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 구체적인 작품평론인 ‘어린이책 이야기’(소년한길)에서는 베스트셀러 동화 ‘괭이부리말 아이들’과 ‘마당을 나온 암탉’ 등에 대한 꼼꼼한 분석과 함께, 평단에서 좋은 동화로 평가한 몇몇 작품들을 ‘사실성이 없고 어지럽게 읽히는 글’ 혹은 ‘허황하고 괴상한 이야기들’로 가득찬 ‘너절한 상품’이라고 강도 높게 질타하고 있다.
좀처럼 그를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일지라도 20여 년 전 출간돼 한국 아동문학의 고전으로 뿌리내린, 1950∼70년대 시골 어린이들의 시를 모은 아동시집 ‘일하는 아이들’이나 ‘개구리 울던 마을’ 등을 떠올리면 그 책들을 엮어낸 ‘이오덕’이란 이름 석자를 곧 되새길 수 있을 터다.
이오덕 선생은 1965년 4월 출간한 글쓰기 교육 이론서 ‘글짓기 교육의 이론과 실제’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동화, 아동시집, 수필, 어린이문학 평론 등 50여 종의 관련저서를 통해 우리말글 바로 쓰기를 한결같이 역설해왔다. ‘아동시론’(1973), ‘삶을 가꾸는 글쓰기 교육’(1984), ‘삶 문학 교육’(1987), ‘참교육으로 가는 길’(1990), ‘우리 문장 쓰기’(1992), ‘글쓰기 어떻게 가르칠까’(1993), ‘무엇을 어떻게 쓸까’(1996), ‘우리글 바로 쓰기 1, 2, 3’(1997) 등 익히 알려진 이론서들도 많다. 모두 우리말글에 대한 순수한 사랑만이 우리 아이들과 우리 겨레를 살릴 수 있다는 신념의 결과물이다.
선생은 또 1983년 ‘한국글쓰기연구회’를 창립해 바른 글쓰기 운동을 펼쳤고, 1989년엔 ‘한국어린이문학협의회’를 결성해 아동문학이 나아갈 길을 찾는 한편 참된 작가정신을 가진 신인작가 및 작품의 발굴에 힘써왔다. 1998년 5월엔 ‘우리말 살리는 겨레모임’을 만들어 공동대표를 맡기도 했다. 특히 그가 1989년 출간한 ‘우리말 바로 쓰기’는 1990년대초 외국말법에 오염된 우리의 글과 문장을 지적하고 이를 바로잡는 전범(典範)이 됨으로써 자기도 모르게 오염된 말에 젖어 살아온 많은 이들에게 얼굴이 홧홧 달아오르는 부끄러움과 충격을 동시에 안겨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