. 재학생 중 50%가 장학금을 받고 있고, 대학 재정에서 등록금이 차지하는 비율도 매우 낮다. 종교재단에서 설립한 만큼 재정 운영도 투명하다. 재단의 결산 감사, 단위 조직별 자체평가, 종합평가 등 다양한 자체 평가제도가 정착돼 있는 것도 특징이다.

학교를 둘러보면 우선 시설에 놀라게 된다. 제1공학관, 제2공학관, 인문사회과학관, 예체능관 등 단과대학 건물 외에 학생회관, 영빈관, 학생생활관 3개 동이 있다. 캠퍼스 중앙에는 박물관, 도서관, 멀티미디어실 등을 갖춘 지역 최대 규모의 회당(悔堂)학술정보원이 자리잡고 있다.

오영호 교수는 “현재 강의실·실험실습실·교수연구실 등 교육기본시설 확보율이 모두 법정기준의 100%를 넘고 있으며, 앞으로 5년 안에 불교학관, 자연과학관, 실험동, 체육관 등을 완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학 캠퍼스에는 문화공연 등을 개최할 수 있는 야외극장도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대학시설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대학본부 뒤쪽에 있는 회당학술정보원. 미려한 대리석 건물로 지난 2000년 3월에 완공됐다. 회당학술정보원이 건립된 후 많은 대학에서 시설을 관람하기 위해 찾아왔다고 한다.

회당학술정보원 1층엔 ‘대학박물관’이 있다. 대부분의 대학들이 어느 정도 성장한 이후 볼거리로 박물관을 짓는 것과는 다르게, 위덕대학교는 설립 초기에 박물관을 마련했다. 천년고도(古都) 경주에 위치한 대학으로서 지역문화의 중심대학이 되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하기 위해서란다. 박물관 내부에는 각종 유물을 전시해 놓았고, 신라시대 장군의 갑옷도 공을 들여 재현했다.

박물관장인 김무생 교수는 “처음에 박물관을 마련한다고 했을 때 ‘그런 쓸 데 없는 곳에 왜 예산을 낭비하느냐’는 비난도 있었지만 이렇게 외형을 갖추고 나니 내실을 다져야겠다는 의지가 생긴다”면서 “겉만 번드르르하게 내버려둘 것이 아니라 그 속을 채우고, 연구 성과를 내놓아야 한다는 내적 동기가 부여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덕대학교는 ‘신라학연구소’ 등을 설립해 신라문화의 과거 현재 미래를 잇는 체계적이고 총체적인 연구와 신라 천년의 고도(古都) 경주의 세계화에 선도적 역할을 수행한다는 목표를 내걸고 있다. 하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전무한 상태. 아직까지 역사학과나 문화인류학과 등 관련 학과들이 개설되지 않아 인프라는 갖고 있지만 운영할 소프트웨어가 부족한 실정이다.

위덕대 K교수는 “학문적 성과를 거둘 수 있는 토대도 없이 연구소를 만들고 박물관을 세우면 사상누각 아니겠느냐”고 비판하면서도 “일단 하드웨어가 구축되었으니 이제는 소프트웨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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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대중 < 자유기고가 > bitdori21@ke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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