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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문 청와대 총무비서관 국세청 로비의혹 공방전

정상문 청와대 총무비서관 국세청 로비의혹 공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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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문 청와대 총무비서관 국세청 로비의혹 공방전

로비의혹을 받고 있는 국세청.

“나는 건설업을 하는 친척과 정상적인 돈거래를 했을 뿐이다. 그런데 정 비서관은 경·검에 압력을 넣어 사기를 친다며 나를 잡아넣으려 했다. 당시 나를 조사했던 담당 경찰도 ‘누군가 당신(이씨)을 잡아넣기 위해 압력을 넣고 있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증거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정 비서관의 설명은 다르다. 1월31일 기자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정 비서관은 “2006년 이씨는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사위라는 점을 이용해 남대문 재개발 관련 사기사건을 벌인 일이 있다. 이씨는 한마디로 사기꾼”이라고 말했다(인터뷰 기사 참조).

이씨는 또 “S해운에 들어간 배경도 따지고 보면 당시 장인이던 정 비서관과 무관치 않다”고 했다. 당시 광고회사에 다니던 이씨는 S해운 입사 배경에 대해 “당시 S해운이 나에게 한 제안은 뿌리치기 힘들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엄청난 액수의 돈이었다. S해운의 주식 20%를 받고 그와는 별도로 현금 30억원을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기에는 조건이 붙었다. “S해운이 받고 있는 국세청 세무조사가 무사히 끝나야 한다”는 것. S해운은 국세청에 대한 전방위 로비가 성공적으로 끝나가던 2004년 5월14일 약속대로 이씨와 주식 양도양수 계약을 체결했다. 이씨는 “S해운은 당시 내가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사위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게 나를 이사로 뽑은 이유였다. 내 역할은 국세청 세무조사를 무마하는 것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술서, 로비명단, 양심고백서



갈등은 S해운이 이씨와 한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서 불거졌다. 이미 계약서까지 쓴 S해운의 주식 20%는 실제 이씨에게 넘어오지 않았다. 현금 30억원도 공수표가 됐다. 오히려 가족관계가 악화돼 이혼할 처지에 몰렸다. 이씨는 “(그 사건으로) 나는 모든 것을 잃었다. 나를 망가뜨린 사람들에게 복수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최근 기자는 이씨로부터 검찰에 제출한 고발장과 진술서, 로비 명단, 이씨가 직접 작성한 양심고백 글 등을 건네받았다. 이들 자료에는 로비가 이뤄진 정황 등이 비교적 상세히 기재돼 있다. 기자는 이 자료들을 근거로 1월31일과 2월5일 두 차례에 걸쳐 이씨와 심층 인터뷰를 가졌다. 그리고 수십 차례 전화 확인 과정을 거쳐 자료에 담긴 내용이 이씨의 주장, 검찰 진술 등과도 일치함을 확인했다. 다음은 이씨의 검찰진술서 중 국세청 로비와 관련된 부분이다. 진술서와 로비 리스트에 거명된 대부분의 정·관계 인사가 취재를 거부하고 있어 실명은 공개하지 않기로 한다.

진술서와 글에는 어법, 철자법, 띄어쓰기 등이 맞지 않는 부분이 많지만 원본 내용의 왜곡을 막기 위해 그대로 싣는다. 괄호 안의 문구는 이해를 돕기 위해 기자가 써 넣은 것이다.

1. 본인은 결혼 무렵부터 알게 되었던 지인(○○○)으로부터 소개받은 이○○과 권○○(S해운 사람이 아님)이가 저의 사무실 (‘주’○○○ 광고회사 강남구 청담동 M빌딩 3층)로 찾아와서 S해운의 세무사찰(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2. 본인은 이○○으로부터 S해운 비자금 350억 내지 400억원을 조성한 일로 (S해운의) 전직임원이자 주주인 서○○가 국세청에 (S해운의) 세금탈루 (사실을) 고발하고 검찰청에 고소한 결과 서울지방국세청이 S해운으로 세무사찰을 나와 서류 및 노트북 등을 압수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3. 이○○은 본인에게 S해운의 김○○을 만나자고 하여서 서초구 남부터미널근처의 호텔커피숍에서 만나서 정식으로 소개를 받고 본인에게 S해운의 상황과 향후 발전 방향 등을 설명하면서 같이 일하면서 이 고난을 한번 이겨 보자고 정식으로 제의를 하였습니다.

4. 이○○과 김○○은 본인에게 본인의 장인으로 청와대 총무비서관으로 봉직중인 정상문 비서관을 통하여 조사 상황이 어떻게 되는지, 두 번째는 제일 중요한 게 지금 노트북인데 노트북을 회수 할 수 있는지 없는지 가부를 알려 달라고 하며, 자기(이○○, 김○○)에게는 사건이 무마가 될 수 있는지 확인해 봐 달라고 이야기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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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진 동아일보 주간동아 기자 greenfi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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