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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수출 군함 스캔들 내막

뇌물 로비인가, 권력투쟁 희생양인가

대우조선 수출 군함 스캔들 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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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방위산업의 쾌거’라는 찬사를 들으며 지난해 대우조선이 방글라데시에 판매한 2300t 프리깃함. 그러나 지난 8월8일 방글라데시의 전 총리와 해군참모총장 등이 이와 관련한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되면서 이 사업에 대해 의혹의 눈길이 집중되고 있다.
  • 방글라데시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지난해 6월20일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 시내를 가로지르는 강 하구에 위치하고 있는 군항 치타공은 축제 분위기였다. 한국의 대우조선해양주식회사(이하 대우조선)이 건조·판매한 프리깃함(호위함)의 취역식이 열렸던 것. 이날 방글라데시 국방부는 “해군의 다섯번째 프리깃함인 이 함정은 향후 방글라데시 전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논평을 냈고, 취역식에는 당시 총리였던 세이크 하시나 와제드 총리와 누룰 이슬람 해군참모총장 등 정부관계 인사 그리고 한국에서 날아간 대우조선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해 시승 행사를 가졌다.

대우조선 수출 군함 스캔들 내막

대우조선이 방글라데시에 판매한 반가두함과 뇌물 수수 혐의로 기소된 하시나 전 촐리.

이날 취역한 배는 대우조선이 1997년부터 건조한 2300t 급 프리깃함. 대우조선이 자체개발한 DW2000H 고유모델을 바탕으로 길이 103.7m의 함정이다. 76mm 주포 1문과 대함미사일, 헬기 이착함 시설을 장착한 이 전투함은 1971년 파키스탄으로부터 방글라데시가 독립하는 데 큰 공헌을 해 ‘반가반두(Bangabandhu·벵골의 친구)’라는 별명을 얻었던 정치가이자 하시나 당시 총리의 아버지인 세이크 무지부르 라만을 기려 ‘BNS 반가반두’함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국방부도 총력 지원

반가반두함의 취역은 한국에서도 화제가 되었다. 국내 업체로는 최초로 외국에 수출한 1억달러 상당의 대형 전투함이기 때문이다. 방글라데시 해군에 배를 인도하던 지난해 5월25일 대우조선 측은 “이번 수출은 회사의 전투함 건조 경험과 국방부, 해군, 현지 대사관 등 정부차원의 세일즈 외교가 이뤄낸 합작품으로 강대국이 독점해온 전투함 수출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국내 일간지들이 ‘국내 최초 전투함 수출’ 등의 제목으로 이 사실을 보도했다.

이 프리깃함 수출에는 특히 우리 국방부의 역할이 컸다. 당초 방글라데시 해군은 대우조선이 이 정도 규모의 대형함을 수출한 경험이 없다는 점을 들어 대한민국 해군의 보증을 요구해 우리 국방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해군은 방글라데시 측이 요청한 항해 요원들의 위탁훈련 등을 수락해 대우조선을 간접지원했다. 그리고 방글라데시 대사관에 해군 대령을 무관으로 파견하는 등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방글라데시 해군장교를 우리 해군의 UDT 신병훈련캠프에 참가시키는 등 양국의 군사교류를 위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이날 이후 반가반두함 판매는 ‘유기적인 민관 협동에 의한 성공적인 방산수출 사례’로 군수업계에 회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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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일도 shamo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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