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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비자금 - 국제 갤러리, ‘수상한 거래’ 내막

삼성 차명계좌서 거액 유입 후 미술품 수입액 급증

삼성 비자금 - 국제 갤러리, ‘수상한 거래’ 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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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비자금 - 국제 갤러리, ‘수상한 거래’ 내막

2006년 국제갤러리에 전시된 장 미셀 바스키아의 그림.

관계기관에 따르면 2006년 이전 국제갤러리가 세관을 통해 들여온 수입 미술품 총액은 수백억원대였다. 자세히 살펴보면 2005년에 약 500억원, 2004년에 400억원이었다. 하지만 2006년 이후 그 규모가 4배가량 커졌다. 2006년 약 1600억원, 2007년엔 1700억원으로 늘었다. 우연의 일치인지 몰라도 삼성 비자금으로 추정되는 돈이 유입된 이후 해외 미술품 수입액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100억원이 넘는 고가의 작품도 들어왔다. 이전에 없던 일이다.

세관은 신고가액이 큰 물품 위주로 선별 검사해 실제 가격과 차이가 있는지 확인한다. 그리고 관세청은 통관금액을 토대로 수입물품에 관세를 매긴다. 그런데 미술품에는 관세가 붙지 않는다. 관세청 관계자는 “미술품은 무세품이므로 세관 심사대상이 아니다. 외화 유출이나 밀반입만 아니면 수입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세관 신고가액은 실제 가격보다 낮으면 낮지 높지는 않다. 관세청 관계자는 “미술품 같은 예술작품의 경우 정확한 가격을 알 수 없어 세관으로서는 신고한 금액이 맞는지 틀리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고 했다. 관세청은 2001년부터 국세청에 통관 기록을 제공하고 있다. 이 자료는 국세청이 법인세와 소득세 탈루 여부를 조사할 때 참고로 활용된다.

“왜 급증했는지 모르겠다”

국제갤러리 관계자는 이에 대해 “가격이 높은 해외 유명 작가의 작품 전시회를 자주 열기 때문에 세관 신고금액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2006년 이후 왜 갑자기 (미술품 수입액이) 증가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미술품 경매에 관계하는 모씨는 “예전부터 국제갤러리가 해외의 좋은 작품을 많이 소개해왔다”고 국제갤러리의 ‘실력’을 인정했다.



국제갤러리는 지난 몇 년 동안 루이스 브루주아, 가다 아메르, 조앤 미챌, 장 미셀 바스키아, 칸디스 브라이츠, 장 프루베, 에바 헤세 등 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전시회를 열어왔다. 그렇지만 갤러리의 경우 미술관과 달리 전시가 판매와 연결된다는 점에서 “전시용 작품 때문에 세관 신고금액이 높다”는 국제갤러리 관계자의 설명은 설득력이 약하다. 무엇보다도 2006년 이후 미술품 수입 금액이 급증한 이유를 설명하기엔 역부족이다. 외국 유명작가의 전시회가 2005년과 2004년뿐 아니라 그 몇 해 전부터 연중 몇 차례씩 열린 데다 딱히 2006년 이후 개최 횟수가 늘어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관세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몇 년 동안 수입 미술품 총액은 비약적으로 늘었다. 여기서 말하는 미술품은 회화, 데생, 파스텔, 콜라주다. 2004년과 2005년엔 각각 5612만4000달러, 7350만2000달러였다. 그러던 것이 2006년엔 1억5201만6000달러로 증가했고, 2007년에는 6억2802만2000달러로 급증했다. 딱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공교롭게도 국제갤러리의 수입량이 급증한 2006년부터 전체 수입 미술품시장이 어마어마하게 커진 것이다.

국제갤러리 관계자에 따르면 이 갤러리가 해외에서 들여와 전시회에 올린 작품 중에는 그림 외에 조각과 사진 작품도 많다고 한다. 최근 몇 년 사이엔 조각전과 사진전을 자주 열었다고 한다. 국제갤러리를 통해 작품이 소개된 대표적인 해외 조각작가로는 데이비드 내쉬(2007년), 알렉산더 칼더(2003년)가 있다. 사진작가로는 칸디다 회퍼(2005년)가 꼽힌다.

관세청 품목 분류에 따르면 조각은 회화와 구분돼 통계가 따로 잡힌다. 2004년과 2005년의 조각품 수입액은 엇비슷했다. 2004년에 1936만5000달러, 2005년에 1871만8000달러였다. 그러던 것이 2006년 들어와 5819만3000달러로 3배 이상 늘었다. 2007년엔 1억달러를 넘어섰다(1억1291만7000달러). 2006년부터 미술품 수입액이 급증한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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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팀 기자 mairso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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