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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은 듣고(Listening), 배우고(Learning), 반응(Responding)해야”

집무실에 CCTV 단 진익철 서울 서초구청장

“공무원은 듣고(Listening), 배우고(Learning), 반응(Responding)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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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은 듣고(Listening), 배우고(Learning), 반응(Responding)해야”

진 구청장이 주민들과 반포천 차집관로 현장 점검에 나선 모습.

▼ 구청장의 전화에 감동받겠군요.

“4대강 사업처럼 큰 국책사업에 대해선 ‘나와는 별개’라고 생각하지만, 자기와 관련된 일에 공무원이 전화하면 감동 받기 마련이죠.”

▼ 재선을 향한 선거운동 효과도 있겠군요.

“그건…(웃음). ‘구청장이 그렇게 시간이 남아도나’하는 분도 있어요. 저는 제 역할을 하는 것뿐이죠.”

“피곤하더라도 공무원 생각 바꿀 때가 됐다”



▼ ‘어른이 나서면 아랫사람이 피곤하다’는 옛말도 있는데요.

“피곤하더라도 생각을 바꿔야죠(웃음). 그렇다고 피곤하게만 하지 않아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고 열심히 일하는 직원에게는 반드시 보상을 합니다. 우수정책을 제안하고 실행한 직원은 ‘서초 창의행정 명예의 전당’에 올려 인센티브를 주거나 마일리지 점수를 줘요. 일정 점수가 되면 해외 연수를 보내줍니다. 이제는 관행대로, 서열대로 승진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알 겁니다.”

▼ 열심히 뛰어라? 그런 의미로 운동화를 사줬나요?(진 구청장은 올해 초 직원들에게 켤레당 5만5000원짜리 ‘업무용 운동화’를 지급했다)

“인센티브 예산으로 검은색 운동화를 구입했어요. 정장에도 잘 어울리고, 현장에 달려가기에도 편해 저는 적극 권장합니다.”

인센티브 예산은 민선 5기 외부기관 평가에서 ‘서초구청이 잘한다’고 받은 포상금을 말한다. 지난해 7월 이후 서초구는 모두 17개 분야에서 모범 사례로 선정돼 7억2400만원의 인센티브 예산을 따냈다. ‘국가생산성 대상 지자체 1위’로 국무총리상을 받았고, 차별화된 보육정책으로 대통령표창을 받기도 했다. 그만큼 서초구청은 자주 언론을 탔다. 옛 토지문서에서 날려 쓴 한자를 꼼꼼히 확인한 지적관리팀의 공로로 ‘조상 땅을 가장 많이 찾아준 구’가 됐다는 뉴스도 있었고, 구청 주차장 차량번호판 인식시스템에 ‘자동차세 체납차량 자동알림 장치’를 장착해 체납 자동차세 1억4000만원을 징수했다는 뉴스도 있었다. 민원인이 민원신청서를 작성하지 않고 말로 민원을 신청하는 ‘서초 e-스마트 민원센터’도, 지난해 태풍 곤파스로 나무 1만여 그루가 뽑힌 서리풀·말죽거리 공원에 주민들이 기증한 나무로 ‘주민 참여 숲’을 만든 것도 뉴스거리가 됐다. 친할머니·외할머니가 손자를 돌보면 수당을 지급하는 ‘손자 돌보미 서비스’와 폐(廢)휴대전화를 가져오면 양재천 수영장에 무료입장시키는 아이디어는 다른 지자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 신상필벌(信賞必罰)이라고 했는데요, 비리행위에 대해선….

“철저히 배제합니다. 원 스트라이크 아웃(One strike out) 제도로 단 한 번의 비리행위도 용납하지 않습니다.”

▼ 원 스트라이크 아웃? ‘삼진 아웃’도 아니고, 가혹한 것 아닌가요?

“물론 이실직고하거나 반성하면 참작은 합니다. 매주 월요일 간부회의 때는 실패사례를 ‘자아비판’해요.”

▼ 자아비판?

“과천 남태령 넘어가는 길에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 램프가 설치돼야 하는데 레미콘 공장이 있어요. 이 공장을 이전해야 하는데 담당 과장이 이전신고를 증설신고로 유도한 겁니다. 법대로라면 공장이 신고를 해도 반려해야 합니다. 결과적으로 공장을 봐주게 되는 거죠. 공무원 말을 듣고 증설신고를 냈다가 반려됐다면 구청 행정에 대한 신뢰는 땅에 떨어졌을 겁니다. 담당 직원이 잘못을 반성했어요, 이런 사례를 교훈 삼아 다시 실수하지 않으면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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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강 기자│b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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